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지일보 2018.12.18

한기총 설립부터 적극 함께한 한기총 명예회장·고문 여의도순복음교회 조용기 원로목사(왼쪽)는 130억원대 배임으로 유죄 판결을 받았고 불륜설도 나돌았다. 9, 10, 17대 대표회장을 역임한 길자연 목사(가운데)는 ‘10당 5락’으로 불린 금권선거의 당사자다. 아들에게 왕성교회를 세습했다. 20, 21, 22대 대표회장을 지낸 여의도순복음교회 당회장 이영훈 목사는 3회 연속 대표회장이 될 수 없다는 자체 조항에 걸려 법원에서 직무정지 명령을 받고 지난 2일 사퇴했다. ⓒ천지일보 DB

내년은 한국교회의 대표적인 교단연합기구로 활동해왔던 한국기독교총연합회(한기총)가 창립 30주년을 맞는다. 한기총이 걸어온 길은 한국교회 주류 교단들의 발자취와 맥을 함께한다. 보수진영이 주를 이룬 한국교회에서 한기총이 남긴 역사적인 족적을 살펴보며, 무소불위 권력집단에서 몰락을 앞둔 현재까지 원인과 실태를 진단한다.

범죄조직 방불케하는 범죄율

목사범죄 10년간 1만2000건

목사 5명 중 1명꼴 범죄연루

한기총보고서, 재정비리 공개

[천지일보=김성완 기자] #사례1. 1982년 만민중앙성결교회 창립한 이재록 목사는 지난 1990년대부터 2015년까지 자신을 따르는 여성 신도 7명을 성폭행한 혐의로 1심에서 징역15년을 선고받았다. 앞서 한기총은 ‘이 목사 신격화’ 등을 문제삼아 만민중앙성결교회를 이단으로 규정하고 제명시켰다.

#사례2. 청주 모교회 담임인 A목사는 2015년 5∼8월께 20대 여신도 B씨가 남자 신도에게 호감이 있다는 사실을 알고 훈계한다는 명목으로 입을 맞추거나 옷을 벗게 한 뒤 몸을 더듬는 등 7차례에 걸쳐 추행해 징역 2년을 선고받았다. A목사는 재판과정에서 2011∼2013년에도 또 다른 20대 여신도를 강제 추행한 사실이 드러났다.

#사례3. 살인미수 혐의. 2015년 11월 동료 박 아무개 목사를 칼로 찔러 구속된 대한예수교장로회 합동 전 총무 황 목사에게 징역 5년이 확정됐다. 황 목사는 절친이었던 박 목사가 자신의 비리를 폭로해 노회장 직분을 빼앗기자 분개해 박 목사를 칼로 찔렀다.

#사례4. 여의도순복음교회를 설립한 조용기 목사는 2002년 장남인 조희준 전 국민일보 회장이 갖고 있던 아이서비스 주식 25만주를 적정가(주당 2만4000원)보다 4배 가까이 비싸게 사들이도록 지시해 여의도순복음교회에 131억여원의 손해를 입혔다.

한국기독교총연합(한기총)의 가파른 쇠락이 눈에 보일 정도다. 이 같은 한기총 몰락의 배경에는 역대 대표회장들을 비롯한 목회자들의 비윤리적 행태도 한 축을 차지하고 있다는 것이 교계의 시각이다.

ⓒ천지일보 2018.12.18
(출처: 신천지)

 

◆범죄 온상인 한국교회

한기총 등 한국교회 소속 목회자들의 범죄 행위가 말로 표현할 수 없을 정도다.

올해 초 사법계 미투운동으로 종교계 성범죄에 대한 관심도 커졌는데, 목회자들의 성범죄가 가장 많았다.

2016년 검찰청 범죄분석 통계에 따르면 성폭력 범죄발생 건수는 2만 9289건이다. 이 중 3분의 1 가량이 종교계에서 발생했다. 개신교 성폭력 범죄는 4131건으로 나타났다. 목회자들의 성범죄 건수는 종교별 소계 중 절반이 넘고 천주교의 약 4배, 불교의 1.7배에 달한다. 또 2010년부터 2016년 11월까지 ‘전문 직군별 성폭력 범죄 검거 인원수’에 대한 경찰청 범죄 통계에 따르면 전문직 5261명 중 종교인이 681명으로 1위를 차지했다. 성범죄를 가장 많이 저지른 전문직 직업군 1위는 개신교 목회자였다.

최근 신천지예수교 증거장막성전이 발간한 ‘한국 기독교 부패에 대해 알림’이라는 제목의 인쇄물에 따르면 10년간 목사유죄판결이 1만 2000건이다. 국내 목회자가 대략 6만명으로 알려진 것을 감안하면 무려 20%, 목사 5명 중 1명은 범죄에 연루됐다는 얘기다. 성직자(聖職者)가 아닌 범죄 집단이라고 표현해도 무색할 정도다.

◆재정비리 심각한 수준

2018년 한기총 내부 보고서에 따르면 실무 목회자들과 증경 대표회장들이 줄줄이 재정 비리에 연루됐다. 아울러 전 대표회장이었던 여의도순복음교회 이영훈 목사에 대해서는 징계 절차에 착수했다.

보고서는 지난 2016~2018년까지 선관위 배석자 및 기타 위원회에서 부적절하게 금품을 수수한 선관위원과 배석자를 공개했다. 이어 부적절한 회의비를 받은 목회자들로 전 사무총장 박중선 목사와 배진구‧최충하 목사를 지목했다. 또 증경 대표회장인 지덕 목사와 이영훈 목사도 포함됐다.

보고서는 또 증경 대표회장인 엄신형 목사가 요청한 10억원의 특별헌금에 대한 조사 결과도 밝혔다. 당초 한기총 회관구입을 목적으로 10억원을 약속했으나 화관구입은 추진돼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다만 10억원 중 7억원만 입금돼 임원회의 인준을 받아 일반 회계로 전환돼 한기총 운영비로 사용됐으나 나머지 3억원은 확인되지 않았다고 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한기총의 재정 불투명성은 그 정도가 심각하다.

최근에는 한기총 징계위원회 건으로 제명을 당한 대한예수교장로회 개혁총연 총회장 이은재(한기총 전 공동부회장) 목사가 엄기호 현 대표회장의 불법사항 수사를 촉구하는 고소장을 접수하는 등 잡음이 끊이질 않고 있다.

이 목사는 고소장에서 한기총의 불법사항을 4가지로 적시했다.

우선은 사문서 변조 의혹이다. 이 목사는 엄 대표회장이 지난 1월 30일 치러진 한기총 대표회장 선거에서 2017년 입후보서류의 교단장 추천서를 2018년 서류로 변조해 한기총 선거관리위원회에 제출했다고 고발했다.

이어 가상화폐 업체인 ㈜써미츠 대표 이수호 목사와 MOU를 맺고 그 대가로 5000만원을 챙겨 사적으로 유용한 혐의가 있다며 배임수재를 주장했다.

또 직원들의 퇴직금 용도로만 사용해야 하는 재정을 한기총 운영자금이 부족하다는 이유로 총회에서 결의해 목적 이외로 유용했다고도 지적했다. 이밖에 엄 대표회장이 지난해 자신의 대표회장 취임식을 위해 임원회의 결의도 없이 3000만원의 공금을 유용해 사용한 혐의가 있다고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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