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 시립송파노인전문요양원 원장

▲ 김영 시립송파노인전문요양원 원장(시립송파노인전문요양원 제공)

“부모님의 은혜가 얼마나 헤아릴 수 없는지는 굳이 말할 필요가 없을 것입니다. 하지만 지중한 부모님의 은혜를 갚지 못하는 자식들의 마음 또한 참으로 안타까울 것입니다. 여러 가지 사정으로 부모님을 직접 모실 수 없는 분들을 대신해 시립송파노인전문요양원의 직원들은 내 부모님을 모시는 마음으로 어르신을 돌봐드리고 있습니다.”
- 시립송파노인전문요양원 홈페이지 김영 원장 인사말  중 -

[천지일보=김종철 기자] 지난 22일 추석날 오전 사회복지법인 대한불교 천태종복지재단이 위탁운영하고 있는 김영 시립송파노인전문요양원 원장을 만났다.

가족과 함께 하지 못하고 요양원에 있는 노인들을 위해 차례를 함께 지내고 난 후 면회자들과 반갑게 인사를 하는 김영 원장. 요양원에 있는 노인들 모두 부모님이라고 생각하며 섬기고 있다는 그는 다양한 사회복지 사업에서 일하다가 지난 2월 원장으로 취임했다. 그는 또한 대한불교천태종복지재단 사무처장을 맡아 재단의 인정을 받기도 했다.

그는 부산에서 태어나 교육·문화·복지사업에서 일을 했다. 부산에서 대북지원사업((사)참여불교운동본부)을 불교계와 함께 북한에 신발 보내기 운동을 하기도 했다.

교육에 관심이 많아 7년간 평생교육원 원장으로도 일했지만 복지 일을 할 때가 가장 즐겁고 사업도 잘 된다고 말했다.

▲지난 22일 추석 김영 원장이 요양원 노인들과 함께 차례를 지내고 있는 모습. (시립송파노인전문요양원 제공)
◆책임있고 투명한 경영 마인드
그는 “성실하게 일하며 같이 일하는 사람들에게 진실된 마음을 보여준다면 어떠한 일도 잘 될 수 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그가 대한불교천태종복지재단 사무처장이 된 후 복지재단은 80명의 직원에서 450명의 규모로 성장했다. 그는 종단에서 요구하기 전에 우리가 변하자라는 모토로 ‘책임있게 일하는 복지재단’ ‘투명하게 일하는 복지재단’을 외치며 사회에 기여할 수 있는 복지재단이 되도록 힘써왔다.

그의 이런 마인드는 노인전문요양원 원장으로서도 이어지고 있었다. 7년 동안 원장과 위탁업체가 자주 바뀐 요양원 시설을 기초부터 탄탄하게 만들기 시작했다.

이를 위해 투명성을 강조하며 복지재단·지자체에서 감사를 받을 때에도 책임있는 경영을 보여줬다. 김 원장은 “비영리 기관이 생명력을 가지려면 항상 스스로를 반성하고 점검할 수 있는 구조가 되어야 하고, 시설도 깨끗하게 유지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가 처음 한 일은 노후된 시설을 깨끗하게 만드는 것이었다.

▲ 어르신 고충 처리 바로바로 센터.
◆노인들을 위한 시설 개선
출입문도 자동문으로 바꾸고 각 층마다 벽 색(色)을 다르게 하여 고급스럽게 칠했고, 방마다 40인치 벽걸이 TV와 냉난방 시설을 설치했다. 그는 “누구에게 보여주기 위한 것이 아니다”며 “노인분들이 생활하는 데 불편하지 않도록 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 원장이 노인들을 섬기는 모습은 각 층 로비에 TV를 두고 화상회의를 진행하는 부분에서 드러났다. 그는 “직원들이 회의를 위해 한곳으로 모이면 그 시간에 노인들이 불편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김 원장의 마음은 ‘어르신 고충 처리 바로바로 센터’를 둔 것에서도 고스란히 드러난다. 이는 아침과 저녁에 직원들이 방마다 돌며 필요한 사항을 들어주고 아침?저녁 외에도 수시로 센터 직원을 활용할 수 있도록 하는 시스템이다.

그는 노인들의 반응이 좋다고 했다. 그는 “남들이 보기에는 돈을 많이 들여 투자한 것처럼 보이지만 가장 저렴하게 살 수 있도록 주변 인맥을 활용했다”며 “구입한 물건에 대한 가격을 공개했더니 직원들도 놀랐다”고 말했다.

◆집안의 가장 ‘어르신’
 그는 요양원의 분위기를 위해 “어르신들을 호텔의 고객처럼 섬겨야 한다”며 직원들에게 “집안의 가장인 어르신들의 기를 살려드려야 한다”고 가르치고 있다고 한다. 이에 샤워시설만 있는 건물에 목욕탕을 두었다. 처음에는 직원들이 목욕탕에서의 사고 우려 등을 이유로 반대했지만 그는 밀어붙여 목욕시설을 갖추었다. 샤워만 하던 노인들이 목욕을 하며 감사하다는 표현들을 많이 했고, 직원들도 보람을 느끼고 있다고 한다.

▲ 김영 원장과 요양원 노인들. ⓒ천지일보(뉴스천지)

지난 17일에는 요양원 개관식을 했다. 시설을 수리하고 업무을 인수하며 많은 일들을 하다보니 7개월이 지나서야 개관식을 하게 된 것이다. 김 원장은 “개관식이라고 해서 오랜 시간 축사를 하는 등 어르신들이 불편하게 앉아 계시는 순서는 만들지 않았다”며 “가족들을 초청해 잔칫날처럼 식사하고 이야기를 나눌 수 있도록 했다”고 밝혔다.

또한 화환 대신 쌀을 받아 유용하게 쓰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적은 돈의 후원금이라도 액자를 만들어 걸어두었다. 초심을 잃지 않기 위함이며 감사함의 표시라고 설명했다.

김 원장은 직원들의 생활에도 많은 신경을 쓰고 있다. 직원들이 즐겁게 일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부분도 김 원장의 몫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민감한 급여 부분도 대화와 설득을 통해 시설과 직원이 상생할 수 있는 시스템을 만들었다. 또한 직원들에게 건강검진을 받도록 해서 5명의 직원이 병을 조기에 발견할 수 있었다고 한다.

그는 “직원들이 초심을 잃지 않고 봉사하는 마음과 밝은 표정으로 어르신들을 섬길 수 있도록 항상 고민한다”며 “가족같은 분위기로 더 많은 종단들이 사회에 공헌할 수 있는 세상이 됐으면 좋겠다”고 소망했다.

김영 원장 경력
- 노숙자쉼터 범어사 선혜마을 소장 역임
- 평생교육원 ‘늘푸른 문화교육원’ 원장 역임
- (사)참여불교운동본부 사무처장 역임
- KT사내벤처 (주)날다 상무이사 역임
- 사회복지법인 대한불교천태종복지재단  사무처장
- 한국종교계사회복지협의회 집행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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