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기와의 멋이 다시금 관심을 끌고 있다. 용인 한국민속촌 내의 왕의남자 세트장 ⓒ천지일보(뉴스천지)

대중문화뿐 아니라 우리 정신 담긴 전통문화 알려야

[천지일보=김지윤 기자] 농경사회를 시작으로 산업사회 정보지식사회까지 거쳤다. 이제 21세기는 감성을 중요시 하는 시대로 도래했다. 이러한 이유로 기업들은 서로 앞다퉈 감성 마케팅을 실시하고 있으며, 국가는 자국의 가치를 높이기 위해 대중문화부터 고유문화를 세계에 내세우고 있다. 이제 세계는 감성 전쟁, 곧 ‘문화’에 집중하고 있다.

우리나라도 예외는 아니다. 특히 대중문화, 가요의 인기는 가히 폭발적이다. 최근 일본에서 펼쳐진 소녀시대 첫 쇼케이스에서 무려 2만 2000여 명의 팬들이 모여 그들을 응원하는 등 한국의 대중문화에 열광하는 세계인들이 점점 늘고 있다. 문화에 대한 열광은 한국을 사랑하는 이른바 친한파(親韓派) 외국인들이 덩달아 증가하고 있는 추세다.

일본인 유키에 츠찌야(28) 씨는 “불과 수 년 전에 불었던 한류는 그저 바라보는 것에 그쳤다면 최근 가요를 중심으로 좋아하는 한국 가수를 코스프레하고 춤을 추는 등 적극적으로 문화를 즐기고 있다”며 한류가 예전보다 강력해졌음을 시사했다.

우리 문화가 융숭한 대접을 받은 것은 어제 오늘만의 이야기가 아니다. 1400년 전 백제는 일찍이 중국과 일본에 화려한 문화를 전파했다. 13세기 중엽 고려시대에도 고려양(高麗樣)이 원나라에서 큰 인기를 끌었다는 점은 이미 익히 알려진 바다.

 

▲ 한량무(사진 제공: 한국의집)

이처럼 문화는 한 국가에만 머무는 것이 아니다. 더군다나 양질의 문화일수록 타국으로 유입된다는 사실은 역사를 비추어 볼 때 충분히 알 수 있는 사실이다. 일찍이 김구 선생은 ‘높은 문화의 힘’을 강조했다. 그는 “문화의 힘은 우리 자신의 생활을 풍족하게 하고 나아가서는 남에게도 행복을 가져다준다”고 했다.

우리 문화가 관심을 받고 있지만 일제강점기만 하더라도 일제에 의해 조선 문화가 철저히 외면당했다. 일제는 문화말살정책을 펼쳐 창씨개명뿐 아니라 우리말과 글을 쓰지 못하게 했다. 조선 문물과 문화는 철저히 무시당했다. 하지만 김구 선생과 같은 민족주의자들을 필두로 문화를 지켜냈다.

늘 공기가 있기 때문에 그 소중함을 모르듯, 우리 국민은 자국의 문화의 가치가 얼마나 높은지를 모른다. 근대화·산업화에 접어들면서 서구문물만 받아들이려고만 했지 우리 것을 지키려 하지 않았다. 오히려 국민 스스로가 자국의 문화를 거들떠보지 않았다.

우리 문화가 재조명된 것은 제24회 서울올림픽(88서울올림픽)을 지나 1990년대 들어서부터다. 세계화 바람이 불어들면서 정부와 국민은 주체성을 찾고 싶어 했다. 외국인이 한국에 들어와서 고유의 색을 느끼고 갔으면 하는 바람이 살아났다.

때 마침 90년대 후반에 중국을 중심으로 가요·드라마·영화와 같은 대중문화가 큰 인기를 끌었다. 이러한 국외 반응에 정부와 국민은 문화 살리기에 동참했다. 먼저 문화산업에 적극적으로 지원했다. 이 뿐만 아니라 사라져 가는 전통문화를 되살리는데 힘을 쏟았다. 국가는 88서울올림픽에서 전국 공공화장실을 개조하는 등 생활문화 부분에서도 예절을 강조하기도 했다.

점점 고유의 문화가 자리 잡고 있다. 이러한 현상은 한국의 매력을 느끼기 위해 바다 건너오는 외국인들을 보면 알 수 있다.

 

▲ 최고의 한류스타 최지우 ⓒ천지일보(뉴스천지)

엘로디(24, 프랑스 파리)는 “한국은 정말 흥미로운 곳이다. 프랑스에서는 ‘궁’과 같은 한국 만화책과 ‘뽀로로’와 같은 애니메이션이 각각 젊은이와 어린이들 사이에서 큰 인기를 누리고 있다”며 “서울에 방문했을 때도 굉장했다. 전통 가옥(한옥)을 보면서 아름다움을, 비보이 무대를 봤을 땐 열정을 느낄 수 있었다”고 소감을 밝혔다.

우리 문화에 자긍심을 갖는 한국 젊은이들도 늘어나고 있는 추세다. 직장인 김명진(37, 인천시) 씨는 “10여 년 전만 하더라도 우리 문화는 대중문화 외에 내세울 것이 없다고 생각했다”며 “황병기 선생님 등 전통 예술 분야도 세계에서 알아주다 보니 우리 문화에 대한 자부심이 높아졌다”고 전했다.

문화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고급문화를 활성화시키는 방안을 모색하는 모임도 곳곳에서 생겨나고 있다. 신승일 한류문화산업포럼 회장은 “정부 및 기관은 대중문화에서 시작했지만 우리 문화의 내면적인 것, 고급 문화를 내외국인에게 알려야 한다”고 주문했다.

천지일보는 24시간 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저작권자 © 천지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