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지일보=백민섭 기자] 지난 4일 오후 고양시 백석역 근처에서 지역 난방공사 배관이 터지는 사고가 발생한 가운데 작업자들이 복구 작업을 하고 있다.
[천지일보=백민섭 기자] 지난 4일 오후 고양시 백석역 근처에서 지역 난방공사 배관이 터지는 사고가 발생한 가운데 작업자들이 복구 작업을 하고 있다.

‘소 잃고 외양간 고치기’ 지적나와

443개 지점, 연결구간 용접부 有

[천지일보=홍수영 기자] 한국지역난방공사(난방공사)가 최근 발생한 열수송관 파열 사고에 대한 재발방지대책을 발표했지만 ‘소 잃고 외양간 고치기’라는 지적이 나온다.

난방공사는 13일 산업통상자원부 세종청사에서 백석역 열수송관 사고 수습 및 재발방지대책을 브리핑했다. 사고 구간의 위험도를 알고 있었는데도 바로 조치하지 않는 등 난방공사는 관리를 부실하게 한 것으로 드러났다.

앞서 난방공사는 1991년 매설된 열수송관 연결구간의 용접부 덮개가 파열된 게 사고 원인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현재 전국 총 443개 지점에 이 같은 연결구간 용접부가 있으며 약 80%가 수도권에 있다.

난방공사는 내년 3월말까지 443개 지점을 모두 보강 또는 교체할 계획이다.

열수송관 매설 지역과 인근 땅의 온도차가 3도 이상이라 누수가 의심되는 203개 지점에 대해서는 내년 10월 말까지 교체공사 등을 끝내겠다고 밝혔다.

난방공사는 지난 4일 파열된 열수송관이 수명을 다한 위험한 구간이라는 사실을 사고 전에 이미 알고 있었는데도 바로 조치하지 않았다.

난방공사는 지난달 고양시 전체 열수송관을 대상으로 보온재 손상이나 보수 이력, 부식 등 수명을 저감하는 요인을 반영한 ‘기대여명’을 평가하는 위험현황도 조사를 했다.

고양지역 총 1220개 구간, 341㎞열수송관의 약 10%에 해당하는 127개 구간 34.1㎞가 앞으로 사용할 수 있는 기대여명이 ‘0년’이 안되는 위험등급 1등급으로 분류됐다.

사고 구간은 사실상 기대수명 40년보다 7년을 더 사용했다는 평가가 나왔다.

성윤모 산업부 장관도 전날 에너지 기관장들을 소집한 자리에서 “문제의 열 수송관은 자체 위험도 조사를 통해 사고를 미연에 방지할 수 있었음에도 조치를 소홀히 해 사고가 발생했다는 뼈아픈 지적이 있다”고 말했다.

난방공사는 위험 현황도와 실제 보수·교체 대상 선정 기준이 달라서 그랬다며 앞으로 위험등급을 받은 구간이 보수·교체 대상이 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난방공사도 최근 열차 탈선사고가 발생한 코레일처럼 ‘낙하산 사장’이 있다는 지적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황창화 사장은 국회의원 보좌관 출신으로 국무총리 정무수석비서관, 대구대 사회교육학부 객원교수, 국회 도서관장 등을 지냈다.

자유한국당도 황 사장을 오영식 코레일 사장과 함께 대표적인 낙하산 인사로 들고 사퇴를 요구했다.

황 사장은 낙하산 지적에 “열관리, 냉동 고압가스 등에 대한 기술자격도 소지하고 있고 실제 현장에서 한 4년 남짓 근무한 경력도 있어 이쪽에 아주 맹탕은 아니다”라고 반박했다.

황 사장은 “이번 사고를 계기로 그동안 관행에 안주하고 무사안일한 업무처리에 젖어 있던 임직원의 의식 전반과 업무시스템을 환골탈태의 각오로 전면적으로 혁신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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