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각서 20억원가량 주장
경찰 “공식확인 어렵다”
[천지일보=홍수영 기자] 거액을 빌린 뒤 잠적했다는 의혹을 받는 래퍼 마이크로닷(신재호, 25) 부모의 사건과 관련해 피해자들이 연달아 나타나고 있다. 피해 규모가 20억원에 이른다는 소문도 돌았지만, 추정액일 뿐이라 정확한 규모가 얼마일지 궁금증을 자아내고 있다.
23일 경찰 등에 따르면 지난 19일 마이크로닷 부모인 신모씨 부부로부터 금전적 손해를 봤다는 피해자가 경찰을 찾아왔다.
이 피해자는 1999년 6월 피해 진정서 제출 사실을 확인해 달라고 경찰에 요청했다. 진정서에는 신씨 부부가 자신에게서 2500만원을 빌리고 갚지 않았다는 내용이 담겼다.
이와 비슷한 내용으로 피해를 본 사람이 3명이 더 있었다고 경찰은 전했다.
경찰은 관련 서류를 다시 확인하고 있지만, 구체적인 피해 규모는 확인해 줄 수 없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일각에선 규모가 20억에 달할 것이라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뉴질랜드로 잠적한 신씨 부부에게 보증을 섰다가 신용불량자가 됐다는 주민들 증언이 잇따르는 까닭이다.
계모임 계주였던 마이크로닷의 어머니 김모씨가 곗돈을 가지고 해외로 도주했다는 이야기도 나왔다.
반면 경찰의 인터폴 적색수배 요청 기준에 따르면 피해 규모가 크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경찰은 최근 신씨 부부에 대한 신병 확보를 위해 인터폴(국제형사경찰기구)에 적색수배를 요청하기로 했다. 자진 입국을 유도하는 게 우선이지만 어려울 경우 강제 절차를 밟아 신병을 확보하기 위해서다.
인터폴 수배요청 기준은 까다롭다. 강력범죄 사범이나 5억원 이상 다액 경제사범, 조직폭력 사범, 기타 등이 기준이다. 경찰은 이 사건을 기타인 ‘특별히 적색수배를 요청하는 중요 사범’에 해당한다고 보고 있다. 피해액이 5억원에 못 미칠 수 있다는 뜻이다.
경찰은 현재 정확한 추정이 어려워 신씨 부부의 신병을 확보해 피해액을 확인한다는 입장이다.
최근 인터넷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20년 전 충북 제천에서 목장을 운영한 마이크로닷의 부모가 친척과 이웃 등에게 거액을 빌려 뉴질랜드로 달아났다는 소문이 파다하게 돌았다.
마이크로닷 측은 지난 19일 사실무근이라고 강력히 부인했지만, 몇몇 피해자 증언과 20년 전 경찰에 피해 사실이 신고된 확인서류가 언론을 통해 공개됐다. 사기 혐의를 받는 이들 부부는 뉴질랜드로 출국한 이듬해인 1999년 7월 기소중지 됐다.
경찰은 여러 경로를 통해 사건 당사자인 신씨 부부가 현재 마이크로닷 부모라는 사실을 확인했다. 이에 따라 마이크로닷은 21일 사과문을 발표했다. 이후 마이크로닷은 연락이 닿지 않는 상태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