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학수 한체대 초빙교수

‘국민스타’의 모습을 다시 보여줄 수 있을까. 세계 최고의 피겨스타 김연아가 브라이언 오서 코치와 결별한 지 2개월여 만에 새 코치를 선임했다는 소식을 접하면서 가장 먼저 들었던 생각이다.

오서 코치와 찰떡궁합을 이루며 세계선수권, 올림픽을 제패하며 남부러울 것이 없던 김연아였지만 지난 8월 오서 코치와 갑작스런 결별을 놓고 날카로운 진실공방전을 펼치면서 팬들에게 큰 불안감을 던져주었다.

국민적 사랑을 한 몸에 받았던 만큼 결별 이후의 지난 2개월간 그녀의 행동 하나하나가 큰 뉴스거리가 됐다.

다행히도 오서 코치와의 결별 잡음이 크게 확대되지 않은 상황에서 문제를 정리한 뒤 지난주 어린 시절 자신의 우상인 미셸 콴의 형부 피터 오피가드를 새 코치로 맞아들여 새로운 생활을 시작하게 돼 걱정거리를 덜어주었다.

 2개월 만에 다시 정상적인 위치를 갖추게 됐지만 김연아는 그동안 남모를 마음고생이 심했음 직하다. 믿는 도끼에 발등 찍힌 격으로 2년여간 고락을 같이하며 모든 것을 의존했던 오서 코치와의 예기치 않은 결별은 20세의 가녀린 그녀에게는 정신적으로 큰 충격이었다.

신뢰를 보낸 개인에 배신을 당했다는 자체도 컸지만 특히 절대적으로 지지해주었던 국민들에게 엄청난 물의를 일으킨 것이 아닌가 크게 걱정했다는 후문이다.

실제로 오서 코치와의 결별로 김연아의 국민스타로서의 이미지는 많이 나빠졌다. 그 이전 광고모델 선호도 랭킹에서 1위를 계속 달렸지만 결별 이후 가수 이승기, 배우 신민아에 이어 3위로 내려앉았다.

해외에서의 이미지 또한 그동안 은인으로 여겼던 오서 코치를 해고한 냉정한 선수라고 부정적으로 인식되기도 했다. IB스포츠와의 관계 정리 후 오서 코치와의 결별 등 계속된 잡음으로 그의 이미지는 알게 모르게 손상됐던 것이다.

이번 일련의 일 등으로 인해 김연아 측은 운동 이외에 주변 관리도 아주 중요하다는 것을 큰 교훈으로 얻었을 것으로 보인다. 국민적인 관심을 받음에 따라 모든 일 하나하나 많은 신경을 써 결정해야 한다는 점도 느꼈을 것이다.

따라서 새 코치를 선임하는 문제는 그에게는 마음을 추스르고 새롭게 출발하는 데 있어서 가장 중요한 사항이 아닐 수 없었을 법하다. 일단 김연아가 미셸 콴의 형부를 새 코치로 기용한 것은 적절한 결정인 것 같다.

심신이 지치거나 힘들 때 정신적 멘토가 큰 힘이 될 수 있다는 기대감에서다. 어릴 적 이상형인 미셸 콴의
형부를 새 코치로 쓴 것은 콴과의 유대를 강화하며 많은 도움을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이번에 새 코치 선임발표 기자회견을 한 장소인 미국 LA 이스트 웨스트 아이스팰리스는 콴이 운영하는 곳으로 앞으로 김연아의 훈련장소가 될 예정이다.

김연아가 기자회견에서도 밝혔듯이 이곳에서 새 코치와 함께 훈련을 하게 돼 새로운 동기부여가 될 것으로 보이며 콴의 따뜻한 배려와 충고도 받을 수 있다는 이점이 있다.

내년 세계선수권대회에 대비해 이른바 콴 패밀리의 관심과 지도를 받으며 훈련을 쌓게 될 김연아에게 지금 가장 필요한 것은 오서 코치와의 결별의 아픔을 깨끗이 잊어버리고 마음의 안정을 되찾으며 예전의 모습으로 돌아가야 한다는 점일 것이다.

김연아가 곤혹스러워 했던 국민스타로서의 실추된 이미지는 앞으로 성적 등을 통해서 언제든지 회복될 수 있으리라 생각한다.

위기를 뒤집으면 기회가 된다. 대한민국의 스타이며 세계 피겨계의 실력자이기도 한 김연아가 새 코치 피터 오피가드와 미셸 콴과 손잡고 앞으로 정상의 무대를 지켜나갈지 많은 주목을 받게 될 것이다.

국민들은 김연아가 심기일전해 밴쿠버동계올림픽과 같은 가슴 벅찬 감동을 다시 일으켜주기를 바란다.

천지일보는 24시간 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저작권자 © 천지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