[천지일보=이수정 인턴기자] 3·1절 100주년인 1일 오전 서울특별시가 서울 시청 앞 버스정류장 전광판에서 ‘초미세먼지 주의보 발령’을 내리고 노약자는 실외활동을 삼가라는 메시지를 전광판에 안내하고 있다. 지난 28일 환경부는 서울시에 ‘미세먼지 비상저감 조치’를 내렸다. ⓒ천지일보 2019.3.1
[천지일보=이수정 인턴기자] 3·1절 100주년인 1일 오전 서울특별시가 서울 시청 앞 버스정류장 전광판에서 ‘초미세먼지 주의보 발령’을 내리고 노약자는 실외활동을 삼가라는 메시지를 전광판에 안내하고 있다. 지난 28일 환경부는 서울시에 ‘미세먼지 비상저감 조치’를 내렸다. ⓒ천지일보 2019.3.1

“미세먼지 때문에”… 행사 중 귀가하는 시민

“정부 미온적 대처에 ‘답답’ 목소리 들어달라”

[천지일보=이수정 인턴기자] “오늘 3.1절을 맞아 광화문 광장에 기념행사를 보러 왔는데 미세먼지 때문에 눈이 아주 따가워요. 제대로 뜨지 못할 정도예요.”

3.1절 100주년을 맞아 서울 종로구 광화문 광장에서 기념식이 열린 가운데 이옥순(가명, 80, 여)씨가 이같이 말했다. 그는 “미세먼지 때문에 더 이상 밖에 있을 수 없다”면서 광장 인근 시청에 들어가 눈을 비비며 힘없이 앉았다.

이날 서울의 초미세먼지 농도는 89㎍/㎥로 ‘매우 나쁨’ 수준을 보였다. 경기·강원 지역 등 11개 지역에서도 초미세먼지 수준은 ‘매우 나쁨’을 나타냈다. 환경부는 오전 6시부터 오후 9시까지 서울·인천·경기·세종·충남·충북·광주·강원영서 등 총 8개 시·도에서 초미세먼지 비상 저감 조치를 시행한다고 밝혔다.

광화문 광장에서 보이는 청와대의 모습은 미세먼지가 ‘좋음’을 나타냈을 때와 달리 뿌옇게 보였다. 기념식에 참석한 시민들도 연신 입을 가리고 기침을 하거나 눈을 비비는 등 답답해하는 모습이었다. 아이부터 어른까지 남녀노소를 가리지 않고 마스크를 끼고 다녔다.

[천지일보=이수정 인턴기자] 3·1절 100주년인 1일 오전 서울 중구 광화문에서 시민들이 마스크를 낀 채로 3·1절 100주년 기념 행사를 관람하고 있다. ⓒ천지일보2019.3.1
[천지일보=이수정 인턴기자] 3·1절 100주년인 1일 오전 서울 중구 광화문에서 시민들이 마스크를 낀 채로 3·1절 100주년 기념 행사를 관람하고 있다. ⓒ천지일보2019.3.1

12살 아들과 함께 기념행사를 보러 온 김미옥(가명, 45, 여, 안양시 안양동)씨는 “미세먼지 때문에 힘들다. 아이가 미세먼지에 노출된 시간이 많아 걱정”이라며 “앞으로 더 심해지면 심해졌지 나아질 것 같지 않다”고 우려를 표했다.

행사에 끝까지 참여하지 못하고 중간에 돌아가는 시민도 있었다. 아이를 품에 안고 있던 한 엄마는 아이가 계속 기침을 하자 행사장에서 발길을 돌렸다. 미세먼지로 인해 고통을 호소하는 사람은 아이뿐 아니라 노인도 마찬가지였다.

미세먼지 때문에 목이 아파 행사장을 빠져나왔다는 김도연(84, 남, 인천시 북현구 상곡동)씨는 “미세먼지 때문에 목이 칼칼하고 따갑고 침이 잘 안 넘어간다”고 힘겨움을 토로했다.

김씨는 미세먼지에 대한 정부의 미온적 대처를 꼬집었다. 그는 “‘먼지가 많이 나면 그냥 집에 있어라’는 식의 임시방편적 정부의 대책이 답답하다”며 “정부가 미세먼지에 대해서 국민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고 좀 더 신경을 썼으면 좋겠다”고 지적했다.

[천지일보=이수정 인턴기자] 3·1절 100주년인 1일 오전 서울 중구 광화문 광장 앞은 미세먼지로 인해 앞이 잘 보이지 않고 굉장히 뿌연 모습이다. 천지일보 2019.3.1
[천지일보=이수정 인턴기자] 3·1절 100주년인 1일 오전 서울 중구 광화문 광장 앞은 미세먼지로 인해 앞이 잘 보이지 않고 굉장히 뿌연 모습이다. 천지일보 2019.3.1

10대 청소년도 미세먼지에서 자유롭지 못했다. 미세먼지 때문에 학교에서 체육 야외활동에 많은 제약을 받았다는 서가원(16, 서초구 반포동)양은 “미세먼지 때문에 코가 아주 간지럽고 기침도 많이 나온다”고 말했다.

이어 “차량 통제를 강화하고 미세먼지를 줄이는 것뿐 아니라 미세먼지로 받은 피해를 보상해주는 정책도 있었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한편 전문가들에 따르면, 미세먼지 농도가 높을 때는 호흡기나 심혈관 질환자, 아이·노인·임산부는 외출을 자제해야 한다. 도로변의 미세먼지 농도가 더 높기 때문에 도로변에서는 운동하지 않도록 해야 한다. 실외활동 시에는 황사용 마스크를 착용하고, 외출 후에는 코와 손을 잘 씻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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