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지일보=남승우 기자] 양승태 전 대법원장 시절 재판거래 등 사법농단 연루 의혹을 받고 있는 고영한 전 대법관이 23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검찰청에 피의자 신분으로 출석하고 있다.  ⓒ천지일보 2018.11.23
[천지일보=남승우 기자] 양승태 전 대법원장 시절 재판거래 등 사법농단 연루 의혹을 받고 있는 고영한 전 대법관이 23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검찰청에 피의자 신분으로 출석하고 있다.  ⓒ천지일보 2018.11.23

양승태 시절 행정처장 3인 모두 조사… 법조비리 무마 혐의 등 다수

[천지일보=홍수영 기자] 양승태 전(前) 대법원장 시절 ‘사법농단’ 의혹에 연루된 의혹을 받고 있는 고영한 전 대법관이 피의자 신분으로 23일 검찰에 출석했다.

고 전 대법관은 예정시간 보다 일찍 이날 오전 9시 10분쯤 서울중앙지방검찰청에 출석했다. 전직 대법관이 공개적으로 검찰 포토라인에 선 건 박병대 전 대법관에 이어 두 번째다.

‘책임감 느끼는가’란 취재진의 질문에 고 전 대법관은 “법원행정처의 행위로 인해 사법부를 사랑하시는 국민 여러분께 심려를 끼쳐드려서 대단히 죄송하다”며 “누구보다도 지금 이 순간에도 옳은 판결, 바른 재판을 위해 애쓰시는 후배 법관을 포함한 법원 구성원 여러분께 정말 송구하다”고 밝혔다.

이어 “우리 사법부가 하루빨리 국민들로부터 신뢰를 회복하기를 바랄 뿐”이라고 말했다.

서울중앙지검은 이날 오전 9시 30분 고영한 전 대법관을 피의자 신분으로 불러 조사한다.

검찰에 따르면 고 전 대법관은 지난 2016년 2월부터 지난해 5월까지 법원행정처장을 역임했다. 그러면서 그는 2016년 ‘부산 스폰서 판사’ 비위 의혹을 덮기 위해 사건을 은폐하고 재판에 개입한 혐의를 받는다.

당시 문모 전 부산고법 부장판사가 자신의 스폰서인 건설업자 정모씨의 재판 관련 정보를 유출했고, 이를 확인한 법원행정처가 감사나 징계 관련 조치 없이 사건을 덮었다는 의혹이다.

이를 위해 고 전 대법관이 당시 윤인태 부산고법원장에게 직접 연락해 변론을 재개하고 선고기일을 미루도록 요청했고, 윤 원장은 담당 재판장에게 내용을 전달했다는 것이 검찰이 파악한 결과다.

또 고 전 대법관은 2016년 ‘정운호 게이트’ 당시 법관들을 상대로 하는 수사 확대를 저지하기 위해 영장전담판사를 통해 수사기밀을 빼내고, 영장재판 가이드라인을 일선 법원에 내려보낸 혐의를 받고 있다.

이외에도 ▲옛 통합진보당 의원 지위 확인 행정소송 관여 ▲헌법재판소 내부 정보 및 자료 수집 ▲헌재소장 관련 동향 수집 및 비난 기사 대필 ▲국제인권법연구회 및 인사모 대응방안 마련 ▲상고법원 등 사법행정 반대 판사 부당사찰 등 혐의를 받고 있다.

검찰은 고 전 대법관을 상대로 부산 법조비리 사건 무마 의혹과 전교조 재판 개입 등 혐의 전반을 집중적으로 캐물을 방침이다.

검찰이 차한성·박병대 전 대법관에 이어 고 전 대법관까지 연이어 소환해 조사하면서, 공교롭게도 양승태 사법부 시절 법원행정처장은 모두 검찰 조사를 받고 말았다. 사법농단 수사의 칼끝은 이제 양승태 전 대법원장을 향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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