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지일보=강수경 기자] 한국사회발전연구원이 11일 한국기독교회관 조에홀에서 제5차 세미나 ‘한국교회의 바람직한 하나됨을 위한 방법 대 토론회’를 개최했다. 한국교회언론회 공동대표 이억주 목사가 발제하고 있다. ⓒ천지일보 2018.10.11
[천지일보=강수경 기자] 한국사회발전연구원이 11일 한국기독교회관 조에홀에서 제5차 세미나 ‘한국교회의 바람직한 하나됨을 위한 방법 대 토론회’를 개최했다. 한국교회언론회 공동대표 이억주 목사가 발제하고 있다. ⓒ천지일보 2018.10.11

한국사회발전연구원, 토론회 개최… 개신교 통합 방법 찾아

 

한국 개신교 분열 원인

초기엔 선교사 지역정책

일제강점기엔 신사참배

해방 이후 급격해진 분열

현 장로교 교단 200여개

교단연합기구 4개로 증가

[천지일보=강수경 기자] “하나님의 뜻은 하나되는 것입니다. 분열은 사단이 개입한 것이며, 피치 못할 사정이 있었다고 해도 분열은 사단이 개입한 것이라고 봐집니다.”

한국교회가 하나되지 못하고 분열의 역사를 거듭해온 데 대한 자성의 목소리가 나왔다. 교회와 교단, 교단연합기구에 이르기까지 ‘분열’은 어느덧 한국교회를 실태를 표현하는 대표적인 수식어가 됐다.

이 분열의 역사에 종지부를 찍어보자며 한국교회 각 교단 인사들이 한자리에 모였다. 지난 11일 한국사회발전연구원은 ‘한국교회의 바람직한 하나됨을 위한 방법론 대토론회’를 진행했다. 이 자리에는 보수교단과 진보교단의 관계자가 다양하게 초청됐다.

한국교회 분열은 언제부터 시작됐을까. 충격적이게도 개신교 도입 초기부터 개신교는 하나되기에 좋은 토양이 아니었다.

교파가 다른 선교사들이 한반도에서 지역분할 정책을 펼쳤고, 지역별로 교파가 달랐다. 미국 남장로교 선교부는 전라도와 충청도를, 호주장로교선교부는 경남을, 캐나다장로교 선교부는 함경도를, 미국북장로교선교부는 평안도 황해도 경상북도 등을 나눠서 선교했다.

일제 강점기 신사참배 문제는 조선기독교계의 분열 양상을 가속했다. 일제 치하로부터 해방되면서 한국교회에 신사참배 문제가 중요한 이슈로 떠올랐다. 1945년 9월 18일 재건 노회가 열리고 두 개의 자숙안을 정했다. 그러나 신사참배에 동참했던 기성교회 인사들은 주남선 목사 등 신사참배를 거부해 수감됐다가 출옥한 성도들과 마찰을 빚었다. 10여명의 기성교회 목사들은 출옥 성도들의 비난에 대해 “신사참배는 각 개인의 양심문제로서 각자 충분한 심적 고통을 당했다”며 “이제 해방이 됐다고 해 신사참배자들을 죄인으로 운운하는 것은 비양심적인 행위”라고 반박했다.

1951년 장로교회는 6.25 사변 직후의 총회에서 고신파를 정죄했고, 고신파는 자신들을 한국교회 정통으로 자처하며 분리하게 됐다. 일제 강점기 이후 최초 분열의 역사다.

이후 보수주의 신학은 또 한 번 분열된다. 주류를 이뤘던 초기 한국 개신교가 자유주의 신학을 한 조선신학교 김재준 교수를 배척했기 때문이다. 김재준 교수는 보수에서 이탈을 결심했고, 1953년 한국기독교장로회(기장)으로의 분열의 단초가 됐다. 한국 개신교는 예장, 예장고신, 기장으로 교단이 나뉘었다.

6.25 동란 이후인 1959년 세 번째 분열이 일어났다. 복음주의연합회(NAE)와 세계교회협의회(WCC) 인정을 놓고 대립각이 세워졌다. NAE는 WCC를 용공이라고 비판하며 탈퇴를 주장했다. 이에 찬동한 일부 총대들은 승동교회에서 1959년 예장합동 총회를 결성했다. 반면 WCC를 지지하는 총대들은 이듬해 연동교회에서 예장통합 총회를 결성했다.

이후 한국교회는 수많은 교파로 분열‧난립했다. 현재 한국교회 교단은 200개도 넘는다.

분열의 역사는 교단 뿐만이 아니다. 당초 한국교회는 수많은 교단으로 분립하면서도 한편으로는 다른 연합기구를 만들어 하나가 되려고 시도했다.

한국교회의 최초 연합 기구는 1918년 2월 장로교와 감리교가 연합한 조선예수교장감연합협의회다. 해방 이후엔 한국기독교연합총회가 결성됐는데, 현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NCCK)의 모체다. 이후 1989년 한경직 목사를 위시한 교계 원로 지도자들이 한국기독교총연합회(한기총)를 결성했다.

NCCK가 한국교회 진보진영을 대변한 교단연합기구라면, 한기총은 분열 직전까지 한국교회 보수진영을 대변하는 대표적인 연합기구였다. 그러나 한기총 내 금권선거‧이단논쟁 등 부패상이 드러나면서 한국교회연합(한교연)이 분리돼 나왔다. 교단장들은 하나될 것을 종용했지만 뜻을 이루지 못하자 도리어 그들이 연합해 한국교회총연합회(한교총)를 출범했다. 결국 하나되지 못하고 도리어 분열의 대열에 합류한 격이다. 한교총은 제4의 교단연합기구가 됐다.

한국교회의 분열에 대한 인식은 어떨까. 한국교회언론회는 한국교회의 연합에 대한 정서가 한창 고조될 때인 지난 2014년 교계 언론 기자 37명(24개 매체)을 상대로 여론 조사를 진행했다. 조사결과 ‘한국교회 연합단체 분열의 이유가 무엇이라고 생각하느냐’는 질문에 ‘지도자들의 명예와 욕심, 공교회를 사유화하려는 시도 때문’이라는 응답이 34명으로 91.9%를 차지했다. ‘교단들 간의 정치적 목적에 따른 합종연횡’이라는 응답은 24명으로 64.9%, ‘특정 대형교단들의 힘겨루기’라는 응답도 56.8%를 차지했다.

한국교회언론회 공동대표 이억주 목사는 “한국교회 연합단체들이 한국교회의 모범이 되고, 개교단이나 개교회들이 힘에 부쳐서 해결하지 못하는 문제들에 대해 뜻을 모으고, 한국교회와 대사회의 가교 역할을 하지 못한다면 연합단체에 대한 부정적 시각은 더욱 커지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교회가 하나돼야 한다는 데 대해서는 개신교계 내에서 거의 이견이 없다. 그래서 한국교회는 그간 교단연합기구가 하나 돼야 한다면서 위원회를 구성하고 로드맵 제안, 통합 선언, 언론 보도 등을 했다. 그러나 통합을 이뤄내지 못했다.

이날 참석자들도 이러한 추세에 공감하며 한국교회 통합을 위한 다양한 방법들을 제안했다.

이억주 목사는 이슈가 되는 주요 사안에 한목소리를 내며 연합활동을 진행해보자고 제안했다.

기장 증경총회장 김동원 목사는 다양성을 수용하고 ‘그리스도 교단’ 명칭의 공용을 추진하자고 했다. 또 보수와 진보 아우르는 큰 지붕 만들고 신학교 커리큘럼 저변도 확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국기독교목회자협의회 대표회장 이성구 목사는 기독교인, 특히 목회자들이 신전의식(하나님을 두려워하는 마음)을 확립해야 한다며 공교회 중심 연합을 강조했다. 또 한국교회 원로회의 창립 등을 제안했다. 한국사회발전연구원장 조일래 목사는 연합기구 정관을 개정해야 한다면서 주요조항을 수정해 제시했다.

이 외에도 이날 토론회에서는 발제자 외에도 남북나눔운동 이사장 지형은 목사, 기독교대한성결교회 총무 김진호 목사, 예장통합 사무총장 변창배 목사, 기장 총무 이재천 목사, 예장합동 총무 최우식 목사 등이 다양한 의견을 개진했다.

그러나 이날 목회자들의 제안이 실제 통합을 위한 대안이 될 수 있을지는 미지수로 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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