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자연 검찰청탁 의혹(출처: YTN 화면 캡쳐) ⓒ천지일보 2018.11.20
장자연 검찰청탁 의혹(출처: YTN화면캡쳐)

[천지일보=홍수영 기자] 장자연 검찰청탁 의혹이 불거져 논란이 일고 있다. 

20일 YTN은 장자연 사건을 맡았던 김모 전 부장검사가 “아내가 검사니 잘 부탁한다”는 청탁을 받았다고 보도했다. YTN보도에 따르면 장자연 사건을 수사 중인 대검찰청 진상조사단이 수사 외압 여부에 대해 확인하기 위해 당시 사건을 맡았던 김모 전 부장검사를 지난주 참고인 자격으로 소환해 조사하는 과정에서 이러한 진술을 확보했다.

보도에 따르면 통상적으로 수사 검사가 사건을 맡지만 장자연 사건은 이례적으로 김 전 부장검사가 직접 사건을 담당해 조서를 작성하고 공소 제기까지 진행했다. 

김 전 부장검사는 사건의 전말을 가장 잘 아는 인물이자 당시 조선일보 기자로 사건 당일 동석해 장씨를 추행한 것으로 알려진 조모씨를 비롯해 장자연 리스트에 올랐던 관련자들을 대부분 불기소 처분한 장본인이기도 하다.

진상조사단은 김 전 부장검사를 상대로 장씨의 통화 내역이 사라진 경위와 수사 당시 외압이 있었는지 등을 집중 추궁했다. 

이 과정에서 김 전 부장검사는 조씨를 수사하는 과정에서 한 검사로부터 ‘조씨의 아내가 검사니 잘 부탁한다’는 내부 청탁이 있었다고 진술했다. 다만 누가 이런 청탁을 했는지는 구체적으로 언급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고(故) 장자연은 ‘꽃보다 남자’에 악녀 삼인방 중 써니역으로 출연해 인상적인 연기를 펼쳤던 신인 연기자였다. 장자연 리스트 사건은 장씨가 2009년 3월 재벌과 유력 언론사 관계자, 연예기획사 관계자 등에게 성 접대를 했다고 폭로한 문건을 남기고 스스로 목숨을 끊으며 촉발됐다.
 

장자연이 성상납 피해 사실 등을 적은 편지. ⓒ천지일보 2018.11.20
고 장자연씨가 성상납 피해 사실 등을 적은 문건. (출처: 연합뉴스) ⓒ천지일보 2018.11.20

당시 장자연문건의 리스트에 올랐던 사람은 7명이고 유족들이 고소한 사람은 7명, 이 중 2명이 중복되는 사람으로 총 12명의 남성들이 ‘성상납리스트’에 이름을 올렸지만 모두 증거불충분으로 처벌받지 않았다. 

폭행혐의로 소속사 전 대표 김씨와 모욕죄 혐의로 전 매니저 유씨만 각각 징역 4월과 징역 1년형을 선고받았지만, 이들도 집행유예를 받아 수감을 면했다. 

다양한 권력이 연계돼 그냥 묻힐 뻔했던 사건은 정권이 바뀌면서 재조명되기 시작했다. 

지난 10월 과거사진상조사위원회는 2009년 장자연 사망사건 후 삼성그룹 맏사위였던 임우재씨와 장씨 사이에 35차례 전화통화사실이 확인됐지만 임씨에 대한 조사는 이뤄지지 않았다며 부실수사 의혹을 제기한 바 있다. ⓒ천지일보 2018.11.20
지난 10월 과거사위 산하 대검찰청 진상조사단은 2008년 삼성그룹 맏사위였던 임우재씨와 장씨 사이에 35차례 전화통화사실이 확인됐지만 임씨에 대한 조사는 이뤄지지 않았다고 밝혔다. 이로 인해 일각에서는 부실수사 의혹을 제기됐다. (출처: YTN화면캡쳐) ⓒ천지일보 2018.11.20

지난 10월 과거사위 산하 대검찰청 진상조사단은 최근 삼성그룹 맏사위였던 임우재씨와 장씨가 지난 2008년 35차례 통화한 사실을 확인했다. 하지만 임우재씨에 대한 조사는 이뤄지지 않았다고 밝혔다. 특히 장씨가 숨지기 전 한 1년치 통화기록이 검찰 수사 도중 사라진 것으로 알려지면서 수사과정에서 외압이 작용한 것 아니냐는 의혹이 짙었다. 

지난달 11일 방송된 MBC 뉴스데스크에 따르면 고(故) 장자연씨의 휴대폰 통화내역에는 ‘임우재’라는 이름이 존재했다. 이 연락처는 당시 임우재의 전 부인인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의 명의로 등록돼 있었다.

임씨 측은 얼굴은 본 적 있지만 통화한 적이 없다며 의혹을 부인했다.

그러나 사건 담당 검사가 내부 청탁 사실을 시인하면서 장자연 사건은 새로운 국면을 맞을 전망이다. 더불어 그간 처벌에서 제외된 인물들의 혐의가 입증될 지에도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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