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13척으로 133척을 물리친 명량해전, 그날의 감동 재현
[르포] 13척으로 133척을 물리친 명량해전, 그날의 감동 재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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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지일보 해남=전대웅 기자] 해남군이 8일 전남 해남군 우수영 관광지 일원에서 명량대첩축제를 개최한 가운데 명량해전 당시 모습을 재현하고 있다. (제공: 해남군) ⓒ천지일보 2018.9.9
[천지일보 해남=전대웅 기자] 해남군이 지난 8일 전남 해남군 우수영 관광지 일원에서 명량대첩축제를 개최한 가운데 명량해전 당시 모습을 재현하고 있다. ⓒ천지일보 2018.9.9

해남·진도 군민 1500여명 참여 ‘구국의 행렬’

영화 특수효과 제작팀 합류해 박진감 연출

[천지일보 해남=전대웅 기자] 전남 해남과 진도 사이의 울돌목에서 ‘제11회 명량대첩 축제’가 화려하게 막을 올렸다.

정유재란 때인 1597년 9월 16일 왜군은 전함 133척에 3만여명의 군사를 앞세워 울돌목으로 쳐들어왔다. 이순신 장군은 명량해협의 좁은 물길과 조류를 이용해 울돌목에서 해전을 치렀다. 그는 병사들에게 “죽고자 하면 살고 살고자 하면 죽는다(필사즉생 필생즉사)”라며 필승을 다져 겨우 남아 있던 13척의 배를 일자진으로 배치해 왜선 133척과 싸워 31척 격퇴하고 왜군은 물러갔다. 명량대첩 축제는 이를 기념하고 죽은 이의 넋을 기리는 축제다.

명량대첩 축제는 지난 7일부터 9일까지 해남군 우수영 관광단지와 진도군 녹진 관광단지에서 동시에 진행한다. 우수영 관광단지에는 명량무대, 술래마당, 성문광장으로 꾸며지고 녹진 관광단지는 승전무대, 해상무대, 대교광장을 축제의 장으로 꾸몄다.

축제에 앞서 공연장에서는 죽은 이의 원한을 풀어주고 영혼을 저승으로 천도하는 오구굿이 펼쳐졌다. 무당은 관광객들에게 복을 빌어주고 관광객은 신태집에 노잣돈을 넣으며 함께했다.

노잣돈을 넣은 문내면 주민 박선영(가명, 60대, 여)씨는 “우리나라를 지켜준 당신들이 영웅”이라며 “저승에서는 편히 쉬었으면 좋겠다”고 죽은 이들을 위로했다.

[천지일보 해남=전대웅 기자] 해남군이 8일 전남 해남군 우수영 관광지 일원에서 명량대첩축제를 개최한 가운데 강강술래 한마당에 참여한 신안군 도초고등학교 학생들이 강강술래를 하고 있다. ⓒ천지일보 2018.9.8
[천지일보 해남=전대웅 기자] 해남군이 지난 8일 전남 해남군 우수영 관광지 일원에서 명량대첩축제를 개최한 가운데 강강술래 한마당에 참여한 신안군 도초고등학교 학생들이 강강술래를 하고 있다. ⓒ천지일보 2018.9.8

우수영 관광단지 술래마당에서는 강강술래 한마당이 펼쳐졌다. 강강술래의 첫 시작은 진도초등학교 학생 20여명이 호흡을 맞춰 초등학생이라고 생각되지 않을 만큼 열정적이고 생동감 있었다. 강강술래는 오는 9일까지 진행해 팀별로 점수를 매겨 순위를 정한다.

성문광장에는 가족 단위 관광객을 위해 체험 부스와 먹거리를 시음하는 부스를 마련했다.

아이들은 활쏘기, 화포 ,목검과 방패 만들기. 이순신 캐릭터 블록과 우드아트 등의 체험을 즐기며 조선 시대의 문화를 배우는 시간을 가졌다. 어른들은 6.25 전쟁 때 사용했던 군용물품을 보며 추억에 잠기기도 했다.

6.25 전쟁 물품 전시 부스에서 구경하던 임석우(가명, 60대, 남)씨는 발등이 닳아져 구멍 난 전투화와 녹슬고 부서진 총기를 보면서 “우리 아이들은 이런 군 물품을 만지지 않았으면 좋겠다”며 “전쟁 물품은 전시관에서나 보고 남북통일이 빨리 왔으면 좋겠다”고 평화를 소원했다.

먹거리 부스는 해남의 소고기와 몸에 좋은 꿀차와 울금차를 내놓아 관광객들이 시식하기 위해 몰려들었다. 사람들이 마구잡이로 몰려들어 혼잡한 모습에 시장통에 온 듯한 느낌이다.

[천지일보 해남=전대웅 기자] 해남군이 8일 전남 해남군 우수영 관광지 일원에서 명량대첩축제를 개최한 가운데 이순신 장군의 모습을 케릭터 인형으로 만들어 군정 퍼레이드를 하고 있다. ⓒ천지일보 2018.9.8
[천지일보 해남=전대웅 기자] 해남군이 지난 8일 전남 해남군 우수영 관광지 일원에서 명량대첩축제를 개최한 가운데 이순신 장군의 모습을 케릭터 인형으로 만들어 군정 퍼레이드를 하고 있다. ⓒ천지일보 2018.9.8

점심시간이 지나고 출정 퍼레이드 ‘구국의 행렬’이 이어졌다. 구국의 행렬은 사물놀이팀의 신명 나는 가락과 함께 해남, 진도의 군민 1500여명이 녹진 관광단지에서 진도대교를 건너 우수영 관광단지 공연장까지 행진했다.

군민들은 조선 시대 평민 복장을 입어 명량해전 당시의 분위기를 만들고 이순신 장군 캐릭터 인형과 거북선 모형 등의 소품으로 관광객의 큰 박수를 받았다.

구국의 행렬에서 이순신 장군 복장과 칼을 허리에 차고서 말을 타고 진도대교를 넘어온 서경선(가명, 40대, 남)씨는 “이순신 장군이 명량을 막아줘서 우리가 이렇게 살고 있다”며 “가장 존경하는 장군 복장으로 퍼포먼스를 준비했다”고 말하며 칼을 뽑고 포즈를 취했다.

이후 오늘의 하이라이트인 명량해전 재현이 막을 올랐다. 내빈으로 참석한 김영록 전남도지사가 장군복을 입고 참석해 이순신 장군의 역할을 했다. 울돌목 해상에 왜선 38척이 모습을 드러내자 김 도지사의 “출정하라”는 명에 명량의 역사를 만든 13척의 아군이 출정했다.

[천지일보 해남=전대웅 기자] 해남군이 8일 전남 해남군 우수영 관광지 일원에서 명량대첩축제를 개최한 가운데 주민들이 조선군과 왜군으로 나눠 명량해전의 전투를 재현하고 있다. ⓒ천지일보 2018.9.8
[천지일보 해남=전대웅 기자] 해남군이 지난 8일 전남 해남군 우수영 관광지 일원에서 명량대첩축제를 개최한 가운데 주민들이 조선군과 왜군으로 나눠 명량해전의 전투를 재현하고 있다. ⓒ천지일보 2018.9.8

해남군민들이 어선 51척을 아군과 적군으로 꾸며 당시의 해상전투를 재현했다.

여기에 영화 ‘명량’을 연출했던 특수효과 제작팀이 합류해 실제 전투와 같은 박진감 있는 연출을 만들었다. 해상과 육상 무대에 입체적으로 연출하는 TNT 폭파, 전투 모습과 무대에서 물대포를 발사해 생동감 있는 해전을 재현했다.

공연장 근처의 정자에서 명량해전 재현을 구경하던 김현우(가명, 20대, 남)씨는 “실제 사용했던 판옥선이 아니다”며 “기대를 너무 많이 했다”고 아쉬움을 토로했다.

여기까지가 바다를 지키는 해군의 무대였다면 하늘을 지키는 공군은 블랙이글스 에어쇼를 선보였다. 블랙이글스는 완벽한 팀워크로 다양한 모습의 비행을 연출했다. 이들은 바다를 가로질러 멀리 사라졌다가 비져블 라이트를 켜고 순식간에 다른 대형으로 나타나 관광객의 환호를 받았다.

블랙이글스는 하늘에 태극을 그리고 퇴장했다가 아쉬워하는 사람들을 위해 다시 모습을 드러내 연막을 하늘에 뿌리며 수직으로 급상승하는 묘기로 화려한 공연을 선사했다.

오후 행사의 마지막으로 내빈들의 헌화가 있었다. 김영록 도지사와 명현관 해남군수, 이동진 진도군수, 이상훈 3함대 사령관, 진린 장군 후손 등이 바다에 꽃 한 송이를 던지고 묵념을 하며 명량을 지켜준 선조들에게 고마움을, 죽은 이의 넋을 기리는 시간을 가졌다.

이와 함께 성문광장에서는 해군 의장대의 공연이 이어졌다. M16 소총으로 박력 있는 퍼포먼스를 진행하자 관광객이 에워싸 구경하며 군인들을 응원했다.

메인행사가 끝나자 한꺼번에 빠져나가는 사람들로 인해 30분정도 주차장과 인근 도로의 혼잡이 빚기도 했다. 서로 먼저 가려고 양보하지 못하는 모습을 아이들이 보고 배울까 염려스럽기도 하다.

해남군 관계자는 “상당히 더운 날씨임에도 불구하고 축제를 찾아준 관광객에게 감사하다”며 “이순신 장군과 명량해전에 대해 잘 모르는 관광객은 이곳에서 당시의 역사와 문화를 배우는 시간이 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축제는 9일까지 이어진다. 진도대교에서 펼쳐지는 평화의 만가 행렬을 비롯해 우수영 관광단지에서 강강술래 한마당, 해군의장대 공연, 우수영 부녀 농요, 해남 열린 무대를 진행하고 녹진 관광단지에서는 명량 마당놀이, 한산대첩 승전무, 씻김굿, 민초 품바 공연, 버스킹 공연 등이 준비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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