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지일보=김지헌 기자] 기업으로부터 한국e스포츠협회에 뇌물성 후원금을 내도록 한 혐의를 받고 있는 전병헌(59) 전 청와대 정무수석이 두 번째 구속영장 실질심사를 받기위해 12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 출석하며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천지일보 2017.12.12
[천지일보=김지헌 기자] 기업으로부터 한국e스포츠협회에 뇌물성 후원금을 내도록 한 혐의를 받고 있는 전병헌(59) 전 청와대 정무수석이 두 번째 구속영장 실질심사를 받기위해 12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 출석하며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천지일보 2017.12.12

한국e스포츠협회 사유화 등 혐의

검찰 “의원 책무 버린 중대범죄”

전병헌 “검찰 몰이에 아연실색”

[천지일보=홍수영 기자] 한국e스포츠협회 명예회장으로 활동하는 당시 대기업 쇼핑 계열사 등에 뒷돈을 챙긴 혐의 등으로 재판에 넘겨진 전병헌 전 청와대 정무수석에게 검찰이 징역 8년 6개월을 구형했다.

28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3부(김태업 부장판사)는 전 전 수석의 특정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위반(뇌물) 등 혐의 결심 공판을 열었다. 여기서 검찰은 뇌물·뇌물수수,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에 징역 7년과 함께 벌금 6억원과 추징금 5억여원을 명령해 달라고 재판부에 요청했다. 직원남용 권리행사방해와 업무상 횡령 혐의에 대해선 징역 1년 6개월을 구형했다.

함께 기소된 윤모 전 비서관에 대해선 검찰은 징역 5년에 벌금 6억원, 조모 e스포츠협회 사무국장과 강모 전 롯데홈쇼핑 대표 외 2명에겐 징역 10개월~1년 6개월, 홍모씨에겐 벌금 500만원을 구형했다.

검찰은 “이 사건은 국민의 대표인 현직 의원이 책무를 저버리고 자신이 사유한 e스포츠협회를 통해 다수 기업에서 수억원을 수수한 매우 중대한 범행”이라며 “지위를 이용해 자금을 임의로 사용했음이 명백함에도 전 전 수석은 공판 과정에서 범행을 부인했고, 비서관에게 책임을 전가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반면 전 전 수석 측은 “비서관이나 협회 직원들을 제대로 감독하지 못해 상당한 일탈행위가 발생한 것에 대해서는 통렬하게 반성하고 책임을 통감하고 있다”면서도 “협회를 사유화하지 않았고, 저인망식 수사로 인해 이 사건 기소에 이른 것”이라고 반박했다.

전 전 수석은 최후진술에서 “사회적 물의를 일으키게 돼 대단히 송구하게 생각한다”고 밝혔다. 다만 “어느 날 밤 자고 일어나보니 범죄자가 되어 있었다”며 “검찰이 상식적인 의정 활동을 범죄 의도와 정황으로 몰아가는 것에 아연실색하지 않을 수 없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성급한 예단으로 시작한 수사에서 첫 판단이 틀렸다는 것이 밝혀졌음에도 별건·표적 수사라는 잘못된 관행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유죄를 위한 기소를 했다”며 “정말 협회 후원이 필요했다면, 직접 만나서 후원을 요청하지 비서관을 시켜 약점을 잡고 갈취하듯 비겁한 행동을 하지는 않았을 것이다. 재판부에서 통찰력 있는 판단으로 억울함을 풀어줄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전 전 수석은 국회 미래창조과학방송통신위원회 소속 의원이면서 e스포츠협회 명예회장으로 활동하던 2013년 10월~2016년 5월 GS홈쇼핑·롯데홈쇼핑·KT 등으로부터 뇌물을 받은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전 전 수석이 KT를 상대로 불리한 의정활동을 자제해 달라는 청탁 대가로 1억원을, 롯데홈쇼핑에겐 방송재승인 관련 문제제기를 중단해달라는 취지로 3억원을 협회에 후원하게 했다는 의심을 받고 있다.

또 ▲2017년 7월 기획재정부에 한국e스포츠협회 예산 20억원 편성 요구 ▲2014년 11월~2017년 5월 자신과 아내의 해외 출장비와 의원실 직원 허위 급여 등으로 1억 5000만원대 협회 자금을 챙기는 등 협회 사유화 ▲2014년 12월 e스포츠 방송업체 대표로부터 불법정치자금 2000만원을 받은 혐의 등으로 기소됐다.

전 전의원의 선고 공판은 다음 달 21일 오후 열릴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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