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지일보=안현준 기자] 추석 연휴 시작을 하루 앞둔 21일 서울역에서 귀성객들이 귀성길에 오르고 있다. ⓒ천지일보 2018.9.21
[천지일보=안현준 기자] 추석 연휴 시작을 하루 앞둔 21일 서울역에서 귀성객들이 귀성길에 오르고 있다. ⓒ천지일보 2018.9.21

“고향에서 어서 오라고 성화”

역귀성객도 곳곳 눈에 띄어

추석 당일 760만명 이동할 듯

[천지일보=이예진 기자] “지난 5월 결혼 이후 명절 인사는 처음가요. 시댁이 좀 더 가까이에 있어서 먼저 인사드리고 친정에 가려고요. 밑에서 얼른 내려오라고 성화세요.”

추석연휴를 앞둔 21일 서울 용산구 서울역 대합실에서 만난 박은영(20대, 여)씨는 남편과 함께 활짝 웃으면서 “부모님께 드릴 선물로 양손이 무겁지만 발걸음은 가볍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들의 옆에는 캐리어 2개와 선물들이 가득했다.

이날 서울역은 다음날인 토요일부터 본격적으로 시작되는 추석연휴를 앞두고 조금 일찍 떠나는 귀성객들로 혼잡한 모습을 보였다.

고향의 가족들을 만나러 가는 시민의 발걸음은 비가 오는 날씨 속에서도 가벼워 보였다. 기차를 기다리는 시민의 손에는 캐리어와 함께 추석 선물이 풍성했고, 부모님의 손을 꼭 잡은 아이들은 깨끗한 옷을 입고서 함박웃음을 짓고 있었다.

경남 창원으로 가는 안진성(20, 남)씨는 “서울에 있는 대학을 와서 처음 맞이하는 추석”이라며 “방학 때 아르바이트를 하느라 집에 가지 못했다. 몇 달 만에 가는 집이어서 오랜만에 부모님 뵐 생각에 설렌다”고 말했다.

세 살 된 딸의 손을 꼭 잡고 있던 강진경(33, 여)씨는 “지난 설에는 남편 집인 미국으로 가느라 친정을 가지 못해서 이번에는 친정으로 간다”며 “어머니가 손녀 얼굴 빨리 보고 싶다며 얼른 내려오라고 매일같이 전화하셨다”고 말했다.

강씨 옆에 있던 남편 로버트(30, 남)씨도 “장인어른을 뵐 생각에 조금은 떨린다”며 “명절에 고향을 방문하는 한국 문화가 참 좋다”고 말했다.

[천지일보=안현준 기자] 추석 연휴 시작을 하루 앞둔 21일 서울역에서 귀성객들이 열차로 향하고 있다. ⓒ천지일보 2018.9.21
[천지일보=안현준 기자] 추석 연휴 시작을 하루 앞둔 21일 서울역에서 귀성객들이 열차로 향하고 있다. ⓒ천지일보 2018.9.21

고향을 찾는 발걸음 외에 역귀성을 하는 시민도 많았다. 딸이 있는 전라도로 간다는 황영자(50대, 여)씨는 “회사를 다니는 딸이 올라오는 것보다 집에서 쉬는 내가 가는 게 좋을 것 같아 내려가게 됐다”며 “손주들에게 줄 음식을 좀 쌌는데 좋아했으면 좋겠다”고 들뜬 마음을 전했다. 그의 손에는 분홍색 보자기에 싸인 상자가 있었다.

강상준, 이숙정씨 부부도 “아들 내외를 만나러 부산에 가는 길”이라며 “며느리가 곧 손주 낳을 때가 돼서 움직이기 불편해 우리 부부가 부산 구경도 할 겸 내려가기로 했다”고 말했다.

경남 양산에서 서울로 올라온 김은숙(60대, 여)씨는 “두 아들 모두 서울에 있어 내가 올라오게 됐다”면서 “누가 올라가고, 내려가는 게 뭐가 중요하겠나. 명절에 아들들 얼굴만 보면 그걸로 됐다”고 말했다.

한편 한국교통연구원에 따르면 오는 22일부터 시작되는 이번 추석연휴에 이동하는 인원은 지난해보다 2.7% 줄어든 3664만명으로 예상된다. 추석 당일인 24일에는 최대 760만명이 이동할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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