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유총 총궐기대회 “박용진 3법 입법하면 ‘폐원’ 밖에 답 없다”

[천지일보=김빛이나 기자] “당사자를 배제하는 사립3법 반대한다! 졸속입법 중단하고 우리말도 들어달라! 공·사립 평등지원으로 학부모 선택권을 보장하라!”

한국유치원총연합회(한유총)는 29일 서울 종로구 광화문광장에서 주최 측 추산 1만 5000명(경찰 추산 3000명)이 참석한 총궐기대회를 열고 이같이 주장했다.

집회 참석자들은 붉은색 바탕에 ‘대책없는 사립말살 유아교육 무너진다’라는 문구가 적힌 손피켓을 들고 “사립유치원 교직원의 생존권을 보장하라”고 구호를 외쳤다. 또 ‘설립자의 개인재산 사유재산 존중하라’ ‘누리과정비 지원은 학부모에게 직접줘라’ 등이 적힌 푯대를 든 참석자도 있었다.

이덕선 한유총 비상대책위원장은 대회사에서 “교육부는 걸핏하면 유치원을 ‘학교’라고 하는데 (유치원을) 학교라고 할 것 같으면 공립유치원과 사립유치원 간 급여 차이가 없도록 정부가 책임져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정부가 소득이 발생하지 않게 해놓고 무슨 혜택이 있다고 하는지 말이 안 된다”라며 “진정 이 나라에 사립유치원이 필요 없다고 판단하면 우리는 폐원하고 조용히 물러나겠다”고 했다.

그러면서 “만약 정부가 필요한 유치원이 있으면 정상적으로 평가해서 매입해달라”며 “(이것이) 국·공립유치원을 새로 짓는 것보다 훨씬 저렴하고 원아들에게도 피해가 없다”고 주장했다.

또한 이 위원장은 “이대로 사립유치원의 특수성이 반영되지 못하고 처벌만 강요한다면 사립유치원 원장 중 얼마나 남아있을지 의문이 든다”며 “박용진 3법이 고쳐지지 않고 그대로 국회를 통과한다면 우린 폐원을 선택할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집회에 참석하기 위해 인천에서 왔다는 한 사립유치원 원장은 기자와 만나 눈물을 흘리며 “지난 30년간 유치원을 운영해오면서 이렇게 억울하고 참담한 심경은 처음”이라며 “유치원별로 천차만별 다른데 정부가 이러한 사정은 고려하지 않고 있다”고 토로했다.

그는 이어 “아이들에 비해 적은 수의 선생님이 함께 일을 하는데 퇴근을 제대로 하겠느냐”라고 반문하며 “박용진 3법이 통과된다면 더 이상 유치원을 운영할 수 없다. 폐원 밖에는 답이 없다”고 말했다.

한유총은 박용진 3법에 반대하는 입장을 가진 원장과 교사, 학부모들의 인터뷰를 담은 영상을 집회에서 공개했다. 영상에 나온 이들은 “그동안 고생해왔는데 사립유치원을 비리유치원으로 매도하는 것이 안타깝다”며 울먹이기도 했다.

한편 박용진 3법은 사립유치원의 공공성 강화를 위한 유아교육법·사립학교법·학교급식법 개정안을 말한다. 국회 교육위원회는 다음달 3일 법안심사소위원회에서 유치원 관련 법안을 심사·처리하기로 합의한 상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