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시 폭락에 위험선호도 하락

[천지일보=김현진 기자] 개인 투자자들이 빚을 내서 주식을 사들인 신용거래융자 잔고가 투자심리 위축에 반대매매 증가까지 겹치면서 빠르게 줄어들면서 한 달 사이 약 24%가 감소했다.

8일 금융투자협회(금투협)에 따르면 유가증권(코스피) 시장과 코스닥시장의 신용거래융자 잔고는 이달 5일 기준 9조 374억원으로 집계됐다. 지난달 2일 신용거래융자 잔고(11조 8578억원)와 비교하면 한 달 만에 2조 8204억원(23.8%)이나 줄었다.

이 기간 시장별 잔고는 코스피가 5조 9697억원에서 4조 7068억원으로 21.2% 줄었고, 코스닥은 5조 8881억원에서 4조 3306억원으로 26.4% 감소했다. 특히 이달 1일에는 신용거래융자 잔고가 8조 9993억원까지 줄어 올해 처음으로 8조원대를 기록하기도 했다. 이는 지난해 11월 3일(8조 9954억원) 이후 최저액이기도 하다.

신용거래융자 잔고는 개인 투자자가 증권사에서 돈을 빌려 주식을 매수한 금액이다. 일단 빚을 내 주식을 사고서 수익이 나면 대출 원금과 이자를 갚고 시세 차익을 볼 수 있기 때문에 잔고가 많을수록 주가 상승을 기대하고 빚을 내 주식을 사들인 공격적인 개인 투자자가 많다는 의미로 받아들여진다.

그러나 잔고가 줄었다는 것은 주가 하락의 영향으로 개인 투자자들이 빚을 내서 주식을 사는 금액이 줄었거나 반대매매 물량으로 출회된 것으로 풀이된다. 곧 시장 급락으로 위험 선호도가 하락해 신용거래융자 잔고도 감소한 것으로 분석된다.

올초만 해도 10조원 안팎이던 신용거래융자 잔고는 상반기에 남북 경협주와 바이오주 등을 위주로 개인 매수세가 몰리면서 12조원대로 늘어났다. 북미정상회담이 열린 지난 6월 12일에는 잔고가 12조 6480억원으로 최고치를 찍고 난 후 감소세로 전환했다. 이후 8월부터는 다시 조금씩 늘다가 10월 들어서는 증시 폭락과 함께 급감했다. 10월 한 달 코스피와 코스닥 지수는 각각 13.37%, 21.11%가 하락했다.

10월 증권사들이 내놓은 반대매매 매물은 호가 기준 코스피시장 2627억원, 코스닥시장 2589억원 등 총 5216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산 조회가 가능한 2006년 3월 이후 최대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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