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교개혁501주년⑧] 프란치스코 교황, 즉위 후 스스로 택한 한반도… ‘새 날’ 예고
[종교개혁501주년⑧] 프란치스코 교황, 즉위 후 스스로 택한 한반도… ‘새 날’ 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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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란치스코 교황. (출처: 프란치스코 교황 방한 준비위원회) ⓒ천지일보 2018.11.19
프란치스코 교황. (출처: 프란치스코 교황 방한 준비위원회) ⓒ천지일보 2018.11.19

프란치스코 교황이 말한 ‘한반도’

 

교황, 한반도 향한 애정 드러낸 행보

발언 중 ‘사랑’ 166번 ‘한국’ 120번

“큰 평화‧번영 누리는 땅 위에 설 것

한국, 새로운 날의 새벽 준비해야”

[천지일보=강수경 기자] 지난 2014년 8월 14일 프란치스코 교황의 방한으로 온 나라가 떠들썩했다. 그도 그럴 것이 프란치코 교황의 방한은 교황 즉위 후 스스로 결정한 해외 첫 방문 일정이었다. 2013년 3월 즉위한 교황은 그해 7월 브라질, 이듬해 5월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등 중동을 순방했지만 그 일정들은 이미 전임 교황 때부터 정해져 있던 것이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세계에서 유일하게 자생적으로 가톨릭 신앙이 전파된 한국을 각별하게 여기고 있었다. 방한 당시에도 그는 14~18일까지 닷새 동안이나 머물렀다.

프란치스코 교황이 방한해 남긴 메시지는 주로 사랑에 대한 것이었다. 교황은 방한 기간 ‘사랑’이라는 단어를 166번 사용했다. 그다음으로는 ‘한국’을 120번 사용했다.

그가 곳곳에서 남긴 메시지는 종교인들에게 청빈의 삶을 권면하면서 사용되는 어록으로 회자되고 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방한 첫날 청와대에서 박근혜 전 대통령과 정부 관계자들과의 회담 자리에서는 한반도를 향한 애정을 드러냈다. 교황은 “이 민족의 유산은 오랜 세월 폭력과 박해와 전쟁의 시련을 거쳤다”며 “그러나 이러한 시련 속에서도, 대낮의 열기와 한밤의 어둠은, 정의와 평화와 일치를 향한 불멸의 희망을 품고 있는 아침의 고요함에 언제나 자리를 내어줬다”고 말했다. 그는 평화에 대해서도 “평화는 단순히 전쟁이 없는 것이 아니라, ‘정의의 결과(이사 32,17 참조)’다”며 “정의는 하나의 덕목으로서 자제와 관용의 수양을 요구한다. 정의는 우리가 과거의 불의를 잊지는 않되 용서와 관용과 협력을 통해 그 불의를 극복하라고 요구한다”고 말했다.

한국 천주교의 활동에 대해서는 “(한국 천주교회는) 조상들에게서 물려받고 자신의 신앙에서 우러나오는 지혜와 전망으로 국가가 당면한 커다란 정치적 사회적 문제들에 기꺼이 이바지할 준비를 갖출 것”이라고 정치‧사회적 참여에 비중을 뒀다.

지난 2013년 3월 즉위한 프란치스코 교황은 즉위 후 스스로 결정한 첫 순방지로 대한민국을 선택했다. 2014년 8월 14~18일 방한 기간 중 둘째날인 15일 대전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성모승천대축일에 참석한 교황과 신도들. (출처: 프란치스코 교황 방한 준비위원회) ⓒ천지일보 2018.11.19
지난 2013년 3월 즉위한 프란치스코 교황은 즉위 후 스스로 결정한 첫 순방지로 대한민국을 선택했다. 2014년 8월 14~18일 방한 기간 중 둘째날인 15일 대전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성모승천대축일에 참석한 교황과 신도들. (출처: 프란치스코 교황 방한 준비위원회) ⓒ천지일보 2018.11.19

교황은 가난한 사람들을 향한 베풂도 강조했다. 그는 한국주교들과의 만남 자리에서 “기억의 지킴이가 되고 희망의 지킴이가 돼 달라”고 요구했다. 교황이 의미하는 희망의 지킴이는 가난한 사람과 난민, 이민자들, 사회 변두리에서 사는 사람들과의 연대를 의미한다.

또 교황은 주교들을 향해 “온갖 유혹을 물리치십시오. 성령을 질식시키고, 회개를 무사안일로 대체하고, 마침내 모든 선교 열정을 소멸시켜 버리는 그러한 정신적 사목적 세속성에서 하늘이 우리를 구원해 주시기를 빈다”고 말했다.

방한 둘째날 대전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성모승천대축일 미사강론에서는 그리스도인들을 향해 “그리스도인들이 올바른 정신적 가치와 문화를 짓누르는 물질주의의 유혹에 맞서, 이기주의와 분열을 일으키는 무한 경쟁의 사조에 맞서 싸우기를 바란다”며 “새로운 형태의 가난을 만들어 내고 노동자들을 소외시키는 비인간적인 경제 모델들을 거부하기를 빈다. 생명이신 하느님과 하느님의 모상을 경시하고, 모든 남성과 여성과 어린이의 존엄성을 모독하는 죽음의 문화를 배척하기를 빈다”고 강조했다.

세월호 침몰 사건에 대한 언급도 있었다. 교황은 성모승천대축일 미사 삼종기도 중 세월호 침몰 사건으로 생명을 잃은 이들과 고통받고 있는 이들을 위로해달라고 기도했다.

교황은 한반도에서 신앙을 위해 초개와 같이 목숨을 버린 순교자들에 대해서는 “한민족, 그들의 마음과 정신을 통해 이 땅에 그리스도교 신앙이 들어오게 되었습니다. 그것은 지적 호기심과 종교적 진리의 탐구를 통해 촉발됐다”고 광화문에서 열린 ‘한국 순교자들의 시복미사’ 강론 중 평가했다.

교황은 충남 서산 해미성지 아시아주교들과의 만남 연설 중에는 넓은 사고와 시야를 가질 것을 주문했다. 교황은 “우리의 대화가 독백이 되지 않으려면, 생각과 마음을 열어 다른 사람, 다른 문화를 받아들여야만 한다”고 말했다.

교황은 사람을 주교들을 유혹하는 ‘세속 정신’에 대해서는 ▲상대주의라는 거짓된 빛 ▲피상성: 무엇이 옳은지 분별하기보다는 최신의 유행이나 기기, 오락에 빠지는 경향 ▲쉬운 해결책, 이미 가지고 있는 공식, 규칙과 규정들 뒤에 숨어 확실한 안전을 택하려는 유혹이라고 경계했다.

지난 2013년 3월 즉위한 프란치스코 교황은 즉위 후 스스로 결정한 첫 순방지로 대한민국을 선택했다. 2014년 8월 14~18일 방한 기간 중 둘째날인 15일 대전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성모승천대축일에 참석한 교황과 신도들. (출처: 프란치스코 교황 방한 준비위원회) ⓒ천지일보 2018.11.19
지난 2013년 3월 즉위한 프란치스코 교황은 즉위 후 스스로 결정한 첫 순방지로 대한민국을 선택했다. 2014년 8월 14~18일 방한 기간 중 둘째날인 15일 대전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성모승천대축일에 참석한 교황과 신도들. (출처: 프란치스코 교황 방한 준비위원회) ⓒ천지일보 2018.11.19

프란치스코 교황은 방한 일정을 마치기 직전에 가진 ‘평화와 화해를 위한 미사 강론’에서도 의미있는 발언들을 했다. 교황은 한국 방문을 마치며 남기는 메시지라며 “화해시키는 은총을 마음에 기쁘게 받아들이고, 은총을 다른 이들과 함께 나누라”고 조언했다. 이어 “국민생활의 모든 영역에서 그리스도의 화해 메시지를 힘차게 증언하기를 부탁한다”며 “다른 그리스도인들과 함께, 다른 종교의 신자들과 함께, 한국사회의 미래를 염려하는 선의의 모든 형제자매와 함께 이룬 우정과 협력의 정신 안에서 하느님 나라의 누룩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 프란치스코 교황은 한반도의 그리스도인들을 향해 예언적인 성격의 메시지를 남기기도 했다. 이는 “우리 조상들이 알았던 것보다 훨씬 큰 평화와 번영을 누리는 땅 위에 우리를 세우시겠다고 약속하신다”며 “부디 이 고요한 아침의 나라가 화합과 평화를 이루는 가장 풍요로운 하느님의 강복 속에서 참으로 기뻐하는 그날이 오기까지 한국에서 그리스도를 믿고 따르는 이들이 그 새로운 날의 새벽을 준비해나갈 수 있기를 진심으로 기원한다”는 메시지다.

이 메시지를 두고 당시 일각에서는 예언자 말라키의 예언을 해석해 ‘새로운 그날’을 이루어갈 새 시대의 영적 지도자가 이 땅에서 출현했음을 알리는 것이며 교황이 한반도에 바통을 넘긴 것이라는 풀이도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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