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人을만나다] ‘불편한 아름다움’ 수상한 교사로 돌아온 배우 이상엽
[영화人을만나다] ‘불편한 아름다움’ 수상한 교사로 돌아온 배우 이상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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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동네사람들’서 미남 미술교사 ‘지성’ 연기한 배우 이상엽. (제공: 씨앤코이앤에스)
영화 ‘동네사람들’서 미남 미술교사 ‘지성’ 연기한 배우 이상엽. (제공: 씨앤코이앤에스)

 

영화 ‘동네사람들’서 미남 미술교사 ‘지성’ 연기

악역 연기 고민했지만 감독님 진심에 믿음 얻어

범죄자들 사진 보며 그들의 기운 풍기려 노력

[천지일보=이혜림 기자] 배우 이상엽의 2018년은 다채롭다. 드라마와 영화, 예능까지 정말 많은 변화가 있었기 때문이다. 순정만화 주인공 같은 훈훈한 외모와 다르게 선과 악을 넘나드는 다채로운 연기를 선보여 대중에게 강한 인상을 남긴 배우 이상엽. 최근엔 ‘런닝맨’ ‘정글의 법칙 보물섬 in 사모아’ ‘무확행’ 등 예능에서 엉뚱하고 헛똑똑이 같은 모습으로 반전 매력을 선보여 전 세대로부터 사랑을 받고 있다.

그동안 뛰어난 연기력을 가졌음에도 인정받지 못했던 이상엽이 영화 ‘동네사람들(감독 임진순)’을 통해서 인정받을 듯하다. 영화 ‘동네사람들’은 여고생이 실종됐지만 아무도 찾지 않는 의문의 마을에 새로 부임한 체육교사 기철이 사건의 실마리를 쫓게 되는 스릴러다. 이상엽은 잘생긴 얼굴과 수줍은 성격인 미술교사 ‘지성’으로 분해 인기 많은 선생님이지만 뭔가 감춘 듯한 인물을 연기했다

영화 개봉 전 서울 종로구의 한 카페에서 배우 이상엽을 만나 영화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다.

영화 ‘동네사람들’서 미남 미술교사 ‘지성’ 연기한 배우 이상엽. (제공: 씨앤코이앤에스)
영화 ‘동네사람들’서 미남 미술교사 ‘지성’ 연기한 배우 이상엽. (제공: 씨앤코이앤에스)

 

“영화를 가지고 관객을 뵌 지 5년 만이에요. 그간 시사회를 많이 다녔는데 앞에서 무대인사 하는 사람이 너무 부러웠어요. 저는 늘 객석에 앉아 ‘잘 생겼다!’ ‘멋있다!’라며 소리 지르는 입장이었거든요. 이번에 영화 책자에 얼굴 나온 것도 처음이고, 무대 인사와 인터뷰 등 홍보를 하는 것도 처음이라 떨리네요.”

초롱초롱한 눈망울로 첫 홍보인터뷰에 참여하게 된 소감을 말한 이상엽은 “처음이라 여유가 없어서 시사회에 온 친구들이 응원해줬는데 반응을 하지 못했다”며 아쉬워했다.

앞서 드라마 ‘당신이 잠든 사이에(당잠사)’ ‘시그널’ 등에서 소름 돋는 악역을 소화해 주목을 받은 그가 이번에도 악역을 맡은 이유는 무엇일까. 이상엽은 “저는 캐릭터에 영향을 많이 받는 편이다. 밝은 캐릭터를 맡은 뒤 작품을 끝내면 그 기운이 가는데 어두운 캐릭터나 악역을 하면 밝은 걸 했을 때보다 영향이 크다”며 “‘당잠사’가 끝난 후 어두운 동굴로 문을 열고 들어가는 찰나였다. 그래서 시나리오를 읽은 뒤 하면 안 될 것 같은 생각이 들었다”고 털어놨다. 이어 “그런데 감독님이 엄청 확신한 모습에 믿음이 갔다. (저에게) 예의상 하는 말이 아니라 진심이 느껴졌다”며 “감독님이 매 신 함께 의논해주셨다. 너무 이야기를 많이 해서 기운 빠진 적도 있다. 또 믿고 가는 (마)동석이 형도 있었다. 결과적으로 너무 좋은 경험이었다”고 말하며 웃었다.

영화 ‘동네사람들’ 스틸. (제공: ㈜리틀빅픽처스)
영화 ‘동네사람들’ 스틸. (제공: ㈜리틀빅픽처스)

 

지성은 자신의 잘못된 행동으로 체육교사인 ‘기철(마동석 분)’에게 두들겨 맞기도 한다. 이 장면에서 이상엽은 산속에서 멧돼지를 만난 것 같은 공포스러운 눈빛을 보인다. 이상엽은 “마동석형과 액션을 찍어야 한다는 것만으로도 두려웠다. 저를 편하게 해주려고 형이 ‘괜찮아. 나 베테랑이야’라고 말해도 무서웠다”며 “어떤 장면에선 진짜 겁먹는 눈빛이 나왔다. 제가 정말 지성이었고 영화가 현실을 겪었어도 쉽게 대들지 못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항상 어둡고, 표정 없는 얼굴의 지성은 수상한 행동을 이어간다. 이 같은 지성을 연기하는 이상엽은 고통스러웠다. 이상엽은 “연기하면서 되게 답답했다. 손을 닦는 장면에서 뭔가 참고 있는 복잡한 심경이 드러나야 하는데 잘 표현됐나 싶다. 그러면서 ‘얘는 얼마나 힘들었을까’라는 생각이 들었다”며 “21테이크를 찍었다. 디렉션도 주지 않아 찍을 땐 야속하고 그랬는데 어떻게 보면 감독님이 그만큼 저를 불편하게 했던 것 같다”고 설명했다.

“선을 넘기지 않는 게 어려웠어요. 순간마다 어떻게 무게를 잡아야 하나 고민을 많이 했는데 감독님만의 확실한 선이 있었던 것 같아요. 그 선 잡기는 걸 촬영만큼 공들였어요. 감독님과 진짜 많은 이야기를 했죠. 아침에 촬영 준비하기도 전에 감독님과 둘이 현장에 앉아서 신에 대해 이야기하고, 밥 먹다가 하거나 촬영 끝나고 이야기했죠.”

영화 ‘동네사람들’서 미남 미술교사 ‘지성’ 연기한 배우 이상엽. (제공: 씨앤코이앤에스)
영화 ‘동네사람들’서 미남 미술교사 ‘지성’ 연기한 배우 이상엽. (제공: 씨앤코이앤에스)

 

지성이라는 캐릭터를 만들기 위해 이상엽은 많은 사진을 찾아봤다. 그는 “영화의 캐릭터를 많이 참고하시는데 저는 사진을 많이 본다. 다들 마스크를 쓰고, 초점 없는 눈빛이지만 뉴스에 나온 범죄자들이나 외국 범죄자들의 사진을 보면 그들에게 나오는 어떤 아우라가 있다”며 “정말 열심히 찾아봤다. 나도 그런 기운을 가졌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 되게 복잡하고 불편하게 만들고 싶었다. 숨긴다고 숨겨지지 않는 느낌이고 싶었다”고 말했다.

“이번 영화에서 저의 목표는 스크린 안에 잘 녹아 들어가는 것이에요. 허점이 있더라도 들키지 않고 잘 스며들었으면 좋겠어요. 앞으로 어떤 작품을 해도 이상엽이 보이는 게 아니라 배역이 보이는 게 제 배우로서의 목표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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