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지일보=송범석 기자] 사진을 완성하는 요소는 크게 두 가지다. 바로 명암과 구도다. 이 두 요소를 제대로 이해할 때 사람들의 생각과 감각을 따라 유영하는, 말 그대로 꿈틀거리는 결과물을 창조할 수 있다. 모든 초보 사진가가 바라는 그 환희의 경지 말이다.

<사진구도와 연출>은 책 제목처럼 철저하게 ‘구도’에 대한 학습 방법을 담아 놓고 있다. 그간 부분적인 구도 연습과 명암 다루기만을 다룬 책은 있었지만, 심도 있게 구도를 연구한 책은 드물었다. 그런 의미에서 초보 사진가는 물론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갈구하는 포토그래퍼들이 이 책에 결정의 무게추를 두지 않을까 싶다.

책을 본격적으로 들여다보겠다. 파트1에서는 ‘구도’를 이해시키는 데 방점을 찍었다. 우리가 인식하는 구도와 책이 정립한 구도는 사뭇 다르다. 구도는 단순히 화면을 분할하거나 인물 및 소품을 배치하는 것에 한정되지는 않는다. 더 나아가 사진을 보는 사람의 시선을 자연스럽게 유도함으로써 작가가 강조하려는 것이나 숨은 의도를 간파하게 이끄는 것이 구도의 역할이다.

구도를 올바로 인식하면 사진의 대상이 갖는 정서는 물론 표현하고 싶은 느낌의 설렘을 마음에 담을 수 있다. 다만 저자는 “구도에는 원칙이 없다”고 강조한다. 시대에 따라 구도의 유행이 변하기 때문에 기존의 틀에만 갇혀 있어서는 안 된다고 조언한다.

파트 2에서는 본격적으로 사진에 감정을 담을 수 있는 관찰법 등을 소개한다. 즉 같은 사물을 나눠 보거나 자세히 들여다봄으로써 기존에 발견하지 못했던 가치 있는 상념을 손에 쥘 수 있는 방법들이다. 가령 프레임 속의 프레임으로 색다른 효과를 내는 중첩효과 등은 재밌는 표현은 물론 감상적 기재로서 훌륭한 역할을 수행한다.

아울러 같은 구도라도 조금만 발상을 전환하면 사진에 새로운 살을 입힐 수 있다. 낮에 본 이미지를 밤에 찍는다든지, 같은 사물도 보는 위치를 달리해서 찍는다든지 하는 방법만으로도 맛깔스러운 변화의 묘미를 느낄 수 있을 것이다.

저자는 파트 3에서 ‘사진을 어떻게 구성할 것인가’라는 본격적인 물음을 던진다. 이 장에서는 주제가 명확한 구도를 연출하는 방법, 여백이 있는 사진을 찍는 법, 부제를 이용해 주제를 강조하는 방법, 강렬한 색감으로 주제를 부각하는 방법 등을 소개한다.

파트 4에서는 다시 기본기를 다지도록 배려한다. 로우앵글, 하이앵글에 따른 사진이 갖는 의미의 변화와 함께 미니 폴을 이용해 최대 4m 높이에서 사진을 찍을 수 있는 방법 등을 소개한다.

특히 게같이 땅바닥에 바싹 붙어 다니는 생물을 찍을 때 테크닉을 몰라 어려움을 겪는 사진가를 위해 관련 장비와 촬영 방법도 친절하게 담아 놓았다. 기본 중 기본인 렌즈별 화각에 따른 결과물 차이와 황금분할에 따른 화면분할법 등도 수록했는데 초보 사진가에게 큰 도움이 된다.

파트 5는 ‘명암’을 다루고 있다. 빛의 성질을 잘 이해해서 빛을 조절하는 방법을 자세히 설명한다.

앞에 나온 파트들이 ‘총론’이었다면 파트 6장부터는 ‘각론’에 들어간다.

6장은 풍경사진이다. 풍경 사진의 기본 구도는 물론 공간감이 느껴지는 화면 만들기, 서로 다른 구도에 따른 느낌 등을 풍성하게 담아 놓았다. 7장은 인물사진과 구도의 관계를 조명한다. 가로 또는 새로 방향에 따라 달라지는 인물의 느낌과 상황에 맞는 카메라의 위치를 설명한다.

파트 8에서는 일상 사진에서 적용할 수 있는 테크닉을 소개한다. 이 장은 평소 익숙했던 사물을 훨씬 값지고 기억에 남는 사진으로 완성할 수 있도록 돕는다. 사실상 전 파트 내용이 집약된 결론이라고 보면 된다.

이 장에서는 역광을 이용해 주변의 흔한 식물을 찍는 방법, 꽃의 일부분을 이용해 새로운 감성을 부여하는 방법, 아기를 사진에 담는 방법, 카페에서 멋지게 사진을 찍을 수 있는 방법 등 당장 적용할 수 있는 촬영법을 담았다.

그간 사진 촬영 관련 서적이 심심찮게 나왔지만, 비슷비슷한 내용과 겉만 핥는다는 비판이 많았다. 때문에 좀 더 전문적이고 세밀한 촬영 기법에 대한 요청이 있었고, 이 서적이 그에 부응하는 책이라고 말하고 싶다. 다만 다른 부분을 조금 줄여서라도 일상생활에 곧바로 적용할 수 있는 파트 8의 내용을 늘리는 것이 좋지 않았나하는 아쉬움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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