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4월 5일 시민사회단체 등이 서울 용산구 이태원광장에서 ‘용산미군기지 84건 유류오염사고 항의 기자회견’을 연 가운데 미군복을 입은 참가자가 기름 모형을 붓는 퍼포먼스를 하고 있다. ⓒ천지일보DB
시민사회단체 등이 서울 용산구 이태원광장에서 ‘용산미군기지 84건 유류오염사고 항의 기자회견’을 연 가운데 미군복을 입은 참가자가 기름 모형을 붓는 퍼포먼스를 하고 있다. ⓒ천지일보

녹사평역 주변 16개 관측정서 정화기준 초과

[천지일보=김빛이나 기자] 서울 용산미군기지 주변 지하수에서 기준치의 최대 1170배에 달하는 벤젠이 검출된 것으로 드러났다.

21일 서울시는 용산미군기지 주변 지하수 관측정(관측용 우물) 62개소에 대한 오염도 검사결과 27개 관측정에서 지하수 정화기준을 초과했다고 밝혔다.

서울시에 따르면 녹사평역 주변 41개 지하수 관정 중 16개 관측정에서 정화기준을 초과했다. 발암물질로 알려진 벤젠은 기준치의 최대 1170배(17.557㎎/L)를 초과했다. 이뿐 아니라 지하수면 위에 떠 있는 기름인 자유상유류도 검출됐다.

또한 캠프킴 주변 21개 지하수 관정 중 11개 관측정에서도 유해물질 측정치가 정화기준을 넘어선 것으로 드러났다. 석유계총탄화수소(TPH) 측정치는 기준치의 최대 292배(439.2㎎/L)를 초과했다. 지하수 정화기준은 벤젠 0.015㎎/L, 석유계총탄화수소 1.5㎎/L이다.

서울시는 지난 2001년 용산미군기지 주변 녹사평역에서 유류오염을 발견한 이후부터 용산미군기지 주변에 지하수 관측정을 설치하고 정화작업과 오염도 조사를 해왔다.

녹사평역 주변에서는 벤젠 최고농도가 2004년 대비 40% 감소한 것으로 조사됐다. 캠프킴 주변에서도 석유계총탄화수소 최고농도가 2008년 대비 95% 감소했으나 여전히 지하수법에서 정한 정화기준을 크게 초과하고 있다.

서울시는 “지속적인 정화작업에도 아직 자유상유류가 검출되고 벤젠 등 유류 성분이 기준을 크게 초과하는 것은 과거 기지 내부에 누출됐던 유류가 현재까지도 기지 내부에 잔류하고 있으며 지하수 유동 방향을 따라 녹사평역 등 미군기지 주변 지역으로 흐르기 때문으로 분석된다”고 설명했다.

배광환 서울시 물순환안전국장은 “국방부, 외교부, 환경부 등 관계부처와 협의해 용산기지 반환 전 기지 내부 정밀조사와 오염정화, 주한미군지위협정(SOFA) 규정의 개정 등 모든 조치가 조속히 이뤄질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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