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해질역> 극 중에서 아내 여옥주(왼쪽)와 남편 차만식(오른쪽)의 대화 장면 ⓒ천지일보(뉴스천지)

[천지일보=박선혜 기자] 삶과 죽음의 경계에서 만난 노부부의 아름다운 마지막 동행이 시작된다.

극단 오늘(대표 위성신, 연출가)은 지난해 2인극 페스티벌에 올렸던 작품인 <내영역에서>를 한층 더 다듬은 <해질역>을 31일까지 소극장 축제 무대에서 선보인다.

연극 <해질역>은 일찍 남편과 사별한 아내가 ‘해질역’에서 죽음을 맞이하는 과정을 노부부의 아름다운 동행으로 그린 2인극이다.

삶과 죽음의 경계를 넘어선 남편은 이승에서 아내와 약속한 것을 지키러 ‘해질역’을 찾아온다. 아내는 표를 파는 역무원이 없는 이상한 역에서 20년 만에 저승에서 찾아온 남편에게 허심탄회하게 생전에 못한 이야기를 늘어놓는다.

자신이 해줄 수 있는 것이라고는 들어주는 일 밖에는 없다고 여긴 남편은 생전처럼 티격태격 아내와 대화를 즐긴다.

위성신 연출자는 “연극 <해질역>은 ‘마중’이라는 주제로 만든 작품”이라며 “오랫동안 이별했던 부부가 노인이 돼 마지막 순간 아름다운 동행을 시작한다는 내용”이라고 설명했다.

주인공이자 배우인 김탄현(극중 남편 차만식 역)은 “죽음에 대해 생각해 본 적이 많다. 연극 <해질역>을 통해서 외롭지 않은 죽음을 맞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고 말했다.

작가는 구수한 사투리와 익살스런 표정 연기, 주름 등 세밀한 부분까지 놓치지 않고 배우들을 통해 관객에게 전달했다. 또한 다소 어려울 수 있는 삶과 죽음이란 주제를 쉽게 풀어 나갔다.

아내 여옥주 역을 맡은 배우 송숙희는 “삶과 죽음을 표현하는 것에서 더 나아가 과연 70대에 죽음을 목전에 둔 여옥주 역을 소화할 수 있을지에 대한 고민을 했다”며 배역에 대한 애착을 토로했다.

인생의 해질녘, ‘해질역’에서 아름다운 동행을 시작하는 노부부의 사랑을 통해 현대인도 삶의 마지막 동행을 그려보는 시간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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