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독일이 1차 세계대전 패전으로 부과받은 막대한 전쟁배상금의 지불을 90여년 만에 완료하게 됐다.

영국 데일리 메일 등 외신 보도에 따르면 독일 정부는 1차 세계대전 전쟁배상금 잔여분 지불을 위해 발행된 채권이 독일 통일 20주년 기념일인 다음달 3일로 만기가 도래한다고 28일 밝혔다.

이에 따라 독일 정부는 전쟁배상금 잔여분 7천만유로(9천400만달러)를 치르고 배상금 지불을 완료하게 된다. 1차 세계대전이 끝난지 92년 만이다.

독일 신문 '빌트'는 이에 대해 "독일로서는 1차 세계대전이 적어도 재정적으로는 이제야 모두 끝난 셈"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독일이 1919년 1차 세계대전 강화조약인 베르사유 조약에서 부과받은 막대한 전쟁배상금을 모두 치르는 데는 역사의 우여곡절이 있었다.

당시 전쟁에서 승리한 영국, 프랑스, 미국 등 연합국들은 독일에 막대한 전쟁배상금을 부과했으나 이는 독일의 지불 능력을 무시한 가혹한 처사라는 비판을 받았다.

전쟁배상금은 1921년 약 66억파운드로 확정됐으나 독일의 지불 능력에 대한 회의론 속에 연합국들은 1924년 '도스 플랜'과 1929년 '영 플랜' 등을 통해 배상금 규모를 조정했다.

이같은 노력에도 불구하고 연합국들에 대한 독일 국민의 반감은 사그라지지 않았으며 아돌프 히틀러는 대중적인 분노에 편승해 집권에 성공했다.

히틀러의 나치스 정권은 배상금 지불을 전격 중단하고 2차 세계대전을 일으켰으나 독일은 또다시 패배했으며 대부분의 전쟁배상금 부담은 서독이 물려받게 됐다.

연합국들은 1953년 독일과 새로운 협정을 체결해 일부 전쟁배상금은 독일이 통일되기까지는 지불되지 않도록 규정, 이에 해당하는 배상금 잔여분은 통독 이후에야 지불되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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