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주사변' 79주기 맞아 동시다발 집회 예상
중국 최대 해커조직도 `사이버 공격' 선언
반일감정 확산, 재중 일본인 안전 비상

(홍콩.베이징=연합뉴스) 댜오위다오(釣魚島.일본명 센카쿠<尖閣> 열도) 부근 해역에서 일본 해상당국의 중국어선 나포를 계기로 촉발된 중.일간 갈등이 중화권은 물론 해외의 중국인들 사이에서 거센 반일 감정을 불러일으키며 확산하고 있다.

중국 본토와 홍콩, 대만은 물론 미국을 비롯한 해외에 거주하는 중국인들이 만주사변(중국명 9.18사변) 발생 79주년인 오는 18일 동시다발적으로 대규모 시위를 벌일 예정이어서 긴장이 고조되고 있다.

중국의 민족주의 성향의 시민단체인 `중국민간 댜오위다오 보호 연합회'(中國民間保釣連合會)는 18일 베이징(北京)의 르탄(日壇) 공원 등에 집결, 집회를 가진 뒤 주중 일본대사관까지 대규모 항의행진을 벌일 계획이라고 홍콩의 명보(明報)가 16일 일본의 아시히신문을 인용해 보도했다.

홍콩과 대만의 민족주의 성향의 시민단체들도 18일 유사한 성격의 반일 집회를 계획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와 함께 미국 샌프란시스코에 거주하는 화교들도 18일 오후 1시부터 현지에서 일본의 중국 어선 나포와 만주침략에 항의하는 집회를 개최하기로 했다고 홍콩의 문회보(文匯報)가 보도했다.

아울러 중국 최대 해커조직인 중궈홍커(中國紅客)연맹이 18일을 기해 일본 사이트에 대한 공격을 시도하겠다고 선언한 상태여서 18일 세계 곳곳에서 중국인들의 온.오프라인상의 대규모 반일 시위가 펼쳐질 전망이다.

`댜오위다오 보호 홍콩 행동위원회'(香港保釣行動委員會)도 15일 "댜오위다오 해역에 대한 접근을 포기한 것이 아니다"면서 대만 대신 홍콩에서 배를 타고 출발해 댜오위다오에 접근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앞서 홍콩 행동위원회측은 일본의 중국 어선 나포에 항의하기 위해 지난 13일 대만에서 배를 타고 댜오위다오 해역으로 향하려고 했으나 대만 당국의 제지로 댜오위다오 접근에 실패했다.

그러나 홍콩 위생당국이 홍콩 행동위원회측이 댜오위다오에 접근하기 위해 이용하기로 한 `카이펑 2호'에 대한 설치류 위생검사에 나서겠다고 밝힘에 따라 이 배의 출항이 어려워질 전망이다.

중국 네티즌들은 인터넷 포털사이트 및 블로그에 일본을 비판하고 규탄하는 글들을 잇달아 올리면서 심각한 반일 감정을 드러냈고 일부는 일본 상품 불매운동을 벌여야 한다는 선동적인 글까지 올리고 있는 상황이다.

이처럼 중국인들의 반일 감정이 거세지자 일본은 중국에 거주하는 자국 국민의 안전을 위한 조치를 취하는 등 대책 마련에 비상이 걸렸다.

주중 일본대사관은 홈페이지에 통지문을 올려 중국에 거주하는 일본인과 중국을 찾는 관광객들에게 자신의 안전에 유의하라고 당부했다.

일본대사관은 9.18사변 79주년이란 민감한 시기를 앞두고 ▲ 광장 등 많은 사람이 모이는 장소를 방문할 경우 각별히 유의하고 ▲ 중국인과 접촉시 말이나 태도에 주의하며 ▲ 눈에 띄는 자극적인 행동을 자제하고 ▲ 대사관과 외무성의 위험정보를 꼼꼼히 체크해 달라고 당부했다.

베이징 일본인 학교는 반일 시위가 예상됨에 따라 애초 18일 개최하기로 했던 가을운동회를 다음 달로 연기했다.

중국은 지난 14일 니와 우이치로(丹羽宇一郞) 주중 일본대사를 다시 외교부로 불러 일본에 억류 중인 중국인 선장의 조속한 석방을 촉구하는 등 일본에 대한 압박을 계속하고 있다.

중국 정부는 지난 9일 동안 무려 5차례에 걸쳐 주중 일본대사를 외교부로 불러들여 항의의 뜻을 표시했다.

한편 이번 사건의 여파로 이달말 미국 뉴욕에서 열리는 유엔 총회를 계기로 추진돼 오던 원자바오(溫家寶) 중국 총리와 간 나오토(菅直人) 일본 총리와의 총리회담도 무산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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