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지일보·천지TV=황금중 기자] 서울 상도동의 유치원 건물이 땅꺼짐 현상으로 일부가 붕괴됐습니다.

바로 옆 다세대주택 공사장에서 터파기 작업을 하다 흙막이가 무너지면서 유치원 건물이 크게 기울어졌습니다.

122명의 유아가 다니는 유치원은 지하 1층, 지상 3층짜리로 어젯밤 11시 20분쯤 건물 일부가 무너져 내렸습니다.

유치원을 떠받치던 흙이 빠지면서 건물은 10도 이상 기울었습니다.

정면에서 보면 왼쪽이 힘없이 주저앉았고, 벽도 포탄을 맞은 듯 무너져 내렸습니다.

전문가들은 약한 지반과 연이은 폭우를 붕괴 원인으로 보고 있습니다.

(녹취: 조영훈 | 토질·기초 기술사)
“밑에 터파기를 한 데로 강우가 빠져나가면서, 약한 흙이 조금씩 쓸려서 밑으로 이동을 한 겁니다. 분명히 전초적인 신호는 있었을 거예요. 기초 부위가 연약해지면서 어느 날 급격히 붕괴가 된 거라고 생각합니다.”

늦은 밤이라 사람이 없었기에 망정이지, 자칫하면 큰 인명 피해가 날 뻔했습니다.

인근 주민들은 우지직하는 굉음에 놀라 불안에 떨어야 했습니다.

(인터뷰: 백선희 | 인근 주민)
“펑 하드래요. 나왔더니 사람들이 ‘와’ 하고 나오더래. 아우성하는 소리가 나서 뭔 일 났나.”

주민센터와 숙박시설로 대피했던 25세대 54명의 주민들은 오전에 모두 귀가했습니다.

운동장을 사이에 두고 70m 떨어진 상도초등학교 학생들은 정상 등교를 했습니다.

(인터뷰: 정영순 | 인근 주민)
“무서웠죠. 여기 공사하는지는 알았죠. 이렇게 될지는 몰랐죠. 우리 손자가 여기 학교 다니거든요. (학교 보낼지) 고민했죠.”

철거는 흙이 빠진 공간에 2만 루베(㎥)의 흙을 채우는 성토 작업을 한 뒤 진행할 계획입니다.

(녹취: 김현덕 | 건축구조기술사)
“붕괴가 심하고 손상이 큰 부분은 철거를 하고, 나머지 부분은 정밀 안전진단을 통해서 보강이나 보수공법을 통해서 가능하면 건물을 활용하는 쪽으로….”

5개월 전 상도유치원의 의뢰를 받고 현장을 점검한 서울시립대 이수곤 교수는 그때 이미

붕괴 위험을 경고했는데 공사가 강행됐다고 밝혔습니다.

(인터뷰: 이수곤 | 서울시립대 토목공학과 교수)
“5개월 전에 (유치원에서) 이미 공문을 보냈다는데. (구청이) 그걸 지금 모른다고 하잖아요. 미리 사전에 (위험을) 알 수 있다. 그리고 주민들은 안전에 대해서 예민하다. 근데 정부에서 결과적으로는 해결을 못 하고 있다.”

구청은 보완이 필요한 부분은 지시를 내렸다며 이상 징후가 심각하지 않았다고 해명했습니다.

(녹취: 김해룡 | 동작구청 건축과장)
“의견 들어온 것은 저희가 다 보완을 했고요. 정말 심각한 문제가 발견이 됐었다면 조치를 취할 수 있었겠죠. 그런데 급격히 벌어진 일이다 보니까.”

유치원생들은 당분간 초등학교에 마련된 돌봄 교실에 다니도록 할 계획입니다.

(영상취재/편집: 황금중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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