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지일보=송범석 기자] 중국인 선장 석방으로 마무리되는 듯했던 중․일 간 댜오위다오(釣魚島, 일본명 센카쿠 열도) 영토 분쟁이 확대될 조짐이다. 중국은 선장 석방 건에 그치지 않고 일본에 사죄 및 배상을 요구하는 등 압박 수위를 높이고 있다. 그러나 이미 한 차례 자존심이 꺾인 일본은 ‘사과 불가’ 원칙을 고수하며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중국 정부와 언론들은 항공기를 통해 귀환한 중국 어선 선장 잔치슝(詹其雄, 41)을 치켜세우며 영웅 만들기에 열을 올리고 있다. 선장은 지난 25일 중국 푸젠성 푸저우공항에 도착한 직후 손가락으로 V자를 그리면서 “댜오위다오는 중국 영토다. 나는 또다시 그곳에 고기를 잡으러 갈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중국 내 난팡일보 등은 ‘선장은 민족의 영웅’이라며 한껏 치켜세웠다.

선장 석방 뒤 중국은 연이어 성명을 발표하면서 어선 나포 행위에 대한 일본의 사과와 배상을 요구했다. 중국 외교부는 같은 날 두 차례 성명을 통해 “일본의 행동은 엄연히 중국의 영토 주권을 침해한 행위”라며 대일 공세를 펼쳤다.

이와 함께 중국은 일본에 대한 경제 보복을 멈추지 않겠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27일 아사히신문에 따르면 중국은 일본과의 무역에서 통관검사를 강화했다. 통관이 엄격해지면 상품의 수출입이 지연되기 때문에 일본 기업의 생산 활동은 물론 경제 전반에도 악영향을 미치게 된다. 전문가들은 중국이 통관 강화에 그치지 않고 경제력을 앞세워 다른 방식으로 일본을 압박할 것이라는 예상을 내놓고 있다.

한편 일본은 중국 측 요구를 단 한마디로 거절했다. 간 나오토 일본 총리는 26일 도쿄에서 “센카쿠 열도는 일본 영토”라며 “사죄나 배상은 생각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일본 외무성도 25일 “중국 측의 사과와 배상요구는 어떤 근거도 없기 때문에 받아들일 수 없다”고 중국 측의 요구를 거절하면서 ‘양보는 없다’는 입장을 고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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