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모 빚이지만 도의적 책임 묻는 분위기

피해사실 공개하다 명예훼손죄 걸릴 수도

마이크로닷 (출처: 마이크로닷 인스타그램)
마이크로닷 (출처: 마이크로닷 인스타그램)

[천지일보=박혜옥 기자] 가수 마이크로닷을 시작으로 연예계 ‘빚투(빚too, 나도 빚졌다)’ 파문이 법적 책임공방으로 번지고 있다. 모두 부모의 빚이 연예인인 이들에게 부정적 영향을 끼치는 공통점을 안고 있어, 이들은 사실상 피해자에 해당된다고도 할 수 있다. 부모의 빚을 자식이 갚을 의무가 있는 걸까?

◆끝없이 이어지는 연예계 ‘빚투’ 전말

연계계 빚투 파문은 지난 19일 마이크로닷 부모에게 사기를 당했다는 글이 온라인 커뮤니티에 올라오면서 시작됐다. 여러 사람이 “마이크로닷 부모가 과거 충북 제천에서 사기를 저지르고 뉴질랜드로 도주했다”고 주장했다. 처음 의혹이 불거지자 마이크로닷은 “사실무근”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그러나 곧 마이크로닷 부모가 20년 전 사기 혐의로 피소됐고, 뉴질랜드로 이주해 기소가 중지된 상태임이 확인됐다. 이후 마이크로닷은 “이전까지 정확히 몰랐다. 아들로서 책임질 부분이 있다고 생각했다”고 공식사과하고 모든 방송에서 하차했다.

도끼 (출처: 도끼 인스타그램)
도끼 (출처: 도끼 인스타그램)

곧이어 도끼 어머니에게 1000만원을 빌려준 뒤 받지 못했다는 피해자가 등장하면서 본격적인 연예계 ‘빚투’가 시작됐다.

도끼 어머니의 중학생 동창이라는 피해자는 “김씨가 1천여만원을 빌렸지만 지금까지 갚지 않고 잠적했다”고 주장했다. 또 “민사소송을 진행해 대구지법에서 1155만 4500원을 갚으라고 판결 받았지만 아직도 안 갚고 있다”고 덧붙였다.

도끼는 SNS를 통해 반박하면서 “1000만원이면 내 한 달 밥값”이라고 말해 인성 논란이 빚어졌다. “이후 피해자와 원만히 합의했다”고 밝혔지만 네티즌은 싸늘한 반응이다.

가수 비 (출처: 비 인스타그램)
가수 비 (출처: 비 인스타그램)

26일에는 한류스타 ‘비’의 부모에게 사기를 당했다는 온라인 커뮤니티 글이 올라오면서 파문이 더 확산됐다. A씨는 “과거 비의 부모가 자신의 부모에게 약 1700만원 어치의 쌀과 현금 800만원을 빌렸지만 아직 갚지 않았다”며 약속된 어음도 공개했다. 이에 비는 소속사를 통해 “빠른 시일 내에 당사자와 만나 채무 사실 관계 유무를 정확히 밝히고 원만히 해결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28일 비 소속사는 “비의 모친이 고인이 됐기에 정확한 사실관계에 대한 진위여부를 확인하기 위해 당사 대표와 비 부친이 상대측과 직접 만났다”면서 공식입장을 냈다. 관계자는 "피해 주장 당사자들이 비 가족에 대한 모욕적인 폭언과 1억원의 합의금을 요청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확인되는 금액에 한해 비 본인이 아들로서 도의적인 책임을 지고 전액 변제할 것"이라면서도 "피해 주장 당사자 측의 인터뷰와 거론되는 표현(잠적, 사기, 문전박대 등)으로 비와 그의 아버지, 고인이 된 어머니의 명예를 심각하게 훼손하고 있다"면서 "훼손된 명예를 회복하기 위해 민·형사상 가능한 모든 법적 절차를 진행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천지일보·스타천지=안현준 기자] 그룹 마마무의 멤버인 휘인이 29일 오후 서울 강남구 일지아트홀에서 열린 여덟 번째 미니앨범 ‘블루스(BLUE;S)’ 발매 기념 쇼케이스에 참석해 사회자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천지일보 2018.11.30
[천지일보·스타천지=안현준 기자] 그룹 마마무의 멤버인 휘인이 29일 오후 서울 강남구 일지아트홀에서 열린 여덟 번째 미니앨범 ‘블루스(BLUE;S)’ 발매 기념 쇼케이스에 참석해 사회자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천지일보 2018.11.30

비 관련 빚투 논란이 빚어진 26일 마마무 휘인도 아버지 빚 문제로 논란의 중심에 섰다. 피해자는 “휘인 아버지가 2016년 2000만원의 돈을 갚지 않아 아버지 사업이 파산했다면서 힘들어하다 췌장암 3기 진단 받은 아버지가 돌아가셨다”고 주장했다. 이후 휘인은 소속사를 통해 “아버지가 가정에 무관심했고 가족들은 예기치 못한 빚에 시달렸다. 부모님은 2012년 이혼했다. 아버지 근황은 모르나 가족들과 상의해 원만히 해결하겠다. 거듭 사과드린다”는 입장을 밝혔다.

[천지일보=안현준 기자] 배우 차예련이 26일 오후 서울 종로구 포시즌스 호텔에서 열린 ‘제13회 유방암 인식 향상 캠페인 자선행사’에 참석해 포토타임을 갖고 있다. 이날 행사에는 김희선, 유아인, 이연희, 이동욱, 고준희, 오연서, 정해인, 김소연, 이준기, 김성령, 차예련, 김영광, 염정아, 채정안, 김다미, 김재경, 홍종현, 손나은, 효연, 산다라박, 엠버, 헨리, 쌈디, 그레이, 로꼬, AOA 지민, 장윤주, 아이린, 강승현, 이호정, 김진경, 스테파니 리, 배정남, 션&정혜영, 타블로&강혜정 등이 참석했다. ⓒ천지일보 2018.10.27
[천지일보=안현준 기자] 배우 차예련이 26일 오후 서울 종로구 포시즌스 호텔에서 열린 ‘제13회 유방암 인식 향상 캠페인 자선행사’에 참석해 포토타임을 갖고 있다. 이날 행사에는 김희선, 유아인, 이연희, 이동욱, 고준희, 오연서, 정해인, 김소연, 이준기, 김성령, 차예련, 김영광, 염정아, 채정안, 김다미, 김재경, 홍종현, 손나은, 효연, 산다라박, 엠버, 헨리, 쌈디, 그레이, 로꼬, AOA 지민, 장윤주, 아이린, 강승현, 이호정, 김진경, 스테파니 리, 배정남, 션&정혜영, 타블로&강혜정 등이 참석했다. ⓒ천지일보 2018.10.27

28일에는 배우 차예련의 아버지에게 사기 당했다고 주장하는 피해자들이 등장했다. 이들은 “차예련 아버지가 지난 2015년 토지거래 사기 혐의로 징역 3년형을 선고 받고 내년 출소를 앞두고 있다”며 “차예련의 아버지는 딸의 이름을 이용해 소유 토지를 10억원에 매입하기로 하고, 계약금을 일부만 줬다. 이로 인해 부모님은 노후 전 자금을 다 날렸다”고 주장했다.

이에 차예련은 “19살 이후 15년 동안 아버지를 못 봤고, 10년간 빚을 갚기 위해 최선을 다했다. 내가 빌린 것은 아니지만 책임감으로 돈을 갚았다. 10억원 가까이 빚을 갚았다”고 밝혀 놀라움을 자아냈다.

◆부모 빚 자식이 갚아야 하나

연예인들의 연이은 빚투 논란은 ‘부모 빚을 자식이 갚아야 하냐’는 의문으로 번지고 있다.

30일 YTN라디오 수도권 투데이에 출연한 김지예 변호사는 연예계 빚투 파문과 관련해 “부모 빚은 부모 빚”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상황이 단순하진 않다.

도의적으로 갚아야 하는 것이 옳다는 게 여론이고, 실제로 이 때문에 자식들이 갚을 여력이 되면 갚는 추세다. 그러나 부모가 사망할 경우는 상황이 달라진다.

이 경우 자녀가 부모의 채무까지 일괄 상속받게 된다. 한정승인 절차라든지 상속포기 절차 등등의 상속을 아예 안 받겠다라고 하면 채무도 변제된다. 그러나 부모님이 사망하고 가만히 있으면 채무도 당연히 자녀의 것이 되기에 갚아야 한다.

한편 이처럼 온라인 커뮤니티 등에 피해 사실을 알리는 경우는 피해자가 다시 명예훼손 등을 당할 여지가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실제로 사기혐의를 저지른 사람에게 “당신이 사기를 저질렀으니 나에게 금전적인 손해를 보상하라”는 식으로 SNS에 공개적으로 올린다든지, 언론에다가 제보를 하면 피해자가 사실적시 명예훼손죄로 오히려 고소당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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