밸런타인 초콜릿. ⓒ천지일보 2019.2.14
밸런타인 초콜릿. ⓒ천지일보 2019.2.14

[천지일보=이솜 기자] 일본 여성들 사이에서 밸런타인데이(2월 14일)에 대한 반발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고 CNN, 연합뉴스가 14일 전했다.

사랑하는 사람에게 초콜릿을 전달한다는 본래의 취지에서 벗어나 직장 여성은 회사 내 남성들에게 ‘기리(의리를 뜻함) 초코’라는 이름으로 사실상 강제적으로 초콜릿을 건네야 하는 등 지나치게 상업화됐다는 이유에서다.

일본 여성의 입장에서는 ‘기리 초코’와 더불어 본인이 사랑하는 사람에게 ‘진짜 초콜릿’을 선물해야 하는 압박이 크다는 설명이다.

일본 도쿄에 있는 템플대학교 제프 킹스턴 교수는 “일본에서 밸런타인데이는 (남성 중심인) 가부장제의 상징이 됐다”고 분석했다.

그러나 최근 일본 여성들 사이에서 이런 관습을 끝내야 한다는 움직임이 나오고 있다. 일본의 한 백화점의 최근 조사에 따르면 일본 여성의 60%는 회사 동료나 애인 등이 아닌 자신을 위해서 밸런타인데이에 즈음해 초콜릿을 사겠다고 답했으며, 남성 동료를 위해서 초콜릿을 사겠다는 응답은 35%에 그쳤다.

지난 9일 도쿄에서는 ‘인기 없는 사람들의 혁명동맹(RAUP)’이라는 단체가 밸런타인데이 반대 시위를 열기도 했다. 

이 단체 회원들은 12년째 밸런타인데이가 ‘로맨틱 자본주의’에 불과하다면서 ‘밸런타인데이 분쇄’ 등의 문구가 적힌 피켓을 들고 행진하는 등 시위를 벌이고 있다. 

한편 2017년 일본의 초콜릿 매출은 53억 9천만 달러(약 6조 600억원)에 달한다. 일본보다 인구가 훨씬 많은 중국이나 인도보다 많은 액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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