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일 의왕시 백운호수 생태탐방로 둘레길을 시민들이 걷고 있다. ⓒ천지일보 2018.11.4
[천지일보 의왕=이성애 기자] 지난 1일 의왕시 백운호수 자연보존생태탐방로 둘레길을 시민들이 걷고 있다. ⓒ천지일보 2018.11.4

농업용수 공급목적 인공호수

도심 속 힐링지, 찾는 이 多

청계산·백운산·모락산 만나

야간 탐방 데크길, 데이트코스

계절마다 보고 즐길거리 풍부

[천지일보 의왕=이성애 기자] 겨울을 재촉하듯 쌀쌀함이 더해진 11월의 첫날. 아직은 겨울을 받아들이기엔 가을이 너무나 아쉽다. 인덕원역에서 마을버스를 타고 10여분을 가면 도심 속 휴양지 백운호수 둘레길을 만날 수 있다.

도심 속 힐링 명소로 떠오르고 있는 의왕 백운호수 자연보존생태탐방로는 최근 의왕시가 총 120여억의 사업비를 들여 데크길을 재정비했다.

백운호수는 병풍처럼 둘러싸고 있는 북동쪽의 청계산, 남동쪽의 백운산, 서쪽의 모락산이 만나는 지점에 있다. 평지 82만 6450㎡(25만평) 중 36만 3638㎡(11만평)가 백운호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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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지일보 의왕=이성애 기자] 의왕 백운호수 자연보존생태탐방로 습지대.ⓒ천지일보 2018.11.4

◆백운호수의 유래

백운호수는 원래 농업용수의 원활한 공급을 목적으로 지난 1953년 조성된 인공 호수다. 6.25 이후에는 비보호지역이었으며 전쟁 시 식수원으로도 사용됐다. 농지가 사라진 지금 백운호수의 주변은 수려한 경관, 맑은 공기, 잘 정돈된 대형주차장, 호수순환도로 등으로 의왕 시민뿐만 아니라 수도권 시민도 자주 찾는 휴양지로 유명해졌다. 백운호수 자연보존생태탐방로를 찾은 지난 1일에도 이곳을 찾은 사람으로 북적였다. 3m 너비의 탐방로를 따라 3㎞의 백운호수 자연보존생태탐방로를 담소 나누며 걷다 보니 1시간이 훌쩍 가버린다.

둘레길을 걷다가 타작마당에서 도리깨로 곡식을 털고 있는 한 아주머니를 만났다. 어릴 적 집 안마당에서 부모님이 추수하던 모습이 떠올라 옛날로 시간여행이라도 온 듯하다. 한쪽엔 라이브카페가, 또 다른 한편에선 재래식 농사 모습을 볼 기회가 흔치 않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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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지일보 의왕=이성애 기자] 의왕 백운호수에 보트가 떠 있다. ⓒ천지일보 2018.11.4

백운호수에서는 라이브카페, 모터보트, 각종 전문요리를 즐길 수 있다. 백운호수를 따라 개설된 호수순환도로는 드라이브코스로, 데이트코스로도 손색이 없다. 주정래(80) 서울 종로구 사진작가회 감사는 “의왕시 내손동에는 세조의 동생 임영대군의 묘와 사당이 능 안 마을 뒤쪽 모락산 중턱에 있어 이곳 호수에서는 역사의 숨결도 느낄 수 있다”며 “의왕시민으로서 자랑스럽다”고 말했다. 그러나 “아름다운 자연경관의 숲이 아파트 숲으로 변할 때마다 안타깝다”며 “현재 아파트 자리가 숲이었을 때 정말 좋았다”며 회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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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지일보 의왕=이성애 기자] 의왕 백운호수 자연보존생태탐방로 둘레길. ⓒ천지일보 2018.11.4

◆힐링지로 떠오르는 백운호수 둘레길

호수 위에는 오래된 수문이 있다. 여기에 아치형 다리가 별도로 있어 운치를 더한다. 어디에서 봐도 둘레길이 형성된 것을 볼 수 있다. 힐링지로 알려지다 보니 백운호수 주변에는 맛집과 카페들이 즐비하다. 예전에는 자동차극장도 있었다고 전해진다. 호수를 볼 수 있는 그늘 쉼터는 소풍 장소로, 만남의 장소로도 안성맞춤이다. 최근에는 야간 탐방을 위해 데크길에 조명을 설치해 야경의 아름다움을 보기 위한 연인들도 많다.

백운호수에서는 보트도 탈 수 있다. 쌀쌀한 날씨 탓인지 기자가 찾은 날에는 보트를 타는 아베크족은 없었다. 보트 위 둘만의 시간을 즐길 수 있는 연인들의 성지인 보트는 새롭게 단장돼 있었다. 오리배도 찾는 이를 기다리고 있다. 순간 시원한 모터보트를 타고 물 위를 질주하는 모습에 보는 이의 속마음까지 시원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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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지일보 의왕=이성애 기자] 지난 1일 의왕 백운호수에서 관광객이 모터보트를 타고 질주하고 있다. ⓒ천지일보 2018.11.4

계절마다 피는 들꽃, 수묵화 같은 풍경, 작은 나비 등 백운호수 둘레길을 걷노라면 ‘행복’이라는 단어가 떠오른다. 봄이면 벚꽃이 흩날리는 명소로, 가을이면 아름다운 단풍 옷을 입고 찾는 이를 반겨준다. 여기에 힘들지 않고 걸으며 힐링할 수 있으니 이곳의 인기는 날이 갈수록 더할 것 같다.

의왕시 관계자는 “시민의 만족도가 높아 주중에는 1000여명, 주말에는 3000~4000여명이 찾는다”며 “백운호수 주변에 대단지 공원도 조성할 예정이어서 도로 등 주위에 부족한 시설을 안정화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보트와 카페촌 등도 있지만 백운호수 주변에는 갈미한글공원, 문화의 거리, 바라산, 바라산 자연휴양림, 청계사 등 하루 코스로 즐길 수 있는 곳도 많아 가족과 연인들이 찾아도 부담이 없을 것 같다. 선선한 가을 멀리까지 단풍 구경하러 떠날 필요 없이 도심에서 가까운 의왕 백운호수 둘레길을 찾아보길 추천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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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지일보 의왕=이성애 기자] 지난 1일 백운호수 주변 타작마당에서 한 아주머니가 도리깨로 곡식을 털고 있다.ⓒ천지일보 2018.1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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