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상남도청 공무원 갑질논란에 휩싸인 모 국장(53)이 21일 내부 매신저를 통해 84명의 직원에게 사과문을 보낸 내용. ⓒ천지일보 2018.11.22
경상남도청 공무원 갑질논란에 휩싸인 모 국장(53)이 21일 내부 메신저를 통해 84명의 직원에게 사과문을 보낸 내용. (출처: 독자 제공) ⓒ천지일보 2018.11.22

내부고발 글 조회수 7000건↑

국장, 전 직원에게 사과문 보내

"사실관계 확인 후 검토 계획"

[천지일보 경남=이선미 기자] 경남도청 모 국장(53, 남)이 아내의 리포트 작성을 직원에게 의뢰한 사실이 밝혀지면서 빈축을 사고 있다.

게시판에는 ‘누가 가장 잘못된 지시를 내린 걸까요’라는 제목으로 모 국장이 본인의 부인이 사이버로 사회복지사자격증을 취득해야 하지만 리포트 작성이 어렵다며 사회복지를 전공한 직원에게 대신 써달라고 지시했다는 내용의 글이 올라왔다. 또한 “국장님 사모님께서는 집에 계신 가정주부시라는데 리포트도 작성할 줄 모르면서 어찌 자격증을 따려고 마음을 먹으신 것인지… 담에 일도(사회복지사) 대신해드려야 하나요”라고 썼다.

지난 13일 게시판에는 국장이 직원에게 우월적 지위를 이용해 갑질하는 내용의 상세 글이 올라오면서 조회 수는 7000건 이상으로 화두가 되고 있다. 도에서는 이 글을 누가 올렸는지에 대해서도 궁금해 하는 분위기다. 그러나 내부고발한 사람을 색출하는 분위기는 아니다.

김경수 도정은 이 내용(공무원 갑질)이 언론에 노출되면 경남도정이 마치 잘못된 것들이 만연된 것처럼 비칠 수 있어, 전전긍긍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도 관계자는 “김경수 도정은 100개 중 100개가 다 맞아야 하는가. 썩은 사과는 버리고 개선해야 하는 것이 아니냐고 강조하면서 김 지사도 어느 정도는 공감하고 있다”고 전했다.

도에 따르면 앞서 21일 도청 감사관은 모 부서에 찾아와 국장의 징계 부분에 대해 어떻게 하면 좋겠냐라며 의논했다. 그러나 본지 기자가 22일 담당자와 통화해본 결과 “사실관계가 확인 되는 대로 관련 내용을 검토할 계획”이라며 전혀 다른 답변을 내놨다.

또 다른 관계자는 “모 국장은 우리 아내가 사회복지사 시험을 보기 위해 리포트 작성을 해야 하는데 어떻게 할지 모르겠다고 하자, 이 말을 들은 계장(53, 여)은 자발적으로 국장을 도와주겠다고 말해 결국 부서에서 3명의 직원을 차출하고, 리포트를 대신 작성해 계장에게 제출했다"고 밝혔다.

국장과 동갑인 계장은 평소 오지랖이 넓은 편으로 사심 없이 도와주려 했다는 것이다. 국장은 그동안 업무에도 열정적이며 출세 위주의 일을 하거나 갑질하는 부분이 없어 직원들 사이에서는 안타깝다는 얘기들이 흘러나오고 있다.

어제 오전 당사자인 국장은 전 직원에게 내부메신저로 사과문을 보냈다. 내용은 “최근 저의 개인적인 일을 직원들에게 시키게 된 일로 인해 청우들에게 큰 상처를 줬고 도정에 큰 피해를 주게 됐다. 모든 일은 자신의 부족함으로 비롯됐다. 진심으로 사과한다며 이런 일이 없도록 하겠다”고 약속했다. “모든 책임은 자신이 지겠다. 다른 직원에게 확대되지 않기를 바란다며 자신부터 혁신하겠다”고 했다.

한편 관계 공무원은 “사이버 복지사는 사이비복지사로 불리고 있다”며 그 이유에 대해 “사이버대학에서는 복지사자격증의 70~80%를 인터넷상으로 시험을 치른다.  인터넷은 시험보는 당사자가 누구인지 직접 확인할 수 없다는 문제점이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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