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지일보=김성완 기자] 4일 4대종단 이주·인권협의회가 서울 종로구 한국 기독교회관 2층 조에홀에서 열린 심포지움을 진행한 가운데 참석자들이 발언하고 있다. ⓒ천지일보 2018.12.4
[천지일보=김성완 기자] 4일 4대종단 이주·인권협의회가 서울 종로구 한국 기독교회관 2층 조에홀에서 열린 심포지움을 진행한 가운데 참석자들이 발언하고 있다. ⓒ천지일보 2018.12.4

 

심유환 신부 “가톨록 교회의 역사는 난민의 이야기”

강현욱 교무 “난민과 함께 해야 하는 교리는 차고 넘쳐”

홍주민 목사 “난민에 대한 사랑 실천은 구원의 요소”

혜찬스님 “난민을 잠재적 범죄인으로 보는 것은 편견”

[천지일보=김성완 기자] 올 여름 한국사회를 뜨겁게 달궜던 예멘 난민 문제에 대한 찬·반 논란이 여전한 가운데 4대종단 관계자들이 난민 이해에 대한 각계의 입장을 내놓고 공감대를 나눴다.

4대종단 이주·인권협의회는 4일 서울 종로구 한국 기독교회관 2층 조에홀에서 ‘종교인의 관점으로 보는 난민’ 심포지엄을 열고 난민과 국민 모두가 한국사회의 구성원으로 공존할 수 있도록 차별을 거둬내는 것이 중요하다고 밝혔다.

이번 심포지엄은 종교인의 관점에서 난민에 대한 이해의 폭을 넓히기 위해 마련됐다.

먼저 심유환 신부가 발제에 나서 난민에 대한 가톨릭계의 입장을 전했다.

심 신부의 설명에 따르면 가톨릭교회의 전통과 역사는 난민과 이민의 이야기라고 할 수 있다. 우선 아담과 하와는 지상 낙원에서 내쳐져 새로 이주한 곳에서 자손을 번성시켰다. 아브라함도 자기가 태어난 자란 아버지의 집을 떠나 살았다. 신 신부는 “예수님 또한 성모님과 요셉 성인과 함께 박해를 피해 베들레헴에서 이집트로 피난해 난민 생활을 했다”면서 “한국 가톨릭교회도 단지 우리 민족과 한국인 개인만을 생각하는 교회가 돼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원불교 측 입장은 강현욱 교무가 나서 소개했다.

강 교무는 이 시대 혐오에 맞서고 난민 동포들의 자력을 되찾아 주기 위해 또다시 전쟁 동포 원호회 어깨띠를 매고 ‘우리는 동포를 살리기 위해 거리로 간다’는 현수막을 걸고 거리로 나서야 할지 모른다고 했다. 덧붙여 그는 누군가 원불교에서 왜 난민 수용에 찬성하는지 묻는다면 난민 동포를 거부할 교리적 근거는 눈을 씻고 찾을 수 없으나 난민 동포를 맞이해 그들과 더불어 하나가 돼야 하는 교리적 근거는 차고 넘치기 때문이라고 강하게 말했다.

이와 관련해 개신교계 홍주민 목사는 난민은 이제껏 한국 사회의 금기어였으며 교회마저 예외는 아니었다고 지적했다. 특히 이번 예멘 사태는 이슬람과 무슬림에 대한 거짓 정보 뉴스에 힘입어 난민 문제에 대한 무관심과 혐오로 일관했다고 비판했다.

그는 이어 “난민반대집회에 동원된 개신교 단체는 세계의 조소를 자아낸다”며 “더 이상 부끄러운 행렬은 멈춰야 한다”고 덧붙였다.

홍 목사는 또 “신앙과 사랑은 별개가 아니다. 사랑실천은 신앙 행위에 속한다”며 “한국의 개신교가 이 땅의 가장 약자인 난민에게 다가가야 할 이유는 자선이나 시혜가 아니다. 난민으로 오시는 그리스도를 따뜻하게 맞이하는 것은 구원의 중요한 구성요소라고 강조했다.

대한불교조계종 혜찬스님은 난민 문제는 국가와 사회, 문화와 종교 다양한 문제가 얽히고 설킨 민감한 사안으로 누가 전적으로 틀렸다고 볼 수 없다고 했다. 하지만 대한민국이 문명국가임을 자부할 때 난민을 잠재적 범죄인으로 보는 것은 편견에 치우친 것이라고 판단했다.

스님의 설명에 따르면 불교에서는 세계일화(世界一花)는 ‘홀로 핀 꽃이 아니라 함께 핀 세계는 한 송이 꽃과도 같음’을 뜻한다. 어떤 꽃이든 씨를 맺고 꽃씨를 퍼트리려면 벌과 나비 등 매개자가 있어야 한다. 그런 매개자가 없으면 꽃이 피어도 열매를 맺을 수 없다고 한다. 이에 스님은 난민에 대한 문제는 세계일화라는 위대한 꽃을 피우고 극락정토(極樂淨土)라는 이상향의 세계건설을 위해 우리에게 매개자의 역할을 할 수 있는 기회 중의 한 방식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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