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日 도쿄 오쿠라호텔 뒤뜰에 있는 경기도 이천 오층석탑(연합뉴스)
“양국회의 때 거론해 달라” 당부

[천지일보=박선혜 기자] 일제 강점기에 일본에 반출된 후 도쿄 오쿠라호텔 뒤뜰에 방치돼 있는 이천 오층석탑이 한국에 돌아올 것으로 보인다.

이천 오층석탑을 보관중인 도쿄 오쿠라호텔이 석탑을 반환하겠다는 의사를 표명했다고 이천 오층석탑 환수위원회는 밝혔다.

이천 오층석탑 환수위에 따르면 29일 오전 도쿄 오쿠라호텔에서 오쿠라문화재단과 석탑반환 협상을 벌인 끝에 “일본 정부가 동의하면 돌려줄 수도 있다”는 의사를 이끌어 내는 성과를 거뒀다.

오쿠라문화재단 측은 그동안 5층 석탑이 도쿄에 있어도 일본을 찾는 한국인들이 언제든지 볼 수 있고, 자신들이 더 잘 보존해 왔으며, 일본 국민도 한국 석탑을 감상하는 기회를 주고 있다고 반환을 거부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협상에서 오쿠라문화재단 측은 “이천 오층석탑이 개인소유가 아닌 재단 소유이고, 문화재로서 국가 문화재 정책의 영향을 받고 있는 만큼 국가간 문제로 접근해야 하며, 정부가 반환을 허용할 경우 한국에 돌려줄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양국 정상회담에서 한국 대통령이 일본 총리에게 이 문제를 거론해 줄 것을 요청했다고 환수위는 전했다.

환수추진위원회는 현재 한일 간에 진행 중인 조선왕실의궤 등 도서의 반환 협상이 긍정적으로 마무리될 경우 이천 오층석탑 반환도 자연스럽게 이뤄질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이천 오층석탑은 고려 초기 이천시 관고동에 세워졌으나 조선총독부가 1914∼1915년께 석탑을 경복궁으로 옮겼다가 1918년 오쿠라재단과 관련된 오쿠라토목조(현 다이세이건설)를 통해 일본으로 반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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