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일 별세한 코피 아난 전 유엔 사무총장의 생전 사진. (출처: 연합뉴스)
18일 별세한 코피 아난 전 유엔 사무총장의 생전 사진. (출처: 연합뉴스)

아프리카계 흑인 출신으로 첫 유엔총장에 올라

아프리카 내전종식 등 공로로 노벨평화상 수상

쿠테흐스 현 유엔총장 “유엔의 새천년 이끌어”

[천지일보=이솜 기자] 노벨평화상 수상자인 코피 아난 전 유엔 사무총장이 18일(현지시간) 별세했다. 향년 80세.

CNN 등 외신과 연합뉴스에 따르면 안토니우 쿠테흐스 현 유엔 사무총장은 이날 성명을 통해 “그는 비교할 수 없는 품격과 열정으로 유엔을 새천년으로 이끌었다”고 평가했다.

아난 전 총장은 아프리카계 흑인으로는 처음으로 유엔 수장에 올랐다. 1962년 세계보건기구(WHO) 예산·행정담당관으로 첫 유엔 근무를 시작했다. 1997년 사상 첫 평직원 출신으로 유엔 수장 자리에 올랐다. 7대 유엔 사무총장으로 취임해 2006년까지 두 번의 임기를 지냈다.

아난 전 총장은 재임 중 방만한 유엔 기구 개혁에 힘쓰고 유엔의 활동을 안보, 개발, 인권 등 3개 주제에 리더십을 집중적으로 발휘했다. 빈곤의 감소, 보건, 교육 개선, 환경 보호 등 8개 목표로 이뤄진 유엔의 새천년개발계획(MDGs)은 그가 남긴 가장 영향력 있는 유산이라고 평가 받는다. 아프리카 내전 종식과 에이즈(후천성면역결핍증) 확산 방지를 위해 노력한 공로 등을 인정받아 2001년 노벨평화상을 받았다.

테레사 메이 영국 총리는 트위터에서 “위대한 지도자이자 유엔의 개혁가인 그는 이 세상을 만드는 데 어마어마한 공을 세웠다”며 “그가 태어난 세상보다 더 나은 세상을 남겼다”고 말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도 구테흐스 총장에게 보낸 조전에서 “고인의 유족과 유엔 사무국 직원들, 가나 정부에 진정한 위로와 지원의 말을 전해 달라”고 요청했다.

필라포 그란디 유엔난민기구(UNHCR) 대표는 “국제적 지도자이자 현명한 멘토, 소중한 조언자, 좋은 친구, 롤 모델(귀감이 되는 인물)이었다”며 “UNHCR에 있는 우리는 물론 전 세계 수백만명이 아난 전 총장을 매우 그리워할 것”이라고 말했다.

아난 전 총장의 출신국인 가나의 나나 아쿠포 아도 대통령은 “정부와 국민은 위대한 동포의 사망 소식에 슬퍼한다”며 “유엔 총장 자리에 오른 첫 사하라 사막 이남 아프리카 출신으로 가나에 큰 명성을 안겨줬다”고 전하며 오는 20일부터 1주일간 전국에 조기를 게양하도록 지시했다.

노벨평화상 수상자인 데스몬드 투투 전 남아프리카공화국 대주교는 “엄청나게 충격적인 죽음”이라면서 “아난은 커다란 자애와 진실함, 탁월함으로 우리 대륙과 세계를 대표했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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