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지일보 나주=이영지 기자] 제4회 마한역사문화축제가 19일 오후 전남 나주시 국립나주박물관 일원에서 개최된 가운데 천년나주마한행렬이 개막식 현장에 도착하고 있다. ⓒ천지일보 2018.10.20
[천지일보 나주=이영지 기자] 제4회 마한역사문화축제가 19일 오후 전남 나주시 국립나주박물관 일원에서 개최된 가운데 천년나주마한행렬이 개막식 현장에 도착하고 있다. ⓒ천지일보 2018.10.20

천년나주마한행렬·소도제 등 독특한 역사·문화 재현 눈길

나주곰탕·홍어 등 먹거리, 마한 사냥대회 등 체험거리 풍성
19~21일까지 마한화합 어울마당, 춤 경연대회, 씨름 대회 등

[천지일보 나주=이영지 기자] 축제의 달 10월, 전국이 축제 열기로 뜨거운 가운데 전라남도 나주시에서 19일 ‘마한 새로운 천년을 열다’란 주제로 이색 축제가 화려하게 개막해 눈길을 끌었다.

올해로 제4회째를 맞는 마한역사문화축제(19~21일)는 전라도 정명 천년을 맞아 더욱 다양하고 풍성한 프로그램으로 마련돼 지역민은 물론 전국의 관람객들에게 지역대표축제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빛가람혁신도시에서 점심을 먹은 후 기자는 곧장 마한축제가 열리는 나주시 반남면 국립나주박물관으로 향했다. 앞서 오전에는 마한제례(천제·고분제)가 진행됐으며 오후 일정으로 전라도 천년 기념 학술대회 ▲천년나주마한행렬 ▲개막행사(소도제) ▲MBC 개막 축하쇼 등이 마련돼 있어 발길이 바빴다.

국립나주박물관까지 가는 20여분 동안 가을걷이가 한창인 황금빛 들판과 길가의 코스모스와 은빛 억새, 파란 하늘이 완연한 가을 날씨를 보였다.

오후 1시. 행사장에 도착하자 접근성이 멀었던 지난해와 달리 국립나주박물관 앞에서 바로 행사장을 만날 수 있었다. 가장 먼저 향토음식관이 눈에 띄었고 이어 농특산물 전시·판매관, 전시·홍보관, 주무대가 펼쳐져 있었다. 박물관 뒤편에는 마한 놀이촌이 조성돼 있었다.

향토음식관에는 지역 대표 음식인 나주곰탕, 홍어를 비롯해 도토리묵, 파전 등이 인기리에 판매되고 있었다.반남면 새마을 부녀회장인 유점자(여, 60대)씨는 “축제 첫날인데도 손님이 밀리기 시작한다. 우리 부녀회는 10명이 참가하고 있는데 활기가 돈다”며 “내일은 많은 손님이 예약돼 있어 음식 준비 등에 더욱 바쁠 것”이라고 말했다.

구수한 파전을 맛본 뒤 농특산물 전시·판매관에 들렀다. 이곳에선 마한음식 전시 및 체험공간이 조성돼 있었다. 농산물 품종 전시관에도 관람객들이 삼삼오오 모여 있었고 남평 리버시티마켓도 많은 사람들이 관심을 보였다. 한쪽에는 혁신도시이전공공기관이 합동으로 무료법률사무소 부스가 마련돼 있었고, 곳곳에서 공공기관 직원들이 봉사하는 모습도 눈에 띄어 혁신도시공공기관 이주민들이 차츰 나주에 정착해 가고 있음을 짐작케 했다.

리허설이 한창 진행 중인 주무대 주변에는 지역아동센터와 다문화 센터 등 소풍 나온 아이들이 ‘무궁화 꽃이 피었습니다’ 등 전통놀이를 하며 즐거워하는 모습이었다.

[천지일보 나주=이영지 기자] 19일 오후 전남 나주시 국립나주박물관에서 전라도 천년 기념 학술대회가 열렸다. '나주 서성문 안 석등의 역사적 의미와 활용방안'이란 주제로 열린 이번 학술대회에서 은화수 국립나주박물관장이 인사말을 하고 있다. 2018.10.20
[천지일보 나주=이영지 기자] 19일 오후 전남 나주시 국립나주박물관에서 전라도 천년 기념 학술대회가 열렸다. '나주 서성문 안 석등의 역사적 의미와 활용방안'이란 주제로 열린 이번 학술대회에서 은화수 국립나주박물관장이 인사말을 하고 있다. 2018.10.20

국립나주박물관에 들어서자 ‘나주 서성문 안 석등’에서 기념사진을 찍고 있는 나주시민을 만날 수 있었다.

김성자(전남 나주시 반남면)씨는 “나주 서성문 안 석등(보물 제354호)은 그동안 국립중앙박물관에 비치돼 있다가 지난해 88년 만에 다시 고향 나주에 돌아와 우리 지역민들에게 자부심을 더 하고 있다”고 설명하며 자랑스러워했다.

천년 기념 학술대회가 열리는 강당에 들어서자 ‘나주 서성문 안 석등의 역사적 의미와 활용방안’이란 주제로 학술대회가 막 시작되고 있었다. 이날 학술대회에는 은화수 국립나주박물관장, 최인선 순천대학교 박물관장, 위광환 나주부시장을 비롯해 학계 주요 인사들이 대거 참석해 열기를 더했다.

특히 이번 학술대회는 지난해 순천대학교 박물관과 학술교류 협약 후 첫 성과를 발표하는 자리로 서성문 안 석등이 어느 사찰의 것인지, 최초 세웠던 장소는 어디인지, 미술사적으로는 어떤 가치가 있는지 알아보는 자리로 그 의미가 컸다.

서성문 안 석등은 사각형 지대석 안상, 팔각 하대석 장식 등 미술사적 가치는 물론 지역과 국가의 번영하는 의미까지 내포하고 있어 학계에서 주목받고 있다.

주제발표가 끝난 후 기자는 자리를 이동했다. 박물관 뒤편에 들어서자 마한 놀이촌이 큰 규모로 조성돼 있어 마치 2000년 전 마한시대에 온 듯 착각이 들었다. 주 무대인 씨름판을 둘러 마한 활쏘기, 마한 투구· 금동관 만들기, 마한 의상체험부스, 마한도자기 만들기 등 이색적인 체험공간이 조성돼 있었으며 체험하는 관람객들은 즐거운 표정이었다.

기자는 잠시 시민들의 권유로 사)국립나주박물관후원회에서 운영하는 에코백 만들기 부스에 들렀다.

이곳에서 체험하던 정민수(가명, 남, 60대)씨는 “공예는 소질 있는 사람들만 하는 줄로 알았는데 막상 해보니 누구나 쉽게 할 수 있는 것 같다. 오늘 체험을 통해 작은 성취감을 느꼈고 스트레스 해소에도 도움이 된 것 같다”고 소감을 밝혔다.

기자는 직접 만든 2000원짜리 에코백을 들고 다시 박물관 정문으로 향했다. 4시 30분부터 시작되는 축제의 독특한 볼거리인 ‘마한행렬 퍼포먼스’를 보기 위해서다.

마한행렬은 기원전 1세기~서기 3세기경 경기·충청·전라 지역에 분포된 목지국을 비롯한 54개 소국의 정치 집단을 통칭했던 마한의 역사를 재현하는 역사·문화 행사로 이들은 나주시 금성관·정수루 등 주요 장소를 돌아 마지막으로 이곳에 도착한 것이었다.

[천지일보 나주=이영지 기자] 2018 제4회 마한역사문화축제가 전남 나주시 국립나주박물관 일원에서 개최된 가운데 19일 오후 개막식에서 강인규 나주시장이 소도제를 올리고 있다. ⓒ천지일보 2018.10.20
[천지일보 나주=이영지 기자] 2018 제4회 마한역사문화축제가 전남 나주시 국립나주박물관 일원에서 개최된 가운데 19일 오후 개막식에서 강인규 나주시장이 소도제를 올리고 있다. ⓒ천지일보 2018.10.20

마한행렬이 도착하자 제사장 분장을 한 강인규 나주시장도 함께 동참했다. 이어 주요 행사인 ‘소도제’가 주 무대에서 펼쳐졌다.

이날 소도제는 2000년전 영산강 유역을 중심에 형성된 강력한 고대국가 마한에서 가을 추수 후 감사의 마음을 담아 하늘에 올리던 소도제(蘇塗祭)에서 천신께 지역의 안녕과 번영을 기원하는 의식에서 비롯됐다. 쌀·보리·기장·콩·수수 등 5곡을 올린 후 강인규 시장이 ‘미래 천년 나주의 풍요와 안전’을 위해 천신께 소도제를 올렸다.

개막식에는 강인규 나주시장, 배기동 국립중앙박물관장, 전동평 영암군수를 비롯해 나주를 대표하는 각계각층 대부분의 인사와 주민 및 관람객 3000여명이 모였다.

배기동 국립중앙박물관장은 축사를 통해 “역사는 죽은 자의 것이지만 산 자를 위해서 필요한 것”이라며 “지역축제는 그 지역의 역사와 문화를 바탕으로 한 것이어야 한다. 나주반남고분군(사적 513호)일원은 그야말로 역사와 문화가 살아있는 곳 인만큼 이곳에서 마한축제가 열려 더욱 뜻깊은 축제”라며 축하했다.

강인규 나주시장, 김선용 나주시의장 등의 축사에 이어 주요 내빈들의 개막 퍼포먼스를 시작으로 본격적인 무대가 올랐다.

‘불’을 소재로 화려하고 열정적인 축하 공연이 펼쳐졌고 인기가수 조항조, 최진희 등이 출연한 가운데 MBC 가요베스트 녹화가 진행되면서 관람객들은 더욱 모여들기 시작했다.

축제 방문 소감을 묻는 기자의 질문에 김석구(가명, 남, 60대, 전남 영암군)씨는 “친구들과 함께 왔는데 해를 거듭할수록 볼거리도 많아지고, 마한축제도 발전하는 것 같다”며 “특히 이번 축제엔 향토음식관이 크게 마련돼 있어 나주곰탕 등 먹거리가 풍성해서 오랜만에 힐링을 제대로 했다”고 말했다.

무대 뒤편에서 호박죽 나눠주기 봉사활동을 하던 김유주(가명, 여, 20대)씨는 “내일(20일)은 AOA 설현이 출연하는 마한 춤 경연대회가 펼쳐지고 21일엔 씨름대회와 가수 홍진영, 조승구 등이 출연하는 폐막특집 공연이 예정돼 있으니 더욱 많은 분이 축제를 즐기시러 오셨으면 좋겠다”고 기대했다.

[천지일보 나주=이영지 기자] 19일 오후 전남 나주시 국립나주박물관 앞에 마련된 주 무대에서 열정적인 개막 축하공연이 펼쳐지고 있다. ⓒ천지일보 2018.10.20
[천지일보 나주=이영지 기자] 19일 오후 전남 나주시 국립나주박물관 앞에 마련된 주 무대에서 열정적인 개막 축하공연이 펼쳐지고 있다. ⓒ천지일보 2018.10.20
[천지일보 나주=이영지 기자] 19일 오후 전남 나주시에서 제4회 마한역사문화축제가 개막한 가운데 가수 조항조씨가 MBC 축하무대에서 '사랑찾아 인생을 찾아'를 부르고 있다. ⓒ천지일보 2018.10.20
[천지일보 나주=이영지 기자] 19일 오후 전남 나주시에서 제4회 마한역사문화축제가 개막한 가운데 가수 조항조씨가 MBC 축하무대에서 '사랑찾아 인생을 찾아'를 부르고 있다. ⓒ천지일보 2018.1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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