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팩트체크] 설 명절 친지들과 즐겼던 고스톱, 도박일까 아닐까?
[팩트체크] 설 명절 친지들과 즐겼던 고스톱, 도박일까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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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스톱. (출처: 게티이미지뱅크)
고스톱. (출처: 게티이미지뱅크)

일시오락정도 불과하면 예외

점당100원짜리 고스톱 유죄?

도박자의 경제적 상황 고려

게임장소 어디였는지도 기준

[천지일보=김빛이나 기자] 민족 고유의 명절인 설을 맞아 오랜만에 친지들과 만난 자리에서 판돈을 걸고 고스톱을 즐겼다면 도박죄에 해당할까? 법원 판례를 통해 판단 기준을 살펴봤다.

먼저 형법 제246조 제1항에 따르면 재물로써 도박한 자는 500만원 이하의 벌금 또는 과태료에 처한다. 또 이를 상습적으로 범할 경우엔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2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할 수 있다. 다만 일시오락정도에 불과한 때에는 예외로 한다.

이 법을 기준했을 때 금액도 크지 않고 단지 재미를 위해 즐겼다면 도박죄에 해당하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는 부분이지만 경우에 따라선 죄가 성립되기도 한다.

지난 2006년 오모씨 등 3명은 점당 100원짜리 고스톱을 치다가 잡혔다. 이들이 1시간 20분 동안 친 전체 판돈은 고작 2만 8700원이 전부였다. 하지만 법원은 유죄로 판단했다.

오씨가 한 달에 20만원 이하로 생활하는 기초생활보장 수급자였고, 월세 10만원짜리 집에서 살고 있었다는 것이 이유였다. 즉 도박이냐, 일시오락이냐를 판단하는 기준에는 참가자의 경제적 상황이 고려된다는 것이다.

같은 맥락에서 또 하나의 판례를 살펴보면, 직장동료들끼리 총 70만원 가량의 판돈을 걸고 게임을 하다가 적발된 이들에 대해 법원은 무죄를 선고했다. 이들의 월소득에 비해 판돈이 큰 액수가 아니라는 것이 이유였다.

이들의 월소득은 300만~400만원이었다. 약 1시간 정도 게임을 하면서 1인당 11만원 꼴의 판돈을 건 것에 대해 법원은 ‘일시오락정도’로 판단했다.

도박죄 성립 여부는 게임 장소가 어디였는지에 따라서도 달라진다.

A씨 등은 판돈 99만원을 걸고 도박한 혐의로 기소됐지만 법원에서 무죄를 선고받았다. 재판부는 이들이 대낮에 ‘공원 배드민턴장’이라는 공개된 장소에서 게임을 했고, 주변 사람들이 구경하고 있었던 점을 들어 처벌받을 만한 도박행위가 아니라고 판단했다.

이와 비슷한 예로 부산에서 한 구청 직원이 지인 3명과 저녁 7시부터 새벽 1까지 주차장 사무실에서 술 마시며 카드 도박을 했지만 법원이 무죄로 판단한 경우가 있다.

한 판에 최대 4000원씩 총 26만원 정도였는데 법원은 이들이 서로 잘 알던 사이였고 판돈 일부로 술도 사 마셨으며 장소도 사람들이 많이 다니는 곳이라, 불법도박이 아닌 일시적인 오락행위로 보인다는 것이었다.

특정 장소를 사용했던 전모씨 등 5명은 지난 2010년 4월 도박 범행 유죄 판결을 받았다. 이들은 보령시 소재 한 모텔에서, 화투를 이용해 매회 1만원 이상 배팅을 했다. 법원은 이들 가운데 2명에게 각각 징역 4월에 벌금 200만원과 징역 8월에 벌금 200만원을 선고했다.

또 한 가지 고려할 점은 재판부가 도박죄 유무를 판단할 때 최대로 잃을 수 있는 최악의 경우를 상정한다는 것이다. 법률 전문가에 따르면 법원이 판돈을 계산하는 방식은 그 판에 최대한 잃을 수 있는 액수와 최대한 딸 수 있는 액수를 고려한다.

도박 참가자가 실제로 잃은 금액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경제적 수준에 비해 게임에서 잃을 수 있는 액수가 얼마인지가 유무를 가리는 판단 기준이 된다는 것이다. 이밖에도 재판부가 도박 여부를 판단할 때는 도박 전과나 도박자의 사회적 지위 등이 종합적으로 고려된다.

가족, 친지들과 단순 재미를 위해 도박을 했더라도 경제적 상황을 고려하지 않고 지나치게 큰 액수로 게임을 즐긴다면 유죄가 성립할 수 있으니 적정선을 지키는 것이 중요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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