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지일보=이예진 기자] ‘채용성차별 철폐 공동행동’이 31일 서울 서초구 삼성생명 본사 앞에서 삼성·한화 금융계열사의 채용 성차별 은폐를 규탄하는 기자회견을 연 가운데 참가자들이 구호를 외치고 있다. ⓒ천지일보 2018.10.31
[천지일보=이예진 기자] ‘채용성차별 철폐 공동행동’이 31일 서울 서초구 삼성생명 본사 앞에서 삼성·한화 금융계열사의 채용 성차별 은폐를 규탄하는 기자회견을 연 가운데 참가자들이 구호를 외치고 있다. ⓒ천지일보 2018.10.31

[천지일보=이예진 기자] 하반기 공채시즌을 앞두고 시민단체가 금융기업들의 채용 성차별 은폐를 규탄하며 정부에 근본적인 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채용성차별 철폐 공동행동’은 31일 서울 서초구 삼성생명 본사 앞에서 삼성·한화 금융계열사의 채용 성차별 은폐를 규탄하는 기자회견을 열고 “점수 조작이라는 가장 저급하고 비열한 방식을 통해 성차별 범법을 자행하는 대한민국 기업의 민낯이 그대로 드러났다”고 주장했다.

공동행동은 “지난해 대한석탄공사, 한국 가스안전공사의 성차별 채용 비리에 이어 올해 KEB하나은행, KB국민은행, 신한금융그룹 등의 성비 내정과 채용 점수 조작으로 인한 채용 성차별이 만천하에 드러났다”며 “(기업은) 채용단계에서부터 남성을 뽑기 위해 최종 합격자 성비 결정 후 점수를 조작해 우수한 여성지원자를 탈락시켜왔다”고 주장했다.

이들에 따르면 지난 26일 채용비리로 인해 업무방해·남녀고용평등법 등을 위반한 혐의로 기소된 KB국민은행 관련자들은 유죄판결을 받았고, KB국민은행은 벌금 500만원을 부과 받았다.

또 이들은 “은행권 채용 절차 모범규준을 만들어 채용 성차별을 시정하고 채용 성비를 공개하라고 요구했지만 은행연합회는 ‘공개할 때마다 이슈화 될 수 있다’ ‘자율규제 할 수 있다’고 주장하면서 모범규준에서 채용 성비 공개 규정을 배제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정부에 기업의 채용 성차별 실태조사와 엄정한 법 집행, 고용상 성차별 시정을 위한 조속한 단기 조치, 근본적인 장기 대책 마련을 요구했지만 고용노동부 장관은 ‘지금까지 금융기관의 채용비리 등은 관행이었다’는 식으로 전수조사를 거절했다”고 밝혔다.

공동행동은 “고용 성차별을 감독하는 고용부가 미온적인 사이 삼성·한화 그룹의 금융계열사인 삼성생명·삼성화재·삼성카드·삼성증권·한화생명보험·한화손해보험 등 채용 성차별 의심 사업장에서는 채용 관련 서류를 모두 폐기했다”면서 “사전실태조사에 나선 고용부는 ‘업체들에 대한 근로감독에 나섰지만 관련 자료를 제출하지 않아 진위 여부를 판단할 수 없었다’며 현행 남녀고용평등법의 채용서류 미보존에 대한 300만원 과태료 처분에 그쳤다”고 말했다.

이들은 “정부는 기업의 채용 성차별 은폐 행위에 대해 300만원의 과태료 처분으로 면죄부를 줘서는 안 되며, 성차별 의심사업장에 대해 구체적이고 강력한 조사·수사를 실시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주수정 복지국가청년네트워크 활동가는 “지난 8월 27일부터 9월 10일까지 채용 성차별 사례를 수집했다”면서 “수집내용에는 면접 때 결혼·출산계획·남자친구 등에 대한 일명 ‘결출남’에 대한 질문은 직종을 가리지 않고 등장했다”고 말했다.

이어 “‘여자들은 힘들어서 오래 못 견딘다’ ‘이전 직장에서 여자치고 연봉 많이 받았네’ 등 직무 능력을 폄하하는 발언과 ‘목소리가 무뚝뚝하다. 여자가 그러면 사회생활 하기 힘들다’ 등 인신공격에 대한 발언들도 있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피해자들은 사례접수를 하면서 신분이나 기업명이 드러나지 않도록 반드시 익명으로 해달라고 했다”며 “피해자들은 막말을 듣고도 화를 내지 못하고 있었다. 정부는 여자라는 이유만으로 능력이 훼손당하거나 경쟁에서 밀리지 않도록 공정한 법과 제도로 보호해달라”고 요구했다.

[천지일보=이예진 기자] ‘채용성차별 철폐 공동행동’이 31일 서울 서초구 삼성생명 본사 앞에서 삼성·한화 금융계열사의 채용 성차별 은폐를 규탄하는 기자회견을 연 가운데 참가자들이 손피켓을 들고 있다. ⓒ천지일보 2018.10.31
[천지일보=이예진 기자] ‘채용성차별 철폐 공동행동’이 31일 서울 서초구 삼성생명 본사 앞에서 삼성·한화 금융계열사의 채용 성차별 은폐를 규탄하는 기자회견을 연 가운데 참가자들이 손피켓을 들고 있다. ⓒ천지일보 2018.10.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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