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마치 청계천 물 위에 튤립이 떠 있는 것 같은 느낌을 주는 김지아나 작가의 작품 ⓒ천지일보(뉴스천지)

“흙·불·물·빛의 DNA로 태어난 꽃, 새로운 세계로 인도”

[천지일보=김현진 기자] 5일부터 청계천 일대에서 제2회 서울 세계등축제가 개막한 가운데 행사장 끝자락인 장통교와 삼일교 사이에는 신진작가 3명의 LED등 작품이 자리 잡고 있다.

특히 튤립 모양의 99개 등이 저마다 다른 밝기로 빛을 밝히고 있어 시민들의 시선을 사로잡았다.

바로 세라믹 조형예술로 떠오르고 있는 김지아나 작가의 작품이다. 지난 4월 광주 빛축제에도 참가한 적이 있는 김 작가는 당시 예술 총감독을 맡았던 ‘세계적인 빛의 거장’ 알랭귈로 씨로부터 굉장히 여성적이고 동양적인 작품을 만들어냈다는 극찬을 받았을 정도로 주목받고 있는 신진작가다.

이번에도 서울시로부터 초청을 받아 개인작가 3명 가운데 한 명으로 참가하게 된 것. ‘Secret Garden 2010’이란 제목의 이번 작품은 도자기를 만드는 기법으로 튤립모양의 등을 만든 것이 특징이다. 그래서 인지 튤립 꽃봉오리 안에서 나오는 빛이 마치 청계천의 물위에서 갓 피어난 튤립을 보는 듯한 착각이 들게 한다.

김 작가는 작품에 대해 “사람이 DNA로 구성됐듯이 세상의 DNA는 흙과 바람, 빛과 물과도 같다. 흙으로 만들어진 튤립은 1250°C 불과의 만남을 통해 개체완결성을 지닌 도시의 DNA꽃이 된다”며 “그렇게 만들어진 꽃이 빛과 물과 어우러져 새로운 세계로 이어지는 공간을 제공한다는 의미를 표현했다”고 설명했다.

특히 99개의 등을 설치한 이유에 대해 묻자 99가 가장 완벽한 숫자이기 때문이라고 한다. 곧 흙이 불을 만난 후, 빛과 물을 다시 만나게 되면서 완벽한 새로운 모습으로 탄생된다는 의미를 부여한 것이 아닐까 싶다.

이 작품을 바라보고 있으면 마음이 편안해지는 느낌을 받게 되는데, 이에 김 작가는 “흙을 통해 투과되는 빛은 감수성을 자극한다. 즉 도자기로 만든 튤립에서 투과되는 빛이 정서적으로 안정을 주기 때문”이라 말했다.

늦은 가을 청계천의 밤을 수놓고 있는 많은 등 가운데 김지아나 작가의 작품을 잠시 감상해보면서 새로운 세계에 빠져보는 건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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