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연봉초등학교 학생들이 추석 전통음식인 송편을 직접 만들어보기도 했다. (사진제공: 연기군영양교과연구회)

[천지일보=강수경 기자] “우리 몸에는 우리 것이 좋은 것인 겨~” 충남 연기군 초∙중고 영양 교사들이 아이들의 건강을 위해 토종 음식으로 뭉쳤다.

연기군 내 18개 학교 영양교사들이 모두 참여해 급식으로 전통∙절기 음식을 내놓기로 했다. 웰빙, 친환경 등 아이들 건강에 관심이 높아 부모들의 요구도 갈수록 까다로워져 시기도 적절하다.

3년 전부터 18학교가 힘을 합쳐 래시피를 만들어왔지만 올해 그 활동이 더욱 활발하다. 매달 2학교씩 날짜를 정해 전통∙절기 음식으로 식단을 짠다. 중심이 되는 이 두 학교의 영양교사들이 래시피를 제공한다.

나머지 학교들도 래시피에 따라 음식을 만들어 적어도 한 달에 이틀 정도는 연기군 내 모든 초∙중등학교 학생들은 같은 전통∙절기 음식을 먹게 된다. 이를 위해 교사들은 하나로 뭉쳐 정기적으로 연수회도 갖는다.

이 같은 시스템을 만들고 아이들의 건강을 유지해 나가는 영양교사들의 긍지도 높다.

연봉초등학교 류정호 영양교사는 “워낙 아이들이 인스턴트식품에 길들여져 있어서 ‘이건 안 되겠다’ 생각했다”며 “건강에 좋은 친환경 음식을 어떻게 하면 특색 있게 아이들에게 만들어줄까 고민했다”고 전했다.

건강에 좋은 음식도 모르고 먹으면 의미가 없지만 알고 먹으면 그 영양소가 더 잘 느껴지는 것 같아 심리적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

▲ 지난 4월 금호중학교에서 제공한 식단표와 레시피를 바탕으로 연봉초등학교에서 학생들에게 제공한 급식. 보리밥, 얼갈이장국, 편육과 친환경 상추, 무생채, 오이부추무침, 방울토마토. (사진제공: 연기군영양교과연구회)
류정호 교사는 전통 요리와 절기 음식 등에 대한 설명과 효능에 대해 홍보물을 학생들에게 주고 급식을 먹게 했다.

“설명 없이 먹으면 그냥 음식이죠. 우리 전통∙절기 음식을 만들어주면서 게시물로 효능과 유래를 알려주니 아이들 공부도 되고, 영양소도 골고루 섭취하고, 요리를 해주는 저희도 만족하는 1석 3조의 효과를 얻게 된 것이죠.”

아이들의 밥 먹는 모습을 사진으로 찍어 홍보물을 제작하려 선생님이 자연스럽게 학생들에게 다가가 유머도 한다. 즐거운 분위기에서 식사를 하니 학생들에게는 점심시간이 더 유쾌할 수밖에 없다.

잘 안 먹거나 해먹기 힘든 토종 음식을 제공해 학부모들도 영양교사는 고맙기만 한 존재다. 조치원명동초등학교 고순남 영양교사는 전통음식을 제공함으로 우리 것을 어린 세대와 학부모들에게 계승해주는 것이 자랑스럽다.

“아무래도 애들은 집에서 엄마들이 늘 해주던 것 먹던 것만 즐겨 먹죠. 하지만 요즘 젊은 엄마들은 토종 음식을 잘 알지 못해요. 곤드래 나물밥을 해준 적이 있었는데 오히려 학부모들이 더 고맙다 그랬죠.”

아이들의 입맛을 장악한 페스트 푸드와 외국 음식들에 맞서 우리 음식을 알리는 길은 많이 먹어보게 해 익숙하게 만들어주고, 다른 음식보다 더 나은 점을 교육을 통해 알게 하는 것이 최선의 방법이다. 오늘도 연기군 영양교사들은 우리 음식이 우리 몸에 가장 좋다는 것을 젊은 세대들에게 알리기 위해 고민하고 있다.

▲ 연기군 내 18개 학교 영양교사들로 구성된 연기군영양교과연구회 교사들이 지난 6월 학생들의 건강에 도움이 될 식단과 교육방법을 논의하는 모임을 가졌다. (사진제공: 연기군영양교과연구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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