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군 이미지. (출처: 게티이미지뱅크)
단군 이미지. (출처: 게티이미지뱅크)

 

초중고생, 의미·역사보다 국가 공휴일로만 여겨

[천지일보=이혜림 기자] 3일은 ‘하늘이 열린다’는 개천절(開天節)이다. 나라의 경사를 기념하기 위해 국가에서 법률로 정한 경축일이지만 의미와 역사를 되새기기보단 그저 학교나 직장을 쉬는 국가 공휴일로만 생각하는 게 사실이다.

지난해 ㈜형지엘리트의 교복브랜드 엘리트(대표이사 최병오)가 초중고생 127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응답자의 75.6%가 태극기 게양일이 언제인지 정확히 모르고 있었다. 태극기 게양일인 삼일절, 제헌절, 광복절, 개천절, 한글날, 현충일 중 태극기 게양일을 모두 고르는 질문에 답을 한 학생은 단 24.4%뿐이었다. 국경일에 태극기를 ‘매번 게양한다’고 답했던 학생들 중에서도 모든 태극기 게양일을 정확하게 인지하고 있는 34.4%로 조사됐다.

대종교는 8일(음력 10월 3일) 강화도 마니산 참성단에서 개천절 선의식을 치렀다. ⓒ천지일보
대종교는 8일(음력 10월 3일) 강화도 마니산 참성단에서 개천절 선의식을 치렀다. ⓒ천지일보

 

◆민족국가의 새로운 탄생 알리는 경축일

3.1절, 광복절, 제헌절, 한글날과 함께 대한민국 5대 국경일 중 하나인 개천절은 우리 민족 최초 국가인 고조선 건국을 기념하기 위해 1949년 10월 1일에 제정됐다.

‘개천’의 본래의 뜻은 단군조선의 건국일을 뜻한다기보다 환웅(桓雄)이 천신(天神)인 환인(桓因)의 뜻을 받아 처음으로 하늘 문을 열고 태백산 신단수(神壇樹) 아래에 내려와 홍익인간(弘益人間)·이화세계(理化世界)의 대업을 시작한 날을 뜻한다고 보는 게 더 타당하다.

즉 개천절은 민족국가의 건국을 경축하는 국가적 경축일인 동시에, 문화민족으로서의 새로운 탄생을 경축하며 하늘에 감사하는 우리 민족 고유의 전통적 명절이다.

개천절을 기리는 거족적인 제천의식은 먼 옛날부터 전해 내려왔다. 이는 부여의 영고, 예맥의 무천, 마한과 변한의 계음, 고구려의 동맹, 백제의 교천, 신라와 고려의 팔관회 등에서 진행했던 제천행사 기록을 통해 알 수 있다.

개천절의 역사는 1909년 10월 3일을 개천절이라 이름 지은 대종교에서 시작됐다. 1909년 1월 15일, 서울에서 나철을 중심으로 대종교에서 개천절을 경축일로 제정하고 매년 행사를 거행했다. 이후, 일제강점기를 통해 개천절 행사는 민족의식을 고취하는 데 기여했으며, 대한민국임시정부가 개천절을 국경일로 정한 것을 광복 후 대한민국이 국경으로 정식 제정했다.

◆환웅의 아들 단검 고조선 세우다

한국 최초의 국가인 고조선을 세운 첫 국왕은 단군이다. 환웅의 아들인 단군은 서기전 2333년 만주 요령 지방과 한반도 서북 지방의 부족들을 모아 아사달에 도읍을 정하고 고조선을 건국했다. ‘단군왕검’이라고도 불리는데 단군은 종교적 지도자, 왕검은 정치적 지배자라는 뜻이다.

고조선과 단군에 관한 최초의 기록은 중국의 ‘위서(魏書)’와 우리나라의 ‘고기(古記)’를 인용한 ‘삼국유사’ 기이편(紀異篇)에서 볼 수 있다. ‘위서’에는 ‘단군 임금이 아사달에 도읍하고 조선이라는 국호를 썼으니 중국 요(堯)와 같은 시대(B. C. 2333)’라고 기록돼 있으며, 고기에서는 ‘환인의 서자 환웅이 인간 세상을 구하고자 할 때, 환인이 뜻을 알고 삼위태백(三危太白)을 보아 홍익인간(弘益人間)할만하다 생각해 그들에게 천부인(天府印) 3개를 줘 다스리게 했다’고 유래되고 있다.

환웅은 3천 명의 무리를 거느리고 태백산 마루 신단수(神檀樹) 아래에 신시(神市)를 열고 여러 신과 세상을 다스렸다. 이때 곰과 호랑이가 사람이 되려고 하자 환웅은 “쑥과 마늘만으로 100일간 햇빛을 보지 않으면 사람이 될 수 있다”고 했다. 참을성 많은 곰만이 삼칠일(三七日)을 견뎌내 사람이 됐고, 환웅과 결혼해 낳은 아들이 단군이다.

단군이 평양에 도읍해 국호를 조선(朝鮮)이라 짓고, 후에 아사달에 내려와 1500년간 나라를 다스렸다고 전해진다.

단기 4350년 개천절을 맞아 ㈔현정회(이사장 이건봉)가 3일 서울 종로구 사직단 단군성전에서 개천절 대제가 진행하고 있는 가운데 현정회 홍석창 회장이 조상님을 맞이해 향을 피워 올리는 분향강신을 하고 있다.  ⓒ천지일보
단기 4350년 개천절을 맞아 ㈔현정회(이사장 이건봉)가 3일 서울 종로구 사직단 단군성전에서 개천절 대제가 진행하고 있는 가운데 현정회 홍석창 회장이 조상님을 맞이해 향을 피워 올리는 분향강신을 하고 있다. ⓒ천지일보

 

◆태극기 깃봉과 깃 면 떼지 않고 달아야

국기의 게양·관리 및 선양에 관한 규정 제6조(국기와 다른 기의 게양 방법)에 따라 개천절에는 태극기의 깃봉과 깃 면의 사이를 떼지 않고 붙여 게양하는 게 올바른 게양방법이다. 반면 조의를 표하는 현충일에는 태극기를 깃 면의 너비(세로)만큼 내려달아야 한다.

태극기 게양 시간은 가정의 경우 오전 7시이며, 내릴 땐 3~10월은 오후 6시, 11월~2월은 오후 5시다. 심한 눈·비와 바람 등으로 국기가 훼손될 가능성이 있을 땐 달지 않는다. 악천후로 인해 태극기가 훼손될 가능성이 있으면 게양하지 않는다. 학교나 군부대는 낮에만 단다.

이때 단독(공동) 주택에선 집 밖에서 보아 대문의 중앙이나 왼쪽에 게양해야 하며, 건물 주변에는 전면 지상의 중앙 또는 왼쪽, 옥상이나 차양 시설 위의 중앙, 주된 출입구의 위 벽면의 중앙에 게양한다. 차량에는 전면에서 보아 왼쪽에 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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