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종윤 독자

금낭묘계(錦囊妙計)란, 비단 주머니 안에 들어 있는 계략이란 말로, 위급한 상황을 타개할 수 있는 묘책이라는 뜻으로 쓰인다.

삼국지연의에서 제갈량이 오장원에서 병으로 죽기 전, 부하인 양의에게 비단 주머니를 건네며 “내가 죽으면 위연은 반드시 반역할 것이다. 그때 전장에서 이 주머니를 열어 보아라”고 말한 것이 이 성어의 유래이다.

죽음의 순간에도 촉을 걱정하는 제갈량이 바친 마지막 충정이 바로 금낭묘계인 것이다. 이 지혜 주머니를 통해 촉은 위연이라는 거물급 장수의 역모를 예방했다.

그로부터 1800여년이 흐른 지금, 장하성 전 정책실장은 후임 김수현 실장에게 어려울 때 열어보라며 빨간 주머니, 파란 주머니를 주고 떠났다고 한다. 이 주머니가 필요한 상황은 도대체 누가 만들었을까.

한국경제의 모든 지표가 나락으로 떨어지고 국민 경제의 근간인 자영업이 몰락하는 가운데 마땅한 대책 없이 그는 전 정권 탓하기로 일관해왔다. 야당과의 협치는커녕 경제부총리와의 끊임없는 불협화음으로 만들어낸 1년 반의 재앙적 심포니, 그 안에서 고통받은 이들은 다름 아닌 서민들이었다. 그런 의미에서 이번 인사 단행은 누가 봐도 경제정책 실패에 대한 심판이자, 국민에 의한 경질이었다.

그가 후사를 위한 지혜를 남길 여력이 있었다면, 마땅히 임기 때 발휘했어야 하는 것이 아닌가? 원균이 남긴 주머니엔 13척의 배라도 있었다. 그의 지혜 주머니에는 무엇이 들어있을지, 진심으로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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