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심에서 집행유예로 풀려난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10월 8일 오전 서울 송파구 롯데월드타워로 출근하고 있다. (출처: 연합뉴스)
2심에서 집행유예로 풀려난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10월 8일 오전 서울 송파구 롯데월드타워로 출근하고 있다. (출처: 연합뉴스)

올해 변화보단 ‘안정’에 무게

유통·화학 계열사 유임 예상

예상 깬 파격적 인사할 수도

女 CEO 추가발탁 여부 주목

[천지일보=유영선 기자] 롯데그룹의 연말 정기 임원인사가 초읽기에 들어갔다.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지난 10월 풀려난 후 첫 연말 정기인사라는 점에서 인사 방향성에 재계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지난 10월 경영복귀 후 ‘뉴 롯데’ 재건에 속도를 내고 있는 신 회장은 최근 글로벌 경영현장을 누비며 보복을 넓히고 있다. 신 회장은 지난 3일 베트남 하노이와 호치민을 방문한 데 이어 6일에는 인도네시아를 찾아 현지 사업 현황을 점검했다.

롯데는 매년 12월 정기 임원인사를 실시하고 있어 올해도 12월 중순경 인사가 단행될 것으로 예상된다. 빠르면 이번 주, 늦어도 성탄절 연휴 전에 인사가 발표될 것이라는 게 업계의 전망이다.

롯데그룹은 이미 10월 말 임원인사 평가를 마무리한 상태다. 그룹 내부에선 큰 틀의 의견조율이 마무리됐고, 신 회장의 최종 결정과 이사회 통과 단계만 남아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롯데 안팎에서는 빠르면 이번 주에 계열사별 순차 이사회 진행과 함께 인사 발표가 이뤄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ㄷ. 롯데그룹 산하 계열사는 총 92곳으로, 계열사별 이사회는 3일에 걸쳐 진행된다.

우선 이번 인사는 변화보다는 안정에 무게가 실릴 것이라는 관측이 있다. 신 회장의 재판이 아직 진행 중인 데다 올해 ‘총수부재’ 사태를 겪으면서 비상경영위원회 체제를 유지해온 만큼 안정에 기반을 둬 소폭 인사에 그칠 것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신 회장은 10월 항소심에서 집행유예를 선고받고 풀려났지만 검찰과 롯데 모두 상고해 대법원에서 최종판단을 기다려야 하는 상황이다. 앞서 신 회장은 지난 1월 임원 인사에서도 백화점과 마트, 편의점 등 실적이 부진했던 유통 계열사 CEO들을 모두 유임시켰다.

현재 롯데그룹 계열사에서 내년 3월 임기가 만료되는 대표이사급 인사는 강희태 롯데쇼핑 대표와 김정환 호텔롯데 대표, 박동기 롯데월드 대표, 이동우 롯데하이마트 대표, 허수영 롯데케미칼 부회장, 김교현 롯데케미칼 사장, 하석주 롯데건설 대표, 김창권 롯데카드 대표 등이 있다.

다만 이들 중 실적이 계속해서 신통치 않은 계열사 수장을 대상으로 거취의 변화가 일어날 가능성이 있다.

신 회장이 유통과 화학을 양대 축으로 하는 글로벌 기업으로 거듭나겠다고 밝힌 만큼 유통과 화학 계열사의 안정화에 힘쓸 것이라는 게 업계의 분석이다. 이에 강희태 대표와, 허수영 부회장, 김교현 사장 등은 연임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신 회장의 부재에도 6명의 부회장단으로 꾸린 비상경영위원회가 그룹의 위기 상황을 잘 극복했다는 평가도 신 회장이 이번 인사에서 변화보단 안정을 택할 것이라는 데 무게를 싣고 있다.

게다가 오너 리스크 및 중국발 이슈 등 불가항력적인 외부요인이 있었던 만큼 큰 폭의 교체는 없을 것이라는 게 재계의 시각이다.

하지만 최근 한 달간 지배구조 개편 작업과 해외사업 투자 확대 등 ‘뉴롯데’에 속도를 내는 상황에서 신 회장이 예상보다 파격적인 인사를 단행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또한 신 회장이 이번 인사에서도 여성 CEO를 발탁할지도 주목된다. 신 회장은 지난해 선우영 롭스 부문 대표를 그룹 사상 첫 여성 CEO로 발탁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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