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0일(현지시간) “중국이 환율을 조작하고 있다”고 공개 비판에 나섰다. 사진은 중국 하이난성 츙하이 은행에서 한 은행원이 달러화(왼쪽)과 위완화를 손에 들고 있는 모습. (출처: 뉴시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0일(현지시간) “중국이 환율을 조작하고 있다”고 공개 비판에 나섰다. 사진은 중국 하이난성 츙하이 은행에서 한 은행원이 달러화(왼쪽)과 위완화를 손에 들고 있는 모습. (출처: 뉴시스)

[천지일보=이솜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0일(현지시간) “중국이 환율을 조작하고 있다”고 공개 비판에 나서면서 미중 무역 협상이 임박한 가운데 환율 문제가 이번 협상의 주요 의제로 부상하고 있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로이터통신과의 인터뷰에서 최근 급락세를 보인 중국 위안화에 대해 “중국이 그들의 통화를 조작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틀림없다”고 말했다. 또 유럽연합(EU)도 유로화를 조작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미국의 중국산 수입품 관세부과에 맞서 중국 통화 당국이 인위적인 위안화 평가절하에 나섰다는 설명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어 “이번 중국과의 무역협상에서 많은 것을 기대하지 않는다”며 “미중 무역분쟁을 마무리하는 별도의 시간표도 없다”고 강조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차관급 무역협상을 앞두고 이같이 언급한 데는 대중 압박수위를 한층 높이겠다는 취지로 해석된다.

왕셔우원 중국 상무부 부부장(차관)과 멀패스 미국 재무부 차관은 오는 22~23일 워싱턴DC에서 협상을 벌인다.

협상 개시 다음 날인 23일부터는 미국이 160억 달러 규모의 중국 수입품에 25% 관세를 부과할 예정이다. 또 2천억 달러 어치 중국 제품에 관세를 매기기 위한 미국 정부의 공청회도 열린다.

현재는 양국의 의견 차이가 너무 큰 상황으로, 트럼프 대통령의 말처럼 큰 성과를 내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회의적 시각도 있다.

뉴욕타임스(NYT)는 20일 이번 주 협상에서 미국 재무부가 중국에 위안화 가치를 끌어올리도록 압력을 넣을 것이라고 소식통을 인용해 보도했다.

위안화 가치는 지난 4월 초부터 약 10% 떨어졌다. 중국의 수출품 가격을 낮춰 중국이 무역전쟁의 피해를 상쇄하는 데 도움이 됐다는 평가다.

위안화 가치가 하락한 것은 무역 갈등 격화에 따른 시장의 움직임과 금리 인상으로 달러 가치가 상승하면서 비롯된 것으로 분석된다. 여기에 위안화 변동 범위를 정하는 중국 당국의 영향도 있다는 해석이 지배적이다.

로빈 브룩수 국제금융협회(IIF)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이번 회담의 논제가 “위안화를 어떻게 처리할 것인가”가 될 것이라고 CNBC에 말했다.

그는 미국이 위안화 절상을 요구하고 받아들여지지 않으면 고율 관세로 중국을 계속 위협할 것으로 봤다.

이 가운데 여러 분야에 걸친 미국 기업들은 관세 부과에 반대 의견을 내고 있다. 미국 상공회의소는 공청회에 낸 의견서에서 USTR의 관세 계획에 대해 “미국 소비자와 노동자, 기업, 경제에 대한 피해를 현저히 확대한다”고 밝혔다. 이어 트럼프 정부가 일관성 있는 전략이 없다면서 중국과 “진지한 논의”를 하라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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