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땅꺼짐보다 ‘안전불감증’이 더 걱정이다
[사설] 땅꺼짐보다 ‘안전불감증’이 더 걱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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쿵 소리와 함께 한밤중에 무너진 상도동 유치원이 철거됐다. 하늘이 도와 인명피해가 없었지만 이상 조짐은 이미 수개월 전부터 있었다. 한 교수는 매우 취약한 지질 상태라 붕괴될 위험성이 높다고 이미 지난 3월 말에 경고했다. 

지난달부터 바닥엔 균열이 생겼고 안전진단 결과 흙막이 옹벽에서 균열도 관찰됐다. 그런데도 정작 감리사 측은 괜찮다고 했다. 설상가상으로 유치원·학부모 등이 민원을 제기해 구청이 시공업체에 보강 공사 지시까지 했다는데도 사고를 막지 못했다. 

7개 학급 122명의 원생들은 사고 당일까지 정상 등원했다. 첫 대책회의는 이틀 전에 열렸다. 그러나 사고 전날과 당일 열린 대책회의에도 동작구청 관계자는 참석하지 않았다. 동작구청의 태도는 안전불감증을 여실히 보여준다. 더불어 시공업체에 내린 조치도 그야말로 형식적이었다는 비난을 면키 어려워 보인다. 

온 나라를 비통하게 만든 세월호 참사 이후에도 끊임없이 터지는 안전사고는 참으로 국민을 불안하게 한다. 방재전문가들은 ‘한번 빚어진 재난은 반복된다’는 경각심 없이 대비하지 않기 때문에 유사한 참사가 반복된다고 한다. 불과 한 달 전에도 서울 가산동 오피스텔 공사장 흙막이 붕괴로 인한 땅꺼짐 현상이 있었다.

이번 상도동 유치원 붕괴사고는 가산동 사태를 민감하게 감지만 했어도 막을 수 있는 사태였다. 문제는 이런 건물 바로 옆에서 벌어지는 아슬아슬한 터파기 공사는 전국 어디서나 볼 수 있다는 점이다. 이제라도 정부차원의 대책 마련이 필요한 이유다. 기우라는 말은 ‘하늘이 무너지고 땅이 꺼진다는 쓸데없는 걱정을 한다’는 기인지우(杞人之憂)에서 비롯됐다. 그러나 ‘땅꺼짐’을 진짜 우려해야 할 상황마저 무시하는 당국의 무사안일한 정신이 ‘땅꺼짐’보다 더 우려스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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