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이 결국 ‘변화’를 선택했다. 차기 대표와 최고위원을 뽑는 전당대회에서 민주당은 손학규 새 대표를 비롯해, 그간 비주류로 꼽혔던 인사들을 중심으로 포진시켰다.

‘한나라당’ ‘비호남권’이라는 핸디캡을 안고 있었던 손학규 대표가 민주당의 명운을 짊어지게 된 것은 민주당내에서 변화의 바람이 불고 있다는 방증이다.

그간 민주당은 여러 차례 변화를 위한 시도를 해왔다. 하지만 번번이 지역감정에 발목을 잡히면서 달라진 제1야당의 면모를 보여주지 못했던 것이 사실이다. 과거 민주당은 집권 여당에 무조건 반대하는 것이 자신들의 입지를 세우는 길인 것처럼 행동했다. 수에서 밀리면 과격한 불법시위는 물론 국회까지 점거하며 전 세계의 비웃음을 사기도 했다.

이런 맥락에서 이번 손학규호(號)의 출항은 민주당이 ‘지역 정당’이 아닌 ‘국가 정당’의 이미지를 획득하는 데 큰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지역색이나 이념색이 묻어있지 않은 손 대표를 통해 민주당은 당내 ‘좌향좌 포퓰리즘’을 청산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하게 된 것이다. 또한 오는 대선 때 다시 한 번 집권을 노릴 수 있는 ‘수권정당’의 면모를 갖추게 됐다.

제1야당의 존재 이유는 여당이 정책을 잘못 펼 때 국민의 지지에 힘입어 여당에 대한 심판자 역할을 자처하는 것이다. 하지만 민주당은 내부 갈등을 해결하지 못하고 주류-비주류로 구분돼 찢겨지고 힘없는 모습을 자주 보여 왔다.

외부적으로는 군소야당의 힘을 응집하지 못하고 기득권만 앞세우려다가 여당의 독주를 허용했다는 지적도 많았다.  

민주당은 이제 달라져야 한다. 대선이 얼마 남지 않은 시점에서 민주당은 책임 있는 제1야당의 역할을 해야 할 것이다.

여당이 하는 일에 무조건 반대를 외치기보다는 국민들이 납득할 수 있는 정확한 근거를 통해 설득을 해야 한다. 여당을 채찍질하기 전에 자신부터 돌아보는 제1야당이 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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