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월 시리아 만비즈에서 경계근무를 서고 있는 쿠르드족 민병대원. (출처: 뉴시스)
지난 3월 시리아 만비즈에서 경계근무를 서고 있는 쿠르드족 민병대원. (출처: 뉴시스)

[천지일보=이솜 기자] 미국의 갑작스러운 시리아 철군 결정은 미군의 지원을 통해 수니파 무장조직 ‘이슬람국가(IS)’ 격퇴전을 수행한 시리아 쿠르드에게 ‘배신’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쿠르드 민병대뿐만 아니라 서방과 이스라엘의 주요 매체도 트럼프 대통령의 시리아 철군 결정을 쿠르드 세력에 대한 배신이라고 표현했다.

쿠르드 민병대 ‘인민수비대(YPG)’는 시리아 IS 격퇴전 지상군 부대 ‘시리아민주군(SDF)’의 주축이다.

시리아에 미군 2천명이 주둔하긴 했으나 실제 지상 전투는 SDF의 몫이었고, 수많은 쿠르드 젊은이들이 IS를 상대로 한 싸움에서 목숨을 잃었다.

불과 3개월 전만 해도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쿠르드의 희생을 잊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그는 지난 9월 유엔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나는 쿠르드를 돕고 싶다. 그들은 우리와 같이 싸웠다. 그들은 우리와 같이 죽었다. 수만 명 쿠르드인이 IS와 싸우다 목숨을 잃었다. 그들은 우리를 위해서, 우리와 함께, 또 그들 자신을 위해서 죽었다. 위대한 사람들이다. 우리는 (그 희생을) 잊지 않았고, 잊지 않는다”며 쿠르드 부대원들의 사기를 진작했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은 동맹과 상의도 없이 시리아 철군을 결정, 시리아 쿠르드를 터키군, IS, 시리아 중앙정부의 위협 사이에 고립시켰다.

미국은 발표 당일에야 SDF 수뇌부에 철군 사실을 알린 것으로 전해졌다.

SDF 지휘관과 병사들은 미국이 ‘등 뒤에서 칼을 꽂았다’고 울분을 토했다고 신화통신이 보도했다.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전화 통화에서 IS 소탕을 터키에 요청한 후 철군을 결정했다. 미군 철수작전이 완료되면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에서 둘째로 큰 터키군의 공격 아래 놓일 위기에 몰린 시리아 쿠르드는 떠나는 미국 대신 프랑스의 지원을 타진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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