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7월 독일 함부르크 주요20개국 (G20) 정상회의 열린 메세홀에서 메르켈 독일 총리 등 각국 정상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출처: 뉴시스)
지난해 7월 독일 함부르크 주요20개국 (G20) 정상회의 열린 메세홀에서 메르켈 독일 총리 등 각국 정상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출처: 뉴시스) 

미중 정상, 무역전쟁 후 첫 회동

공동성명 채택 불발 가능성도

최대 관심인물 ‘사우디 왕세자’

[천지일보=이솜 기자] 오는 30일(현지시간) 아르헨티나 부에노스아이레스에서 제13회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의 막이 오른다.

이틀간의 일정으로 진행되는 G20 정상회의에서는 ‘공정하고 지속가능한 개발을 위한 합의 구축’이라는 주제에서 정책 공조 방안을 모색한다.

G20 정상 참석 국가는 세계 국내총생산(GDP)의 85%, 교역의 75%, 인구 3분의 2를 차지한다. 아르헨티나가 G20 정상회의를 주최하는 것은 남미 최초다.

이번 회의에서는 특히 자유무역, 기후변화, 노동시장의 미래, 성 평등 등이 주요 쟁점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무엇보다도 글로벌 경제의 최대 이슈인 미국과 중국의 무역전쟁을 놓고 양국 정상이 직접 담판에 나서면서 타결을 볼지가 최대 하이라이트다.

지난 2017년 11월9일 중국 베이징의 인민대회당에서 중국을 방문한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왼쪽)이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과 나란히 걷고 있다. (출처: 뉴시스)
지난 2017년 11월9일 중국 베이징의 인민대회당에서 중국을 방문한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왼쪽)이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과 나란히 걷고 있다. (출처: 뉴시스)

정상회의가 폐막하는 다음 달 1일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업무 만찬 회담을 가진다. 미중 정상이 만나는 것은 양국이 무역전쟁을 시작한 후 처음으로, 이번 회담이 양국간 무역 분쟁의 향배를 가를 중대 분수령이 될 지 전 세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트럼프 행정부는 지난 7월부터 500억 달러 상당의 중국산 수입품에 대해 25%의 관세를 부과했고, 9월에는 2천억 달러어치에 대해 10%의 관세를 부과한 바 있다.

현재로서는 양국 간 무역분쟁에 대한 입장차가 매우 커 회동 전망이 그다지 밝지 않다는 관측이 잇따르고 있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29일 “G20 회의에 앞서 미국과 중국 간 간극이 커 보인다”면서 “베이징이 구조적 개혁을 거부함에 따라 양측의 입장이 강경해지는 것 같다”고 보도했다.

국제통화기금(IMF)에서 중국 전문가로 활동한 에스워 프라사드 미국 코넬대 교수는 시 주석과 마이클 펜스 미국 부통령이 지난 18일 막을 내린 파푸아뉴기니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에서 대립각을 세운 점을 지적하면서 이것이 양측의 입장이 강경해지고 있음을 암시한다고 분석했다. 이번 APEC에서는 중국이 성명 초안에 포함됐던 ‘불공정한 무역관행’이라는 문구에 강력히 반대하면서 사상 처음으로 공동성명을 채택하는 데 실패했다.

미국과 중국이 무역갈등을 봉합할 수 있는 합의안을 끌어내지 못할 경우 G20 공동성명 채택이 무산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트럼프 대통령과 주요국 지도자 간 갈등이 극심하게 드러났던 지난 6월 G7의 ‘낭패’가 재연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당시 G7에서는 보호무역주의와 관세장벽을 배격한다는 공동성명을 발표했으나 곧바로 트럼프 대통령이 반발하고 나섰다.

블룸버그 통신은 28일 “이번 G20에 참석하는 지도자들이 공동의 대응에 나서기보다 격분할 가능성이 더 커 보인다”면서 “국제적 도전을 고려할 때 여러 면에서 정상들이 모이기에 완벽한 시점이지만 상당한 돌파구가 마련될 것이라는 전망은 약해 보인다”고 지적했다.

사우디아라비아 언론인 자말 카슈끄지 살해 사건의 배후로 의심받는 무함마드 빈 살만 사우디 왕세자가 주요20개국(G20) 정상회의에 참석차 29일(현지시간) 아르헨티나 수도 부에노스아이레스에 도착했다. (출처: 뉴시스)
사우디아라비아 언론인 자말 카슈끄지 살해 사건의 배후로 의심받는 무함마드 빈 살만 사우디 왕세자가 주요20개국(G20) 정상회의에 참석차 29일(현지시간) 아르헨티나 수도 부에노스아이레스에 도착했다. (출처: 뉴시스)

한편 사우디아라비아 언론인 자말 카슈끄지 살해 사건의 배후로 의심받는 무함마드 빈 살만 사우디 왕세자도 G20 정상회의에 참석하기 위해 29일 아르헨티나에 도착했다.

‘카슈끄지 사태’가 전 세계에 끼친 충격파를 고려할 때 과연 어느 정상이 무함마드 왕세자와 ‘악수’하며 협력을 논할지, 어느 정상이 인권침해 등을 직접적으로 거론하며 비판할지를 놓고 눈길이 쏠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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