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시장은 포화 상태

성장·수익성 좋은 해외로

[천지일보=박수란 기자] 시중은행들이 국내 시장 포화로 성장이 둔화됨에 따라 글로벌 영역 확장에 안간힘을 쓰고 있다.

국내 은행의 오프라인 점포만 해도 5년 전과 비교하면 900개나 줄었다. 금융감독원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말 현재 국내 17개 은행의 오프라인 점포는 6768개로, 지난 2013년 말 7652개 대비 884개(11.6%) 감소했다. 이는 모바일 환경이 발달하면서 인터넷 뱅킹, 모바일 뱅킹이 활성화한 영향도 크지만, 시장이 포화 상태에 이르렀다는 것을 방증하기도 한다.

반면 신한·KB국민·KEB하나·우리·농협은행 등 국내 은행들의 해외 점포수는 꾸준히 늘어나고 있다. 은행연합회에 따르면 국내 은행의 해외 점포수는 지난 2018년말 기준 총 42개국에 걸쳐 953개로 집계됐다. 국내와 비교하면 아직 초기단계 수준이지만, 성장세를 기록하고 있는 것. 

몇 해 전부터 글로벌 진출에 공을 들이던 국내 은행들이 올해도 글로벌 전략을 공고히 하는 모습이다. 연초 은행장들의 신년사를 통해 본 화두도 역시 ‘해외 시장 확대’였다.

업계 관계자는 “국내 시장은 포화 상태이고 수익성 측면에서도 해외보다 좋지 않다”며 “최근 집중하고 있는 동남아 시장의 경우 은행거래를 많이 하지 않았던 지역이라 성장성이 높고 수익성도 좋은 편”이라고 설명했다.

신한은행은 당기순이익 중 글로벌 부분이 차지하는 비중이 2014년 8.6%에서 지난해 기준 14.1%로 성장했다. 아시아를 기반으로 한 글로벌 뱅크로의 도약을 중장기 목표로 정하고 2020년까지 글로벌 손익 비중 20%를 목표로 하고 있다. 현재 20개국 163개 네트워크를 보유하고 있다.

신한은행은 동남아 지역에서 진출 국가를 다변화하기 보다 기존 진출국에서의 경쟁력 강화를 집중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이런 전략에 따라 지난해 베트남에서 현지 대표 메신저 플랫폼인 ‘잘로’, 전자지갑 플랫폼 ‘모모’, 부동산 플랫폼 ‘무하반나닷’ 등 현지 리딩업체들과 제휴 서비스를 시작한 바 있다.

KB국민은행도 연초부터 해외 시장 공략 강화에 나서고 있다. 이달 베트남 내 하노이사무소를 지점으로 전환하고 인도 1호 지점인 구루그람지점을 오픈했다.

미얀마 지역에서도 현재 총 8개의 영업점을 운영 중이며 2만 7천여명의 고객을 확보했고 올해 신규 영업점 9개를 추가로 개설할 계획이다.

KB국민은행은 동남아 시장 외에 선진국 시장에서는 기업투자금융(CIB) 위주로 성장 전략을 세웠다. 홍콩지점은 아시아 비즈니스 확대를 위한 CIB 허브로서의 역할을 하고 있으며 뉴욕지점의 경우 올해 IB 유닛을 설치해 IB 딜 소싱 네트워크를 확대할 예정이다.

KEB하나은행은 오는 2025년까지 해외 비중을 40%까지 높이겠다는 ‘2540’ 전략을 목표로 내걸었다. 글로벌부문 당기순이익이 2017년 2388억원에서 지난해 2855억원으로 증가했다.

인도네시아, 베트남, 필리핀, 인도, 미얀마 등 동남아 지역 외에도 멕시코 등 중남미 지역까지 해외 진출을 다변화하고 있다.

우리은행은 국내 최대 수준인 26개국 441개의 해외 네트워크를 구축하고 있다. 인도네시아 소다라은행 인수를 시작으로 우리파이낸스캄보디아, WB파이낸스 등을 인수, 몸집을 키웠다. 올해는 베트남, 인도네시아 등 현지화 점포는 국영기업 및 상위 10대 기업 타깃 마케팅을 추진하고 현지 보험사와 제휴를 통해 보증서 담보대출 등 상품 라인업을 확대해 현지화 영업을 다변화할 계획이다.

뉴욕, 홍콩, 런던 등 기업금융 점포는 해외에 진출한 대기업과 중견기업을 대상으로 금융서비스를 제공한다는 방침이다.

NH농협은행은 해외 사업에 있어 뒤늦게 뛰어든 후발주자라 아직 규모가 크지 않다. 현재 해외 6개국에 현지법인 2개(미얀마, 캄보디아), 지점 2개(미국, 베트남 하노이), 사무소 3개(중국, 인도, 베트남 호치민)를 운영 중에 있다.

농협은행은 성장 잠재력이 높은 동남아 농업국가와 인도를 대상으로 상업금융+농업금융 차별화 전략을 내세워 사업 기반을 확충한다는 계획이다.  

천지일보는 24시간 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저작권자 © 천지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