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상항공기 실험 수행 경로. (제공: 기상청)
기상항공기 실험 수행 경로. (제공: 기상청)

 

기상청, 실험 총 15회 실시할 계획

기술, 선진국과 비교해 73.8% 수준

[천지일보=이혜림 기자] 미세먼지가 날로 심해지자 인공강우가 미세먼지 농도 감소에 미치는 효과를 알아보기 위해 환경부와 기상청이 실험에 나섰다. 기상청 국립기상과학원(원장 주상원)과 환경부 국립환경과학원(원장 장윤석)은 “오는 25일 서해상에서 기상항공기(킹에어 350)를 이용해 발생된 인공강우가 미세먼지를 얼마나 저감할 수 있는지를 분석하기 위한 합동 실험을 진행한다”고 밝혔다.

기상청의 올해 첫 인공강우 실험은 환경부 미세먼지 관측과 병행해 진행하며, 모두 15차례 실험을 추진한다. 이번 합동 실험에는 ▲항공기 ▲선박 ▲이동 관측 차량 ▲도시 대기 측정망 등 기상장비와 환경장비가 다양하게 활용된다.

먼저 기상장비로 연직 기온과 습도, 바람 등의 기상 여건 및 미세먼지 상황을 분석한 뒤, 실험에 적합한 장소를 찾는다. 이후 기상항공기가 인공강우 물질(요오드화은)을 살포하면 국립기상과학원은 구름과 강수 입자 변화 사항을 관측하고, 천리안 기상위성과 기상레이더를 활용하여 인공강우 생성 효과를 분석한다.

강수 유발 물질을 살포해 인위적으로 비나 눈을 생성하는 인공강우는 주로 강우량을 늘려 가뭄 해소 등의 방안으로 연구돼 왔다. 비행기로 살포된 요오드화은이나 염화나트륨이 구름을 통과하면 강수 입자와 수증기가 모여 비로 내리게 된다. 기상청은 “해당 물질들은 분당 40g 수준으로 미량 살포되고 인체에 무해하다”고 강조했다.

중국과 태국에서도 인공강우를 활용해 미세먼지 저감을 시도한 바 있으나, 공식적인 성공 사례는 아직 알려져 있지 않다. 국내에서도 인공강우를 이용한 미세먼지 저감 효과에 대한 분석은 연구 수준에 한계가 있어 이뤄지지 않았다.

김종석 기상청장은 “인공강우의 미세먼지 저감 효과가 과학적으로 입증되면 현재 기초연구 단계에 있는 인공강우 기술을 실용화할 수 있도록 추가적인 연구를 추진할 것”이라며 “아울러, 올해 계획된 인공강우 실험을 국립환경과학원과 협업해 수자원 확보 대책 및 미세먼지 저감 연구를 동시에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이번 합동실험의 결과 중 기상분야는 1차적으로 실험 다음날 발표하고, 보다 과학적인 분석 결과는 전문가의 자문을 거쳐 다음 달에 발표할 예정이다.

기상관측선이 해안 지역과 해양 상공의 기상을 관측하고, 국립환경과학원은 해상의 기상관측선과 내륙의 도시대기측정소 등에서 인공강우 물질 살포 전부터 살포 후까지 대기의 미세먼지 농도 변화를 연속적으로 관측한다.

국내에선 2008년부터 2017년까지 총 42차례 소규모 인공강우 실험을 실시한 결과 땅에 비가 떨어진 사례는 16차례로 조사됐다. 현재 한국의 인공강우 기술력은 기초단계 수준이다.

이번 실험 결과는 기상청과 환경부가 합동으로 검증한다. 기상청은 구름과 강수입자의 변화를 관측한다. 환경부는 인공강우 영향 지역의 실험 전후 미세먼지 농도 변화를 분석하는 등 인공강우가 미세먼지 저감에 실제 효과적인지 확인할 예정이다.

실험의 기상 결과는 26일 발표된다. 또 실험 후 약 한 달 뒤 환경부와 기상청이 인공강우 및 미세먼지 저감 효과에 대한 합동 브리핑을 열고 결과를 발표한다.

환경부 관계자는 "미세먼지 문제 해결을 위해 정부가 모든 대책을 동원할 것"이라며 "미세먼지를 줄이기 위한 실질적인 효과를 바라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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