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일 아랍에미리트(UAE) 아부다비에 위치한 자예드 스포츠 시티 스타디움에서 열린 2019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 결승에서 일본을 3-1로 이기고 우승을 차지한 카타르 선수들과 관계자들이 기뻐하고 있다. (출처: AFC공식홈페이지) ⓒ천지일보 2019.2.2
1일 아랍에미리트(UAE) 아부다비에 위치한 자예드 스포츠 시티 스타디움에서 열린 2019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 결승에서 일본을 3-1로 이기고 우승을 차지한 카타르 선수들과 관계자들이 기뻐하고 있다. (출처: AFC공식홈페이지) ⓒ천지일보 2019.2.2

[천지일보=김현진 기자] 아시아축구에 지각변동이 생겨났다. FIFA랭킹 93위의 카타르가 일본(50위)의 결승불패 아성을 무너뜨리고 사상 첫 아시안컵 정상에 올랐다.

카타르는 1일 아랍에미리트(UAE) 아부다비에 위치한 자예드 스포츠 시티 스타디움에서 열린 2019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 결승에서 일본을 3-1로 제압했다.

아시아에서 FIFA랭킹이 가장 높은 이란(29위)을 준결승전에서 무려 3-0으로 완파하고 오른 일본은 통산 5번째 우승 가능성이 높았다. 조별리그 3경기 포함 5경기에서 12골에 무실점을 기록하며 승승장구하던 이란을 너무나도 가볍게 제압한 일본이기에 더욱 우승이 점쳐지기도 했으나 일본에겐 또 하나의 강점이 바로 결승전에서 단 한 번도 패한 적이 없다는 사실 때문이었다.

일본은 자타가 공인하는 1990년대 이후 아시안컵 최강의 팀이다. 1992년부터 2015년 직전 대회까지 열린 7번의 대회에서 무려 절반이 넘는 4번의 우승을 차지했다. 일본을 제외하고 사우디아라비아, 이라크, 호주만이 한 차례씩 우승을 나눠가져갔다. 일본은 1990년대 전까지 단 한 차례도 결승무대를 밟지 못했으나 1992년 자국에서 열린 대회에서 처음 결승무대에 올라 우승까지 거머쥔 후 승승장구하기 시작했다.

일본의 우승 제물로는 사우디아라비아가 2번(1992, 2000)이나 됐고, 중국(2004)과 호주(2001)가 한 차례씩이다.

이번 대회는 아무도 예상치 못한 결승 대진표가 나왔다. 결승전 무대는 일본과 카타르였다. 두 팀 모두 조별리그 포함 6경기를 모두 승리했다. 일본이 11득점에 3실점, 카타르는 16골에 무실점이었다. 기록만 보면 카타르가 압도적이었다. 카타르가 사우디아라비아와 한국을 연파할 때만 해도 다소 운이 좋은 것으로 보는 시각도 많았으나 결승전을 통해 카타르의 탈아시아급 실력이 인정됐다.

일본이 비교적 세트피스 상황에서 득점이 많이 나왔다면 카타르는 개인기와 중거리슛에서 득점이 나오는 편이었다. 특히 결승전 두 골은 질적으로 달랐다. 첫 골은 전반 12분 알모에즈 알리가 페널티지역 중앙에서 아크람 아피프의 크로스를 골대를 등진 채 받으면서 발로 두 번이나 튕긴 후 환상적인 오버헤드킥으로 골문을 갈랐다.

두 번째 골은 압둘아지즈 하템이 왼발 강한 중거리슛으로 골문을 갈랐다. 한국과의 8강전에서도 수비수들이 슈팅에 대한 대비가 잘 안되어 있을 때 기습 중거리슛으로 결승골을 넣었던 하템이 역시 일본을 상대로도 비슷한 상황에서 슈팅으로 연결해 한국과 일본을 울린 것이다.

1일 아랍에미리트(UAE) 아부다비에 위치한 자예드 스포츠 시티 스타디움에서 열린 2019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 카타르 대 일본 결승에서 전반 12분 알모에즈 알리가 오버헤드킥으로 결승골을 터트리고 있다. (출처: AFC공식홈페이지) ⓒ천지일보 2019.2.2
1일 아랍에미리트(UAE) 아부다비에 위치한 자예드 스포츠 시티 스타디움에서 열린 2019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 카타르 대 일본 결승에서 전반 12분 알모에즈 알리가 오버헤드킥으로 결승골을 터트리고 있다. (출처: AFC공식홈페이지) ⓒ천지일보 2019.2.2

0-2로 끌려가던 일본이 후반 24분 미나미노 타쿠미의 만회골로 추격했으나 일본은 37분 프리미어리거 수비수 요시다 마야(사우샘프턴)의 핸들링 파울로 페널티킥을 내줘 결국 1-3으로 첫 결승전 패배를 안았다.

2022년 월드컵 개최국인 카타르가 이번 대회를 위해 단단히 준비를 하고 나온듯하다. 카타르는 수단 출신의 공격수 알모에즈 알리와 이라크 출신의 수비수 바삼 알라위 이들 귀화선수 2명이 공수에서 책임을 지며 전혀 다른 팀이 됐다. 다만 둘은 귀화 자격 논란이 불거지고 있어 지켜봐야 하는 상황이다.

특히 이제 23세인 알모에즈 알리는 이번 대회 9골로 득점왕 기록을 경신했다. 종전에는 1996년 8강전에서 4골을 넣어 우리에게 2-6 참패를 안긴 알리 다에이(이란)의 8골이 최고 기록이었고, 2000년대 이후 대회에서는 이동국의 6골(2000)이 최다골이었다.

카타르가 월드컵을 대비해 귀화시킨 이들 두 명이 핵심전력으로 자리 잡으면서 이번 아시안컵을 깜짝 뜨겁게 달구긴 했으나 향후 전력을 계속 그대로 이어갈지도 관심이 모아진다. 카타르가 과거 그리스의 전철을 밟지 않으려면 계속 전진하는 과제가 남았다. 논란이 되고 있는 귀화 선수들도 변수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한편 그리스는 유로 2004에서 사상 첫 깜짝 우승을 차지했으나 2006년 월드컵 예선탈락, 유로 2008 조별리그 3전 전패로 그 기세를 이어가지 못한 적이 있다.

2019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에서 역대 최다골인 9골로 득점왕에 오른 카타르의 알모에즈 알리 (출처: AFC공식홈페이지) ⓒ천지일보 2019.2.2
2019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에서 역대 최다골인 9골로 득점왕에 오른 카타르의 알모에즈 알리 (출처: AFC공식홈페이지) ⓒ천지일보 2019.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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