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명수 대법원장이 2일 오전 서울 서초구 대법원 대강당에서 열린 시무식에 참석해 신년사를 하고 있다. (출처: 뉴시스)
김명수 대법원장이 2일 오전 서울 서초구 대법원 대강당에서 열린 시무식에 참석해 신년사를 하고 있다. (출처: 뉴시스)

새해 법원 시무식서 이같이 밝혀

“사법개혁 위해 흔들림없이 전진”

“부동위화”말하며 법원화합 강조

[천지일보=홍수영 기자] 김명수 대법원장이 “사법부 스스로 무너뜨린 신뢰의 탑은 스스로 다시 쌓아올리는 것에서 시작해야 한다”고 밝혔다.

김 대법원장은 2일 서울 서초동 대법원 본관 대강당에서 열린 시무식에서 “법원 가족을 든든한 버팀목으로 해 올해도 국민을 위한 사법개혁이란 시대적 사명의 완수를 위해 흔들림 없이 나아가겠다”며 “조금 발걸음이 더디더라도 절대 멈추진 않을 것”이라고 이같이 말했다.

김 대법원장은 “국민들은 지금도 법원을 향한 차가운 시선을 거두지 않고 있고, 현재로서는 국민의 법원에 대한 신뢰를 회복하는 데 얼마나 많은 시간이 필요할지 가늠하기 어렵다”면서도 “우리가 현재 겪는 어려움은 외부의 간섭 없는 공정한 재판을 받을 권리를 국민들에게 돌려드리는 과정에서 겪어야 할 불가피한 일”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저는 관료화되고 폐쇄적인 법원의 사법행정 구조를 개혁하는 것이 법관이 헌법과 법률에 의해 양심에 따라 독립해 심판하는 데 필수적인 조건이라는 것을 여러 차례 강조한 바 있다”며 “향후 사법행정은 폐쇄성과 관료화를 극복하고 투명성과 전문성을 추구하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 대법원장은 그 방안으로 대법원장의 권한을 분산하기 위해 외부인사가 참여하는 ‘사법행정회의’를 신설해 이관하고 법원행정처 폐지 등을 담은 법률안을 내놓았다고 소개했다. 또 법원행정처의 비법관화를 단계적으로 준비하고, 상고심 제도와 법관임용방식 개선 등의 과제를 해결할 것을 말했다.

그는 “이로써 사법행정은 간섭하거나 군림하는 것이 아니라 오로지 재판지원이라는 본래의 역할에 충실하게 될 것”이라며 “법관의 독립을 튼튼히 하고 사법행정제도의 근간을 바꾸려는 것도 법관이 좋은 재판을 하는 것에만 전념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기 위해서다”라고 힘줘 말했다.

그러면서 “재판에 대한 당사자의 승복과 만족은 충실한 심리 과정에서 우러난다. 이를 위해 ‘처리’가 아닌 ‘해결’ 중심의 재판이 돼야 한다”며 “재판의 속도에만 지나치게 매달리지 말고, 재판의 질적 수준을 한 단계 끌어올려 적정하고 충실한 재판을 실현해주길 간곡히 부탁드린다”고 덧붙였다. 김 대법원장은 사법개혁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법원 내부 갈등이 터져나온 것에 대해 “작년 한해 법원 가족들의 다양한 목소리가 있었고, 이를 두고 법원 내 갈등과 분열이 심화되고 있다는 평가도 잘 알고 있다”면서 “서로 다르지만 그럼에도 화합을 추구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를 위해 김 대법원장은 ‘부동이화(不同而和, 서로 다르더라도 화합해야 한다)’를 꺼내 들었다. 그는 “저는 중요한 의사결정의 순간마다 많은 사람들로부터 의견을 듣고 치열한 토론을 거쳐 결론을 이끌어내려고 애썼다”면서 “갈등의 진정한 해소는 참여를 통한 소통에 있다고 믿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김 대법원장은 “화합하면서도 같지 않을 수 있다는 뜻에 ‘화이부동(和而不同)’이라는 말이 있다”며 “다만 저는 ‘부동이화’를 부탁드리고 싶다. 나와 다른 의견이라도 경청하고 존중하는 관용의 미덕이 필요한 때”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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