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림 차관 “김장 덜 담그자” 발언도 빈축 사

[천지일보=김일녀] 이명박 대통령이 배추값 폭등으로 본인의 식탁에는 배추김치 대신 양배추김치를 올리라고 지시한 것에 대해 논란이 일고 있다.

이 대통령은 최근 장을 보러 마트에 다녀온 부인 김윤옥 여사가 1포기에 1만 원이 훌쩍 넘는 배추값에 놀랐다며 우려하자 청와대 주방장을 직접 불러 이같이 지시한 것으로 30일 청와대 관계자에 의해 알려졌다.

양배추김치는 과거 전방에서나 배추김치 대용으로 배식했던 것으로 이처럼 국가 원수의 밥상에 오르는 것은 비싼 배추값을 걱정한 이 대통령의 지시 때문이라고 이 관계자는 전했다.

하지만 야당은 이 대통령의 양배추김치 식단 주문에 대해 서민물가의 현실을 모르고 대통령 부부를 홍보하려는 즉흥적인 쇼와 이벤트에 불과하다고 비난했다.

더불어 정승 농림수산식품부 2차관이 이날 MBC와 CBS 라디오 인터뷰에서 배추값 안정을 위해 “김장 한 포기를 덜 담그자”고 주문한 것도 논란의 대상이 되고 있다.

민주노동당 우위영 대변인은 이날 논평을 통해 “이명박 대통령의 양배추김치 발언 파동이 배추값 파동만큼이나 논란과 걱정거리가 되고 있다”며 “문제는 배추값이나 양배추값이나 비싸기가 50보 100보인데 (이 대통령이) 시장에 직접 가 본 게 맞냐”고 비판했다.

우 대변인은 정 차관의 발언에 대해서도 “대통령과 세트플레이로 서민들 상처에 소금을 뿌리고 있다”며 “이러다간 배추 민란이라도 일어날 기세라는 것을 명심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민주당 김현 부대변인은 이날 논평에서 “(이 대통령의 발언은) 국민의 고충을 함께 나누는 대통령의 모습을 보여주려 한 것인 듯싶다”면서도 “국민이 바라는 것은 대통령의 ‘쇼’가 아니라 생활물가에 대한 정부의 시급한 대책마련”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김 부대변인은 “대통령이 수해 피해를 본 주민에게 ‘기왕 (이렇게) 된 거니까 (마음을) 편안하게 가지라’고 하고 ‘배추가 비싸면 양배추김치 먹으면 된다’는 식으로 국정운영을 하고 있으니 기가 막힐 노릇”이라고 비꼬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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