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지일보 담양=이미애 기자] 담양에 이색 추억여행 관광지로 떠오르고 있는 전남 담양군 금성산성길에 위치한 ‘근현대사 전시관·영화촬영소’ 정문 앞에서 김창식 대표가 환한 모습으로 관람객을 반기고 있다. ⓒ천지일보 2018.11.2
[천지일보 담양=이미애 기자] 담양에 이색 추억여행 관광지로 떠오르고 있는 전남 담양군 금성산성길에 위치한 ‘근현대사 전시관·영화촬영소’ 정문 앞에서 김창식 대표가 환한 모습으로 관람객을 반기고 있다. ⓒ천지일보 2018.11.2

한국의 ‘유니버셜’ 꿈꿔
추억 속 작은 시골 마을
근현대사 변화를 한눈에
옛 장터거리 이색 풍경

[천지일보 담양=이미애 기자] ‘사람은 추억을 먹고 산다’는 말이 있을 정도로 향수에 젖어 추억을 기념한다. ‘그 시절 그 추억, 그때가 좋았다’는 말로 삶의 고단함을 덜어내기도 했던 세대들, 담양에 이색 추억여행 관광지로 떠오르고 있는 전남 담양군 금성산성길에 위치한 ‘근현대사 전시관·영화촬영소’가 딱 그런 분위기를 연출한다. 이곳은 사설 전시관으로 한국의 유니버셜 스튜디오를 꿈꾸는 김창식(54)대표가 조성한 곳이다.

해방 전후부터 1980년 생활상 엿보여

기자가 ‘담양 추억의 골목’을 찾아간 지난 30일 작은 시골 마을(동네)에 들어선 듯 해방 전후부터 1980년대 생활상’을 여러 전시품에서 볼 수 있었다. 예술성이 가미된 각각의 소형 건물은 흥미진진했다. 정미소(옛날 방앗간)의 발전기가 돌아가고 벼를 넣으면 쌀이 되어 나올 것 같은 도구들이 그대로 재현돼 있었다. 방앗간 계단을 따라 올라가면 돗자리를 깔고 앉아서 책을 읽어도 좋을 만큼 조용했다. 뒷산에서 품어내는 맑은 공기, 가을향기가 더욱 싱그러웠다.

입구 오른쪽에 ‘고등이발관’이라고 간판이 걸려있고, 그 안에는 당시에 사용했던 ‘도구’들이 가지런히 놓여있었다. 한쪽에는 녹슨 붕어빵 굽는 기계가 세월의 흔적을 표현하고 있었다. 생활 도구로, 또 생계를 위해 사용했던 도구가 빼곡히 정리정돈 돼 있어, 어디서 어떻게 이런 신기한 물건들을 다 수집했을까. 이곳은 영화촬영소를 비롯한 장터, 약장수 가설극장, 7080 거리, 추억의 학교 교실, 고바우 만화방, 옛날 방앗간, 문방구, 점빵, 오락기기, 다방, 농기구, 추억의 고고장, 등 볼거리가 다양해 꼼꼼히 살펴보면 근현대사의 변화를 읽을 수 있었다.

[천지일보 담양=이미애 기자] 전남 담양군 금성산성길에 위치한 ‘추억의 골목 근현대사 전시관·영화촬영소’에 재현된 약장수 장터 가설극장 문구가 이색적이다. ⓒ천지일보 2018.11.2
[천지일보 담양=이미애 기자] 전남 담양군 금성산성길에 위치한 ‘추억의 골목 근현대사 전시관·영화촬영소’에 재현된 약장수 장터 가설극장 문구가 이색적이다. ⓒ천지일보 2018.11.2

◆올해 5월 개관, 관광명소로 급부상
‘담양 추억의 거리’는 2500평 규모로 지난해 2월 24일 대지 매입 후 그해 3월부터 조성을 시작, 올해 5월 문을 열었지만, 방문객들의 입소문을 타고 짧은 시간에 관광명소로 급부상했다. 기존 박물관은 실내에 있지만, 외부 전시를 통해 관람객과 소통하고 ‘추억’을 공유한다는 점에서 색다른 ‘전시관 형태를 보여주고 있다. 특히 가설 건물이 40여개동이 건축돼 있어 관람객들이 보고 이해할 수 있도록 배려했다.

김창식 대표가 20년 전부터 그의 동생과 함께 ‘추억의 물건이 사라지는 것을 안타까운 마음으로 수집하기 시작한 것이 계기가 돼 오늘에 이르게 됐다. 김 대표는 “다른 일을 그렇게 열심히 했다면 많은 돈을 벌었을 것”이라고 말해 그가 얼마나 이 일에 열정을 다했는지 느껴졌다.

“우리나라는 단층으로 된 ‘한옥 문화’에서 갑자기 아파트 문화로 주거 형태가 바뀌면서 옛 추억이 묻은 물건이 길거리로 버려지게 됐다”는 김 대표는 과거에 투자해 미래를 바라보고 있다.

[천지일보 담양=이미애 기자] 가을, 추억 여행지로 떠오르고 있는 전남 담양군 금성산성길에 위치한 ‘근현대사 전시관·영화촬영소 내부에 있는 음악다방 DJ가 이어폰을 끼고 선글라스를 쓰고 있는 모습. ⓒ천지일보 2018.11.2
[천지일보 담양=이미애 기자] 가을, 추억 여행지로 떠오르고 있는 전남 담양군 금성산성길에 위치한 ‘근현대사 전시관·영화촬영소 내부에 있는 음악다방 DJ가 이어폰을 끼고 선글라스를 쓰고 있는 모습. ⓒ천지일보 2018.11.2

추억은 한 시대의 역사

담양 추억의 거리 김창식 대표는 어린 시절 여수 ‘개도’에서 자란 후 여수에서 고등학교를 거쳐 광주 조선대학교 ‘건축학과’를 전공했다. “사람들은 새것을 좋아하죠. 다른 사람들이 볼 때는 별것 아닌 물건이지만 저에게는 그것이 추억이고 한 시대의 역사입니다” 김 대표는 남다른 철학으로 추억의 거리 조성을 위해 돈 버는 일도 뒤로하고 오직 예술가의 길을 걸어왔다.

그는 지난 2013년 9월부터 시작해 2014년 8월 경주 달동네를 조성한 주인공이다. 김 대표는 “오픈 시점에서 동업자가 배신했다”라는 말로 일축했다. 예술성을 비롯해 소품과 아이디어 등 운영권을 빼앗기고 법에 호소했지만, 되돌리지 못했다. 하지만 오는 12월 초 최종 재판을 앞두고 있다”면서 담양으로 오게 된 배경을 설명했다.

섬에서 자란 정서 때문일까. 남다르게 ‘추억’을 사랑했다. 옛 물건에 애착을 느낀 것이다. 그래서 보이는 대로 수집하고, 또 사들이기도 했다. 구하기 힘든 물건들은 동생이 섬에서 구했다. 당시에는 1970년 자료가 별로 없었다. 주로 학교 관련 물품은 섬 지방에서 많이 수집했다. 현재 담양에 있는 ‘추억의 골목, 영화촬영소’도 전시 설계, 디자인까지 김창식 대표의 손을 거쳤다. 경주지역 추억의 달동네를 비롯해 담양 추억의 거리와 영화촬영소를 손수 만든 김창식 대표는 건축가로 문화재청 일을 한 경험이 있다.

[천지일보 담양=이미애 기자] 이색 추억여행 관광지로 떠오르고 있는 전남 담양군 금성산성길에 위치한 ‘근현대사 전시관·영화촬영소’ 내부 옛날 방앗간(정미소) 모습. ⓒ천지일보 2018.11.2
[천지일보 담양=이미애 기자] 이색 추억여행 관광지로 떠오르고 있는 전남 담양군 금성산성길에 위치한 ‘근현대사 전시관·영화촬영소’ 내부 옛날 방앗간(정미소) 모습. ⓒ천지일보 2018.11.2

하지만 그의 진짜 직업은 사극(kbs, mbc, kbc, jtbc) 스튜디오 건축 전문가다. ‘주몽’ 드라마 세트 소장으로 들어가 방송과 인연이 돼 전문적으로 일해 오면서도 김 대표는 추억을 알리는 예술성을 발휘해 생태 도시 담양과 어울리는 명소를 만들어 관광객을 불러들이고 있다.

현재도 사극 세트장 주문이 들어오고 있지만, 그의 마음은 바쁘다. 앞으로 한국의 유니버셜 스튜디오(Universal Studios)를 만드는 게 그의 꿈이기 때문이다. 박물관 3개를 만들 정도의 소품을 소장하고 있는 김 대표는 “10년이면 2만평을 채울 수 있을 정도의 영화, 드라마 촬영장을 만들 수 있다”고 자신했다.

하지만 현재는 촬영 장소는 아닌 전시관 수준이라고 오히려 겸손해했다. 가을 여행지로 담양 추억의 골목·영화촬영소에서 교복체험도 하고, 사랑하는 사람들과 가장 행복한 시간을 공유하면서 마음의 쉼표를 예쁘게 그려보길 추천한다.

‘담양 추억의 골목 영화촬영소’가 김창식 대표의 꿈처럼 한국의 유니버설 스튜디오가 되는 그날까지 관광객의 발걸음이 끊이지 않기를 바란다.

[천지일보 담양=이미애 기자] 담양군 추억의 골목 내부에 있는 옛날 국민학교(현, 초등학교)교실 난로위에 벤또(현, 도시락)이 올려져 있다. ⓒ천지일보 2018.11.2
[천지일보 담양=이미애 기자] 담양군 추억의 골목 내부에 있는 옛날 국민학교(현, 초등학교)교실 난로위에 벤또(현, 도시락)이 올려져 있다. ⓒ천지일보 2018.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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